구글 '찔끔' 수수료 인하… 과방위 "환영하나 입법은 필요"

/사진=Pixabay.

구글이 앱마켓(플레이스토어) 결제수수료 일부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국회의 앱마켓 갑질 방지 입법을 막기 위한 노림수다. 하지만 인앱결제 강제 방침을 고수할 뿐 아니라 수수료 인하 효과도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앱마켓 갑질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입법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수수료 일부 인하로 법안 처리를 막으려는 구글의 전략에 휘둘리지 않겠단 의지로 풀이된다.



수수료 '찔끔' 내린 구글… 인앱결제 '강제' 고수


16일 정치권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과방위에 연간 매출(결제금액) 100만 달러(약 11억원)까지 수수료를 15%만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수수료율을 30%에서 15%p 내리는 것이다. 수수료 일부 인하는 모든 앱이 대상이며 오는 7월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애플은 올해부터 연매출 100만 달러 이하 중소 개발사에 한해 수수료를 15%로 내렸다. 100만 달러를 넘으면 수수료 인하 대상에서 제외돼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이와 달리 구글은 모든 앱에 100만 달러까지는 수수료를 낮춰 받아 적용 대상을 확대했다. 예를 들어 매출이 20억원일 경우 11억원까지는 15%, 9억원에 대해선 30%를 수수료로 낸다.
/사진제공=구글.

앱마켓 갑질 논란의 핵심인 인앱결제 강제 방침은 고수했다. 구글이 수수료 일부 인하를 앞세워 문제의 본질을 피해간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구글은 지난해 7월 게임뿐 아니라 디지털콘텐츠 앱까지 인앱결제 강제 방침을 밝혀 논란에 휩싸였다. 관련 업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정부(방송통신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는 갑질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국회에선 앱마켓 갑질 방지 법안들이 연이어 발의됐다. 구글은 인앱결제 강제 시점을 올해 1월에서 10월로 연기하고 대응책을 모색했다.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로 디지털콘텐츠 앱들의 수수료 부담이 커지는 문제는 여전하다. 신용카드, 계좌이체, 휴대폰 결제 등 외부 결제망보다 인앱결제 수수료율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업체별 수수료 인하 규모가 최대 1억6500만원 정도에 불과, 개발사 입장에선 외부 결제망을 쓰는 게 유리하다. 네이버, 카카오 등 대규모 결제가 이뤄지는 앱을 운영할 경우 수수료 인하 효과가 극히 미미할 수밖에 없다.



與 "환영하나 입법 노력 계속"… 3월 심사 여부는 '미지수'


이원욱 위원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스1.

과방위는 앱마켓 갑질 입법 논의를 이어가겠단 방침이다. 과방위에는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들이 계류됐다. 인앱결제 강제, 타 앱마켓 등록 금지, 심사 지연 및 삭제 금지 등 내용으로 구글 갑질 논란 직후 집중적으로 발의됐다.

앞서 정보통신방송소위원회는 지난해 11월과 지난달 회의를 열고 해당 법안들을 심사했다. 여당은 법안 처리를 촉구했으나, 야당이 신중론을 펼치면서 소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3월 임시국회에서 심사 여부는 미정이다. 회의 일정은 잡혔으나 상정 안건에 대해선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원욱 과방위원장은 전날 "국회는 이번 걸음을 존중하며, 이 걸음이 더 큰 의미를 갖도록 과방위 소속 의원들과 함께 인앱결제 대응 정책 등 앱마켓의 지속적 공정성 확보를 위해 입법 노력을 기울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의 입법 노력 언급은 과방위에서 해당 법안들의 처리를 위한 논의를 이어가겠단 의지 표명이다.

민주당 간사 조승래 의원은 "구글이 사업자들의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결정을 내린 건 환영할 일"이라며 "우월적 지위를 활용한 유무형의 갑질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에 대해서도 구글이 전향적으로 수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야 모두 근본적인 제도 개선 마련에 공감해 법안을 발의한 만큼 입법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간사 박성중 의원실 관계자는 "구글의 수수료 인하 결정 내용과 영향에 대해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며 "내부 검토가 끝나면 입장 표명이나 후속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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