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회 교육위원회 한국장학재단 등 국정감사 대상의원. 이탄희(민), 곽상도(국힘), 서동용(민), 김병욱(국힘), 김철민(민), 조경태(국힘), 권인숙(민), 강민정(열), 강득구(민), 정경희(국힘), 윤영덕(민), 박찬대(민), 정찬민(국힘), 정청래(민), 배준영(국힘), 유기홍(민-위원장),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김인철 대학교육협의회 회장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사학 비리에 대한 내부 감사 제도 개선 등 사학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6·25전쟁 등 근현대사 역사왜곡을 자행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정부의 대처 요구도 야당 의원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학생들이 겪는 경제적 어려움을 조명하는 주제를 골랐다. 학자금 대출을 연체한 신용불량자 인원이 5년간 1.7배 증가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한국장학재단에서 학생 입장을 좀 더 생각한 이자지원, 제도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피감기관장을 상대로 '질타'나 '윽박지름'이 아닌 논리적 질의를 이어가면서 마지막에는 대안을 제시하는 등 건설적인 과정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대학기숙사 관련 정책 질의 때는 대학, 학생들의 입장 등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세심한 모습을 보였다.

이밖에도 교직원 연기금인 사학연금공단의 술·담배·도박 관련 '죄악주 투자' 증가, 동북아역사재단 등 유관기관에 여성의 무기계약직 비율이 높고 임금이 낮은 문제 등을 지적했다.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은 부동산 집값 상승과 국가장학금을 연계해 야당 간사로서 정부의 '경제실정'을 부각하는 한편 교육현장에 사각지대 발생 가능성을 지적했다.

곽 의원은 급격한 집값 상승 여파로 소득·재산을 기준으로 지급하는 국가장학금을 못 받거나 이전보다 적게 받게 되는 청년이 2만여 명에 달한다는 조사결과를 언급했다. 올해 집값 상승 폭을 반영한다면 국가장학금 선정에서 탈락하는 학생이 더 늘어날거라는 전망이다.

서동용 민주당 의원은 독도·역사문제 관련 전담 기관인 교육부 산하 동북아역사재단의 독도 연구 사업 부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을 상대로 KOCW(대학공개강의서비스) 활용 문제 등을 다뤘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전세계적으로 비싼 우리나라의 대학등록금이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헌법 제31조 제1항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에서 '능력'은 경제적 능력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권인숙 의원은 급여산정 기준으로 활용되는 기준소득월액을 사립유치원에서 부풀려 퇴직급여·수당이 과다지급되는 문제,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은 대학들이 교육환경 개선 목적을 위해 사학진흥재단으로부터 받은 저리 융자를 병원 확장에 사용한 실태를 지적했다.

이날 국감장에서는 한국학중앙연구원 직원의 성희롱 사건 처리를 놓고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나오기도 했다. 권 의원의 지적에 안병욱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피감기관장의 태도를 지적하는 과정에서였다.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답변 태도를 문제 삼았으나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주의를 주면 (답변자를) 오히려 위축시킬 수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김 의원이 "상대 의원에 공개로 반론과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따지면서 파행 위기에 놓였다.

유기홍 교육위원장이 곧바로 상황을 정리했고 잠시 이석했던 김 의원도 다시 자리에 돌아와 "송구하다"고 밝히면서 사태는 마무리됐다.

이날 유 위원장의 매끄러운 의사진행능력이 빛났다. 여야 의원 사이에서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중재자의 역할을 하면서도 위원장의 권한으로 추가 질의를 통해 핵심을 짚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한국고전번역원 등 답변 기회를 갖지 못한 유관기관을 챙기는 등 세심한 모습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