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국감' 첫날…격전-고성-웃음-해킹 시연까지

[the300][국감현장](상임위 종합)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2020년도 국정감사가 시작된 7일 오후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방역 조치로 국감장에 50명 이내로 입실이 제한되고 참석인원을 최소화해 서울 여의도 국회 국정감사장 주변 복도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10.7/뉴스1

제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상임위별로 현안을 놓고 여야는 한목소리로 정부를 질타하기도 하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7일 열린 국정감사에서는 시작부터 증인 채택을 둘러싸고 곳곳에서 신경전이 펼쳐졌다. 증인 채택은 여야 합의로 이뤄지는데 정부·여당에 불리할 수 있는 야당의 증인 채택 요구를 여당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다. 



秋 장관, 北 피격 등 쟁점마다 증인 채택 놓고 시작부터 신경전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여야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병역 의혹 관련 증인·참고인 신청을 두고 맞섰다.

국민의힘이 "단 한 명의 증인도 안 받겠다는 게 말이 되냐"고 항의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여전히 수사 중인 사안 관련 증인으로 위법하다"고 반박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증인으로 채택된 추 장관 아들 주치의가 불출석을 통보하자 야당이 "정부·여당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야당은 동행명령서를 발부하자고 요구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는 북한에 피살된 공무원의 유가족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문제를 놓고 여야가 충돌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유가족이 억울한 죽음 밝혀달라고 대통령에게까지 호소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목소리를 외면하는 건 국회의 존재 자체를 몰각시키는 결과"라며 "아무리 여당이 정부와 한몸이더라도 국회가 일방적으로 정부를 옹호·비호하다가는 국민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공동조사와 수색, 해경의 조사 등 절차를 거치는 게 맞다고 본다"며 "유가족 심정에 백분 공감하지만 우리나 유가족이 가진 정보의 수준이 국방위·외통위에서 나온 첩보와 정보자산을 취합한 것 이상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7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간사(왼쪽)와 국민의힘 김도읍 간사(오른쪽)가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0.07. photo@newsis.com




재정준칙에 여야 정반대로 기재부 공격…홍남기 "대주주 과세기준, 세대합산→인별로"


주요 상임위별로는 정부 정책을 놓고 여야의 입장이 엇갈렸다.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재정준칙(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비율 60%, 통합재정수지 -3%, 2025년부터 시행)이 도마에 올랐다.

추경호,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등은 현 정부가 재정을 마음대로 쓰고 부담은 다음 정부에 떠넘기려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윤희숙 의원이 2060년 국가채무비율이 200%대를 상회한다는 분석 자료를 언급하자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비현실적"이라고 맞받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은 도입 철회를 요구했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걱정해야 할 것은 국가채무보다 경기침체"라고 했다. 같은 당 고용진 의원은 "다른 나라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상황에도 우리는 현 수준을 유지하고 국가채무비율 평균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다른 회원국 대비 3분의 1밖에 상승하지 않았다"며 "잘하고 있는 상황에서 왜 재정준칙 도입을 서두르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홍 부총리는 이날 대주주 양도세 과세 기준을 세대합산에서 인별 기준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내년 4월부터 적용되는 새 기준은 현행 10억원인 대주주 기준을 3억원으로 낮추면서 독립생계를 유지하는 직계 존비속 보유 주식까지 포함하도록 해 논란이 일었다.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10.7/뉴스1



탈원전 '도돌이표 공방', 과방위는 '권포유착' 논란에 감사중지만 2번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는 현 정권의 탈원전 정책과 관련한 공방이 이어졌다. 양상은 제20대 국회 때와 거의 같았다. 야당은 한국수력원자력의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이 날치기였다고 공세를 폈고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이사회의 자율적이고 종합적 판단이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교육위원회에서는 때아닌 사상검증도 벌어졌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6·25전쟁을 북침이라고 주장하는 영화와 드라마 총 4편을 중국이 제작 중이라며 왜 정부가 적극 대응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 과정에서 거듭 유은혜 교육부총리와 조광 국사편찬위원장에게 "6·25는 북침이냐 남침이냐"고 질문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여야 간 고성으로 2번이나 감사가 중지되기도 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포털 압력행사' 의혹에 휩싸였던 윤영찬 민주당 의원 등이 공동대표로 참여한 국회 디지털경제혁신연구포럼을 언급하며 네이버가 국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권포유착'(권력과 포털의 유착) 등의 발언이 문제가 되면서 연구포럼에 참여한 전체 의원을 모독했다며 사과하라는 여당과 동료 의원이 아니라 네이버를 겨냥했다는 야당이 맞섰다. 결국 박 의원이 유감의 뜻을 나타내면서 일단락됐다.



서욱, '월북 가능성 낮다' 보고 먼저 받아…자세 낮춘 강경화, 남편에 "말려질 사람 아냐" 국감장 웃음


국방위에서는 북한의 우리 공무원 피격 사건에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됐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피해자가 실종된 첫날에는 월북 가능성이 낮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욱 장관은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월요일(21일)에 실무진에게 '북으로 갈 가능성이 있나'라고 물었고 '월북 가능성이 낮다, 없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았다"고 답했다. 이어 "나중에 첩보를 분석해 북으로 간 사실을 알게 됐다"며 "북한 선박이 떠내려오거나 표류자가 발생했을 때 구조하듯 (피해자도) 그런 모습으로 구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되자 국방부는 '월북'의 의미는 '자진해서 NLL 이북으로 넘어갔다'는 의미가 아니라 당시 조류의 흐름을 고려할 때 '북측으로 표류해 들어갔을 가능성'을 의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방부는 "지난 22일 첩보를 통해 이 씨가 북측에서 발견된 정황을 처음 인지했다"며 "이후 다양한 첩보를 분석한 결과 자진 월북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있어 24일에 국방부가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첫날 월북 가능성에 대해 오판했다거나, 낮게 판단했다가 나중에 이를 번복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마치고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2020.10.7/뉴스1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의 '미국 요트 투어'에 고개를 숙였다.

강 장관은 이날 국감 업무보고를 시작하기도 전에 "남편의 해외 출국과 관련해 경위를 떠나 매우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사과부터 했다.

강 장관은 '만류를 했어야 하지 않나'라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질의에 "제가 말린다고 말려질 사람이 아니다"고 답했다. 강 장관의 솔직한 답변에 국감장에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강 장관이 낮은 자세로 임하면서 남편의 출국 문제보다는 언론을 통해 공식화 된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북한대사관 대사대리의 망명에 관심이 쏠렸다.

야권은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행이 공표된 게 인권 측면과 외교적으로 부적절하다고 입을 모았다. 강 장관은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 망명과 관련해 "외교부가 역할은 충분히 했다"라며 "상세한 내용을 말하기는 곤란하다"고 했다. 해당 내용이 계속 비공개였어야 한다고 했고,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게 반인권적 처사였다는 점에도 동의한다고 밝혔다.



백신 관리, 댐 방류 안일한 대응에는 여야 함께 질타


백신 상온노출 파동과 수해 원인으로 지목되는 댐 방류 문제 등에서는 여야가 함께 정부를 질타했다.

보건복지위에서는 신현영 민주당 의원이 민간 의료기관과 보건소에서 독감, 수두 등 백신을 보관할 때 적정 온도를 넘어서는 경우가 많다는 자료를 공개했다.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은 독감 백신 공급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 과정에서 2순위 업체 8곳의 입찰액을 100원 단위까지 같은 금액으로 제출하는 등 입찰 담합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지난 7~8월 집중 호우 시기 정부가 안일한 대응으로 댐 관리에 실패했다며 '인재'(人災)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은 "환경부 장관이 사전 방류 명령권을 발동할 수 있는데 하지 않는 등 잘 관리하지 못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댐 관리 조사위원회'가 지역주민 참여 없이 친정부 인사로 구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하며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0.10.7/뉴스1




행안위에서는 김영배 의원, 직접 대법원 사이트 해킹 시범 


국감장에서 직접 정부사이트를 해킹하는 시연도 진행됐다. 행정안전위원회 행정안전부 국정감사장에서 여야 국회의원 22명과 장관이 보는 앞에서 대법원 사이트를 해킹하는 일이 벌어졌다.

'해커'는 김영배 민주당 의원. 김 의원은 정부부처의 허술한 보안을 진영 행안부 장관에게 보여주고자 '와이어샤크'라는 이름의 해킹프로그램을 이용해 직접 해킹을 시연했다.

김 의원은 "공공기관 1280곳을 전수조사 해보니 585곳의 홈페이지가 최소한의 어떠한 보안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국방부 홈페이지까지도 자유롭게 해킹해 공문서를 자유롭게 열어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진 장관은 보완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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