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장을 본다, '버럭' 노영민 잡는 '김정재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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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여의도 정가의 인물과 사건에 얽힌 이야기를 좀더 자세히 풀어봅니다. 때로 TMI(너무 과한 정보, Too Much Information)가 될 수도 있지만 최대한 추가 정보를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포항=뉴스1) 최창호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김정재 의원(포항북)이 지난 4월16일 오전 출근길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0.4.16/뉴스1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앞에 붙는 대표적 수식어가 '버럭'이다. 거침없는 성격 탓에 노 실장의 발언은 종종 논란이 된다.

특히 국회에 출석하면 일이 터진다. 청와대를 담당하는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야당 의원과 격돌하면 '아니나 다를까'다. 그 중심에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재선, 경북 포항시북구)이 있다.

2일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논란이 된 노 실장의 "집값 인상 기대" 발언도 김 의원이 끌어냈다.

김 의원은 "30~40대가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의미)'해 집을 사려는 이유가 뭔지 아느냐"고 물었고 노 실장은 "집값 인상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현실 파악 좀 하시라. 전세로 이사 다니면서 전전긍긍하고 월세가 오르니까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는 게 훨씬 더 합리적이라고 봤기 때문"이라며 "국민을 그렇게 부정적으로 보니까 문재인 정권의 정책이 이렇게 밖에 안 나오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집값·김의겸·조국…이슈마다 '노영민 저격수' 김정재



지난달 25일 노 실장의 "제 아파트 MB(이명박 전 대통령) 때도 올랐다" 발언도 김 의원과 대화였다.

김 의원이 "(서울 반포) 집 처분해서 차익 얼마 봤느냐" "그래서 얼마 올랐나"라고 몰아붙이자 노 실장은 또 한번 버럭 하며 "제 아파트는 MB 정부 때도 올랐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노영민 저격수' 행보는 첫 만남부터였다.

지난해 4월 노 실장의 운영위 데뷔전에서 김 의원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관사 거주를 문제 삼으며 이때 아낀 전세금으로 흑석동 상가 등 부동산 투기에 나섰다고 노 실장에게 공세를 퍼부었다.

당시 김 의원은 "5억원(아낀 전세금)이면 한 달 이자가 얼마인지 아느냐"고 물었고 노 실장이 "한 달에 100만원 좀 안 되겠다"고 하자 김 의원은 "저러니까. 저렇게 물정을 모른다"고 지적했다.

같은 해 11월 청와대 국정감사에서는 '조국(전 법무부 장관) 사태'로 공방을 이어가다가 노 실장이 조 전 장관의 자녀 입시 문제에 "제도 속 내재화한 불공정"이라고 언급한 것을 겨냥해 "대통령 닮아가시느냐. 합법적 불공정이니 뭐니 말을 (하느냐)"이라고 했다.

노 실장은 "무슨 말을 그렇게 하시나. 대통령 닮아간다는 게 무슨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또 한번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9.2/뉴스1

문재인 대통령의 '부산 횟집 식사'를 놓고 충돌한 것도 떠들썩했다. 지난해 8월 6일 운영위에서 김 의원은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했던 사태를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은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소집은 커녕 여당 원내대표단과 한가하게 식사했다. 그 다음 날은 부산 횟집에 가서 회를 드셨다"고 지적했다.

노 실장이 "대통령은 밥도 못 먹나"라고 맞받아치자 김 의원은 "대통령은 NSC 안 가도 되고 국민은 입 다물고 있어야 되나. 그게 비서실장의 태도냐! 대통령에 대해서 한 마디도 못하느냐"고 쏘아붙였다.



노 실장과 개인적 악연은 없어…"시작하면 끝장을 본다"



김 의원은 집요하다. 디테일과 팩트를 중시한다. 한번 물면 놓지 않는다는 평가다. 논쟁이 붙으면 결론을 낼 때까지 끝장을 보는 스타일이다.

최근 노 실장 등을 상대로 부동산 관련 질의를 이어가는 것도 답답함 때문이다. 코로나 재확산 이슈 때문에 국민 생활에 가장 밀접한 부동산 정책 논란이 묻히는 게 안타까워 도대체 이 정권이 왜 이런 정책을 펴내는지 확인하고 드러내고 싶었다는 얘기다.

노 실장과 특별한 개인적 악연은 없다. 재선인 김 의원은 제20대 국회에서 정우택, 정진석, 나경원, 심재철 원내대표 시절에 줄곧 원내대변인을 맡으면서 운영위에서 활동했다.

운영위의 특성을 잘 아는 만큼 청와대 참모들의 입을 통해 정권의 생각을 읽어내는데 집중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노 실장이 상대적으로 '덫'에 잘 걸려들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전략적이고 치밀한 임종석 전 실장에 비해 노 실장은 다혈질이고 즉흥적 답변을 하는 편이라 원하는 답변이 술술 잘 나온다"는 말이 나온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김정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해 10월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기술보증기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공영홈쇼핑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창희 공영홈쇼핑 사장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2019.10.16/뉴스1



"줄도 없는데 TK서 재선한 여성 지역구 의원, 설명 끝"



김 의원은 시쳇말로 돈도 '빽'도 없다. 실력으로 승부했다.

정치권 한 인사는 "김 의원은 무슨 배경이 있는 것도 아닌데 국민의힘 텃밭으로 내부 경쟁이 가장 치열한 TK(대구·경북)에서 여성 정치인으로 당당히 재선에 성공했다"며 "이것만으로도 (능력이) 설명 된다"고 말했다.

보좌진들 사이에서 김 의원은 부지런하고 성실한 것으로 유명하다. 상임위 회의가 잡히면 준비된 질의자료로만 적어도 3시간 이상씩 토론한다. 순발력이 좋은 편인데도 여러 답변 사례를 미리 준비해야 직성이 풀린다. "사전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알아들어야 한다"며 전문용어 쓰는 것을 싫어해 보좌진이 애를 먹기도 한다.

목표를 세우면 저돌적이다. 야권에서도 긴가민가했던 포항지진특별법을 결국 통과시킨 게 대표적이다.

정치와 인연을 맺은 건 대학원 시절이었다.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공부하던 중 YS(김영삼 전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일하면서다.

이후 이성헌 전 의원이 서울 서대문구에서 김 의원을 시의원으로 발탁하면서 본격적인 정치인의 길로 들어섰다.

당내에서 할 말은 하는 편이지만 선배 의원들과 관계도 원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21대 국회에서 친한 동료의원으로는 정점식 의원을 비롯해 유상범, 추경호 의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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