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사모펀드 사태' 맹타, "송구하다" 고개 숙인 금융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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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0.7.29/뉴스1

21대 국회 들어 처음으로 진행된 정무위원회 금융당국 대상 업무보고에서 여야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질타를 쏟아냈다. 29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은 최근 옵티머스자산운용 등 사모펀드 사고와 관련 금융당국의 미흡한 대처를 지적하며 향후 대책을 주문했다. 금융당국 수장들은 사과하며 피해구제와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與 "사모펀드 관리 부실"…사과한 은성수·윤석헌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 질의에 답을 하고 있다. 2020.07.29. photothink@newsis.com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업무보고 인사말에서부터 고개를 숙였다. 은 위원장은 "금융당국의 책임자로서 (사모펀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감독·검사를 담당하고 있는 금감원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향후 감독·검사를 강화하고 금융위와 함께 제도 개선도 추진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했다.

의원들의 공세는 여야를 가리지 않았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원장을 향해 "금감원은 라임사태 직후부터 올해 1월까지 총 52개 전문사모운용사 등에 대한 실태점검을 실시했다"며 "이후 취약운용사, 집중 모니터링, 서면검사 등 4단계에 걸쳐 들여다봤지만 고위험펀드들에 대한 시장에 조기경보 기능은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이용우 의원은 은 위원장을 상대로 "사모펀드 사태가 발생한 가장 큰 원인은 규제완화다. 이에 따른 리스크를 모니터링 했어야 한다"며 "사모펀드는 '사적계약관계'라 볼 것이 없다며 리스크 관리를 하지 않은 게 아니냐. (이번 사태가) 몇 년간 방치한 결과가 아니냐"고 꼬집었다. 김한정 의원도 "사모펀드는 금융시장에 필요한 제도고 육성시켜야 하지만 '썩은 사과'를 골라내지 못하면 우리 자본시장은 신뢰를 잃을 수 있다"며 판매사에 강력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뒤에 누가 있었길래…" '정권연루설' 꺼낸 野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윤석현 금융감독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2020.7.29/뉴스1

야당의 공세 수위는 더 높았다. 야당 간사인 성일종 미래통합당 의원은 "옵티머스와 라임, 디스커버리 사태 모두 여권 권력과 관계가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권력과 연결된 부조리라는 국민적 의혹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당 윤창현 의원도 윤 원장에게 옵티머스자산운용이 투자했다고 의심되는 60여개의 투자처를 공개하라고 요구하면서 "전문용어로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고 한다. 저렇게 투자할 수 있는 배짱과 용기가 어디서 나왔을까. 뒤에 누가 있었길래 저렇게 대담할 수 있었겠나"라고 했다.

유의동 통합당 의원은 은 위원장이 투자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팝펀딩' 투자펀드에 방문했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정권 연루 의혹을 제기했다. 유 의원은 "팝펀딩은 대선 당시 문재인 펀드를 두 차례 모집했던 곳이다. 실무부서가 아니라 정권과 친한 지인이나 다른 권력기관의 부탁이 없었나. 청와대의 오더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에 은 위원장은 "(방문에 대해) 후회가 된다"면서도 "전혀 관계가 없다. 저희 자체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연신 사과한 금감원장…"해변에서 바늘찾기" 억울함도 토로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윤종원 기업은행장(왼쪽)과 이동걸 산업은행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0.7.29/뉴스1

의원들의 공세에 은 위원장과 윤 원장은 연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억울함을 토로했다. 윤 원장은 옵티머스자산운용에 대한 금감원의 '늑장' 검사 지적에 "처음엔 해변에서 바늘찾기 같다. 사모펀드는 1만개 이상이 존재하는데 스스로 나쁜 사모펀드라고 얘기하는 건 없다"며 "국민들이 바라보는 것보다 훨씬 시간이 걸린다고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는 일부 사모운용사의 불법행위와 자율적 시장감시 기능의 미작동 등에 주로 기인했다고 생각된다"며 사모펀드 사태의 책임을 일부 운용사 탓으로 돌렸다. 특히 윤 원장은 "사모펀드 운용사 수준이 낮은 건 분명하다"며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울러 윤 원장은 현재 진행 중인 사모펀드 전수조사와 관련 "9월쯤 일단락 지으려 하고 2라운드는 넉넉잡아 3년 정도 예상한다"며 "전체 시장이 400조원이 넘는데, 개인에게 팔린 20조원 중 지금까지 5~6조원 정도 환매 중단이 드러났다. (피해규모는) 1차 조사가 끝나면 조금은 감을 잡을 것"이라고 했다.

환매 중단된 디스커버리펀드와 관련해선 "저희들이 파악하기로 사기 관련성이 없었다. 기준가 부풀리기나 불법운용, 펀드돌려막기 (등의 혐의를)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삼성생명법·주식 공매도…다양한 현안 질의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윤관석 정무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0.7.29/뉴스1

이날 정무위 의원들은 사모펀드 사태 외에도 다양한 현안에 대한 질의를 이어갔다.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은 위원장을 상대로 "매각 무산에 따른 플랜B가 이뤄질 경우 아시아나항공에 기안기금이 들어갈 수 있다고 보냐"고 물었다. 이에 은 위원장은 "요건에 해당된다고 본다. HDC현대산업개발과 딜이 안 되고, (아시아나항공이) 기안기금을 신청하는 게 먼저"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아시아나는 아시아나대로, 채권단은 채권단대로 (매각이) 안됐을 때 가능성을 검토하는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 보험업법은 보험회사가 총자산의 3% 이상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지 못하게 돼 있는데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을 8% 가지고 있다. 위법한 사항 아닌가"라며 '삼성생명법' 추진 논의를 띄웠다. 은 위원장은 보험사가 대주주나 계열사의 주식을 총자산의 3% 이하로 소유할 수 있게한 '보험업법' 감독규정과 관련 "취득원가가 아닌 시장가격으로 위험성을 판단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지지의사를 밝혔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관련 통합이사회가 열리기 전 삼성 내부에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을 공개하며 주가조작 공모 의혹을 제기했다. 은 위원장은 금융위 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돌아가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인지 봐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답했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동학개미운동'을 언급했다. 은 위원장은 개인투자자들의 국내주식투자 '붐'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우리나라의 미래를 보고 투자한 것에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개인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인 공매도 재개에 대해선 "9월까지 우선 금지를 했고 8월에 공청회를 열려고 한다"며 "공청회와 경제상황을 감안해 (공매도 재개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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