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양형위' 열린다...김영란 양형위에 거는 기대

[the300]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김영란 대법원 양형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제100차 양형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2.17/뉴스1

수사기관이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 조주빈에 대한 엄정 수사 의지를 밝혔지만 이 기조가 사법부 판단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아동청소년 이용음란물에 대한 양형기준이 없는 탓에 국민이 느끼는 법감정과 괴리가 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에 국회 여성가족위는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이번 N번방 사건 관련 강력한 양형기준을 세워줄 것을 요청했다.

여성가족위 관계자는 "지난 23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주최 '텔레그램 n번방' 성폭력 처벌 강화 긴급 간담회에서 양형위원회 측에 '현재 1년 짜리들 판례보다 강력한 양형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양형기준은 판사들이 판결을 선고할 때 적정 수준의 형(刑)을 정하는 데 참고하는 기준이다.

토론회를 주최한 진선미 민주당 의원도 "2018년 여성가족부 장관이 되자마자 대법원 양형위원회를 방문해 성범죄관련 양형기준을 마련해 달라고 했다"며 "디지털 성범죄는 영혼과 인격에 대한 테러인만큼 강경한 양형 기준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11조는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제작·유포한 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한다. 하지만 실제 형량은 이보다 낮아 논란이 돼 왔다.

특히 디지털 성범죄는 양형기준이 없어 가중·감경사유가 재판부 재량에 맡겨져 왔다. 실제로 지난해 세계최대 다크웹(폐쇄형) 아동성착취 영상 전문사이트를 운영한 손모씨(25)는 한국 법정에서 1년6월을 선고 받았다. 그마저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았다가 2심에서 형량이 올라간 것이다.

손씨가 운영한 사이트에는 만 2세 아동과 6개월 영아를 성적으로 학대하는 영상 등 아동음란물 3055건이 유통됐지만, 재판부는 '손씨가 초범이고, 나이가 어리며, 결혼해 부양할 가족이 있다'는 양형이유를 밝혔다. 당시 미국 검찰이 손씨에 대한 송환을 요청하며 '손씨가 양형기준이 엄격한 미국에서 재판 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국회도 성범죄에 낮은 양형에 대해 지적하며 양형위원회에 양형기준 강화를 요구해 왔다. 특히 이번에는 김영란 전 대법관이 이끄는 양형위원회인 만큼 거는 기대감이 있다. 

국회 여가위 관계자는 "보수적인 양형위에 성범죄 양형강화를 꾸준히 요청해 왔다"며 "아동청소년이용 음란물에 대한 양형기준은 아예 없는데, 김영란 전 대법관이 이끄는 만큼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법관은 지난해 4월 양형위원장에 임명됐다. 김 전 대법관은 대법원 내에서 진보적 목소리를 내 '소수자의 대법관'이란 평가를 받았다. 

'김영란 양형위'는 올해 초 군인 간 성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높이기도 했다. 기존 성범죄 양형기준에 군형법상 성범죄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양형기준을 신규 설정하는 방식으로 높인 것이다.

양형위는 현재 1심 판사들을 대상으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11조에 대해 적절한 양형이 얼마인지 물은 설문조사 통계를 분석 중이다. 그 결과를 4월20일 양형위 회의에서 다룬다. 논의된 양형기준은 올해 하반기 적용된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 등은 대법원에 조속한 적용을 요청했다.  

김영란 위원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 300)과 통화에서 "아청법 기준은 일반 성범죄보다 엄격하다. 대법원과 양형위가 잘 준비해온 것으로 안다"며 "관계기관 의견과 여론을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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