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올해분 부담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규모를 담은 제10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비준동의안이 5일 공식 발효됐다.

국회는 이날 오전 본회의를 열고 재석의원 194명 중 찬성 139명, 반대 33명, 기권 22명으로 SMA 비준동의안을 처리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국회 처리 이후 한미 실무자간 ‘국내 절차를 완료했다’는 문서를 교환을 통해 공식 발효가 이뤄졌다.

10차 SMA에 따라 올해 지급하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은 1조389억원이다. 협정의 유효 기간은 올해 1년 동안이다. 시선은 벌써부터 11차 SMA 협상에 쏠린다. 11차 SMA 타결 시한까지 8개월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미측과 가급적 빨리 11차 SMA 협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임하는 장원삼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의 후임자 선정 등 협상팀을 새롭게 꾸리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상반기 중에는 미국과의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11차 SMA 협상의 경우 10차 때보다 더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동맹의 안보를 경제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의 인상을 직접 압박하고 있어 쉽지 않은 협상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키리졸브·독수리 등 한미 연합훈련을 폐지한 이유로 ‘비용 절감’을 거듭 언급했다. 올해 방위비 협상에서도 미국이 분담금 비용의 대폭 증액을 요구하는 것은 예정된 수순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을 마친 직후 기자회견에서 전 세계 취재진을 앞에 두고 “수억 달러를 군사훈련에 사용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고 불공정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이 조금 더 지원을 해줘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방위비 인상을 압박한 바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가도에서 ‘아메리카 퍼스트’를 부각하기 위해 보다 거세게 방위비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트럼프 대통령의 뜻대로 2020년 말까지 방위비를 1000억 달러 늘리기로 했다. 이제 다음 타깃은 한국이다.

11차 SMA 협상이 연내 타결되지 않으면 한미는 현행 10차 협정을 1년 더 연장해 적용할 수 있다. 10차 SMA 협정문에 담긴 내용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총액 등은 새롭게 합의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협상이기는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올해 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차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국회의 부대의견을 감안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