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농협 유통 자회사 5개, 내년 2월까지 합친다

[the300][런치리포트]김병원 회장 지시로 통합실무추진위 구성, 통합 시너지 454억원 기대

농협중앙회가 5개 유통자회사(하나로유통, 농협유통, 충북유통, 대전유통, 부산경남유통) 통합을 다시 추진한다.

14일 정치권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내년 2월말까지 농협경제지주 산하 유통자회사 5곳의 통합 작업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최근 농협경제지주측이 시기별 추진계획을 담은 로드맵을 작성해 각 계열사 경영진들과 공유했다. 지난주 사장단 회의도 마쳤다. 본격적인 통합작업에 나서기 위해 조만간 통합실무추진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통합은 각 계열사의 주식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노조나 지역농협 주주가 보유한 일부 계열사 지분은 지주가 인수한다. 구체적 통합 방침은 연말께 확정된다. 각 계열사는 내년 1월말까지 통합 의사를 최종 결정한다. 지주가 2월말까지 법적인 합병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농협은 이같은 청사진을 이달 중 발표할 계획이다.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은 2016년 3월 취임 이후 유통자회사 통합을 검토했다. 이후 꾸준히 통합이 논의됐지만 지금까지 성과는 없었다. 김 회장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회장직에서 물러나기 전 통합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 관계자는 “또 다시 통합에 실패하면 5개 회사를 합칠 동력을 잃게 될 것”이라며 “김 회장의 의지가 강한만큼 성공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5개 계열사의 올 상반기 매출액을 합치면 3조9248억원에 달한다. 2012년 후 계열사들의 실적은 뚜렷한 하락 추세지만 통합을 반전 기회로 삼아 홈플러스, 이마트 등 유통 대기업과 경쟁할 역량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농협이 컨설팅 기업 PwC(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에 의뢰한 ‘농협경제지주 유통자회사 통합추진 전략’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5개 유통자회사 통합 이후 신용카드 수수료, IT 운영·구축, 상품, 마케팅, 구매 등 분야에서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농협 유통자회사 실적↓, 먼지쌓인 '통합 시너지 454억' 보고서
매출 감소세 뚜렷…3년 만에 연구결과 빛본다

농협중앙회 농협경제지주의 유통자회사들은 올 상반기 실적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1년 전과 비교해도 하락세가 뚜렷하다.

5개 유통 자회사(하나로유통, 농협유통, 충북유통, 대전유통, 부산경남유통) 를 통합하면 시너지 효과가 454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연구용역 결과도 있었다. 농협이 유통 자회사 통합을 재추진하면서 3년동안 외면받은 이 보고서가 빛을 보게 됐다.

14일 국회 농림축산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협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농협 5개 유통 자회사 영업이익은 총 105억300만원이다. 지난해 상반기(83억7800만원)보다 늘었지만 목표치(138억1400만원)에 한참 못미쳤다.

자회사별 매출액을 보면 하나로유통은 671억원 감소한 3조157억원을 기록했다. 농협유통은 404억원, 충북유통은 22억원, 부산경남유통은 46억원 각각 줄었다. 대전유통만 매출액이 1억원 증가했다.

농협은 2016년 3월 김병원 회장이 취임한 이후 유통자회사 통합 방안을 모색했다. 고비용구조를 극복하기 위한 카드로 통합을 염두에 뒀다. PwC(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와 BCG(보스턴컨설팅그룹) 등 대형 컨설팅회사에 연구용역을 맡기며 사전 직업에 착수했다.

특히 농협이 PwC에 의뢰한 ‘농협경제지주 유통자회사 통합추진 전략’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5개 유통자회사를 통합할 경우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가 통합 이후 5년 누적 454억원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신용카드 수수료, IT 운영·구축, 상품, 마케팅, 구매 등 분야에서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허술한 상품관리로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한다는 사실도 지적받았다. 농협 하나로마트의 재고금액대비 재고감모손실비율은 6.4%로 홈플러스(3%)나 이마트(1.4%)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 후 상품관리 체계를 개선하면 지출액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보고서가 나온 건 2016년 12월. 농협은 이후 수차례 5개 유통자회사 통합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보고서에는 먼지가 쌓여갔다. 이번에 농협이 유통자회사 통합을 본격 추진하면서 3년을 버틴 보고서가 빛을 보게 된 셈이다.

그사이 농협 안팎에서 인수·합병 등으로 유통사업의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농협은 적극적인 인수·합병 전략으로 금융업계의 주도권을 잡았다. 반면 유통업계에선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농협의 유통시장 점유율은 13%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유통 대기업들이 소비지 시장의 60%를 장악했다.

정치권도 농협 유통자회사 통합에 관심을 가졌다. 지난해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도 논의됐던 문제다. 당시 김 회장이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실행되지 않았다.

김현권 의원은 “농협은 신용사업 분야에서 과감한 인수·합병을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금융그룹으로 거듭났다”며 “경제사업에서도 시장 선두기업들과의 제휴,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인수합병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중복·비효율 '끝판왕' 농협유통자회사…통합까지 넘어야할 산은
중복인력 재배치, 조직재정비 구성원 반발은 넘어야할 산

농협이 유통자회사 5개 통합을 추진하는 이유는 규모의 경제를 활용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중복 인력 재배치 등 조직 재정비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반발 등은 넘어야할 산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협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협의 농축산물 생산지 유통 점유율은 50%에 육박한다. 그러나 하나로마트 등 유통사업의 소비시장 점유율은 13%에 그친다. 소비시장 점유율이 낮다보니 높은 생산지 유통의 절반을 점유하고도 거대 유통기업들과 가격 경쟁에서 이기기 힘들다.

지역 농협의 유통사업도 실적이 부진한 건 마찬가지다. 농협중앙회가 김 의원에게 제출한 전국 95개 농협조공법인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전국 농협조공법인 경영실적은 2013년 23억원 흑자에서 2014년 2억5000만원 적자로 전환한 뒤 2015년 -72억원, 2016년 -103억원, 2017년 -59억원 등 적자 굴레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 의원은 “농협중앙회와 지역농협에 걸친 농협 유통사업 전반에 걸쳐 실적부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원인은 농협의 빈약한 대도시 소매유통 역량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유통 대기업들이 60%(연간 매출 30조원 규모)이상 장악한 소비자 시장에서 농협이 주도권을 행사하지 못하다 보니 산지시장 규모화를 통한 혜택이 소비지 시장을 장악한 유통 대기업들에게 돌아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5개 유통자회사로 나눠져 있는 탓에 경영상 비효율도 크다. 본사를 정점으로한 체계적인 지휘체계를 갖춘 것이 아니라 5개 유통 자회사가 개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다보니 △원가경쟁력 △구매 △물류 △마케팅 △조직 △업무 프로세스 등에서 ‘중복’과 ‘비효율’이 발생한다.

농협 하나로마트의 재고 금액 대비 재고 감모 손실비율은 6.4%로 홈플러스(3%), 이마트(1.4%)보다 높다. 또 인력운용에서도 비효율이 나타난다. 농협 하나로 마트의 100평당 운용인력은 7.1명인데 반해 E모사는 100평당 5명이다. 매장 인력도 하나로마트는 5명, E사는 3.5명으로 하나로마트가 많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2018년 실시한 경제지주 유통5개사 컨설팅 결과보고서를 통해 “본사 MD(상품 기획) 기능을 매장 내에서 자체 수행하는 탓에 인력비효율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보조 IT 시스템도 부족해 매장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2016년 ‘농협 경제지주 유통자회사 통합 추진전략 수립’용역을 담당한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컨설팅(PwC)는 “단순 통합으로도 유통빅3 업체와 유사한 양적 경쟁력 확보할수 있다”며 “5년간 총 누적 시너지금액은 454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농협은 이같은 비효율을 조직내에서 이미 인지하고 2015년부터 노력해왔다. 2017년 11월 세부과제 도출을 추진했으나 여전히 진행이 더딘 상황이다.

보스턴 그룹은 명확한 변화전략방향이 없고 조직의 의지박약에 기인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지만 이를 끌고나갈 리더십이 없다는 얘기다.

마트지원본부 아래 유통혁신TF(태스크포스)를 설치한 게 대표적이다. 유통계열사간의 통합 시너지를 내려고 설치한 기구지만 TF단장이 각 마트 점포장보다 직급이 낮아 지휘체계에 혼선이 발생했고 제대로된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웠다.

이번엔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퇴임전까지 자기 책임 하에 과제를 마무리하고 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5개 자회사의 구성원들의 동의 등 걸림돌도 적잖다. 우선 조직 통합을 위해선 중복인력을 어떻게 재배치하고 조정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유통자회사간 직급과 보상체계에 차이가 발생하는 점도 예상되는 갈등요인이다. 자칫 조직정비 과정에서 구성원들이 통합의 반발세력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PwC가 “유통자회사간 조직구조, 비즈니스 유사성을 고려해 조직구조와 변화의 폭이 가장 작은 인력이식 방식이 가장 적합하다”고 제언한 이유다.



 
  • 법안
  • 팩트체크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