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나는 보이스피싱, 기어가는 법망

[the300]범죄수익 국가 몰수 법안은 국회통과…대포통장 처벌강화 법안 등 정무위서 낮잠


날로 진화하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입법 노력이 계속되지만 법안 통과는 더디다. 법 개정은 처벌 강화와 피해자 보호, 두 가지 축으로 진행돼왔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대표적 보이스피싱 대응 법안은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 일부 개정안'이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제출해 이달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보이스피싱을 비롯한 다단계판매, 유사수신 등 사기 범죄를 국가의 범죄 수익 몰수·추징 대상에 포함한 것이다. 그동안 국가가 몰수할 수 있는 부패 범죄 수익 대상 중에는 이 같은 사기죄로 인한 피해 재산은 포함되지 않았다. 기존 법에는 횡령죄나 배임죄 피해 재산만 범죄 피해 재산으로 규정돼 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해도 피해금액을 되찾기 위해서는 별도로 민사소송을 걸어야 했다. 복잡하고 시간이 걸려 피해자들이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회에 계류 중인 보이스피싱 대책 법안은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안 3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1건 등이다.

우선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올해 2월 대표 발의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은 처벌강화에 방점이 찍혔다. 보이스피싱 범죄를 가능케 하는 대포통장 거래를 엄격히 규제한다.

대포통장 유통을 알선·광고하는 행위뿐 아니라, 중개하거나 대가를 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권유하는 행위도 금지한다. 처벌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역시 전해철 의원이 대표 발의한 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안도 대포통장 근절에 초점을 맞췄다. 문제의 계좌가 범죄에 이용돼 금융거래가 묶였다가도 풀리면 다시 보이스피싱에 쓰이는 사례를 막기 위해 사기이용계좌의 명의인이 보이스피싱 관련 범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3년, 징역형(집행유예 포함)을 선고받으면 5년간 전자금융거래를 제한하는 내용이다.

또 2017년 1월 이용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된 전화번호를 규제하는 법안이다. 현재 수사당국 등은 보이스피싱 전화번호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넘겨 이용중지(전기통신역무 제공의 중지)를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통신사들이 약관으로 '3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해 이용중지를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중지기간이 짧다는 비판이 나온다. 개정안은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전화번호는 1년 이상 3년 이내의 기간을 정해 이용중지를 요청할 수 있도록 명시한다.

이밖에 지난해 10월 이학영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안은 법 적용 대상인 '금융회사'의 범위에 '전자금융업자'를 추가하자는 내용이다. 최근 핀테크를 활용한 전자금융거래가 증가하면서 신종 보이스피싱이 등장하는데, 현재 법 적용 대상인 금융회사에는 전자금융업자가 포함되지 않아 피해자들에게 이 법에 따른 조치가 적절하게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해당 법안들은 모두 소관 상임위인 국회 정무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올 들어 날 선 여야 대립으로 정무위가 장기간 파행을 이어가면서 처리 못한 법안들이 쌓였고 보이스피싱 관련 법안들도 논의조차 진행되지 못하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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