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수사' 강도 높인 檢, 여유 사라진 與

[the300]"검찰 의도 몰라" 당황한 민주당…공개비판에 긴급대책회의까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가족 관련 의혹으로 웅동학원 등 전방위적 압수수색이 실시된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해 승강기를 타고 있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검찰을 대하는 더불어민주당의 태도가 사뭇 달라졌다. 검찰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압수수색 소식을 접한 직후엔 "나쁘지 않다"고 했다. 여유까지 느껴졌다. 하지만 하루 만에 키를 돌렸다.

갈팡질팡. 갈피를 잡지 못했다. 압수수색에 나선 검찰의 '본의'를 몰라서다. 27일 압수수색 직후 일부 여당 의원은 "검찰의 '공정 수사'로 무죄가 드러날 것"이라며 오히려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당내 상황 공유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발언으로 보인다.

28일 오전부터 민주당은 검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관계기관과 협의없는 검찰의 압수수색은 나라를 어지럽힌다"고 했다. 집권여당이 검찰과 맞서는 일은 흔치 않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긴급대책회의까지 소집했다.

이를 '연막'이라고 보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다.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압수수색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든 같은 얘기를 한다. 검찰과 민주당·청와대가 사전에 교감했을 것이란 설이 있지만, 민주당의 당황스런 표정을 보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검사 출신인 금태섭 민주당 의원도 "후보자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해 검찰이 총대를 멨다는 주장이나 검찰개혁에 저항하기 위해서란 시나리오는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금 의원은 "인사청문회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의 검찰 압수수색은 전례가 없다"며 "지금으로선 검찰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법조계 일각에선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을 검찰이 내린 것으로 본다. 조 후보자가 검찰개혁을 주도할 인물이란 사실은 차치하고 말이다. 검찰이 조 후보자 수사를 마쳐 혐의 유무 여부를 판단하려면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 9월 초 예정된 인사청문회 전까지 결과가 나오기는 물리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그에 앞서 압수수색을 강행한 것은 조 후보자의 의혹과 논란만으로도 검찰이 칼을 빼들기에 충분했다는 것이다. 검찰이 기껏 꺼낸 칼로 조 후보자의 치부만 도려내 줄 것이란 기대는 망상에 가깝다는 얘기다.

압수수색 다음 날인 28일, 어느 정도 사태를 파악한 민주당은 항로를 바꿨다. 검찰을 향한 '공세'는 급물살을 탔다. 검찰을 상대할 '무기'로는 '법'을 택했다. 피의사실 공표죄를 들며 '입단속'을 요구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형법 126조에 보면 '검찰, 경찰, 기타 범죄수사에 대한 직무를 행하는 사람이나 감독·보좌하는 사람이 직무상 알게 된 피의사실을 기소 전에 공표하는 죄(피의사실 공표죄)를 범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코 가벼운 범죄가 아닌데 검찰은 분명히 피의사실 공표죄를 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유출자를 찾아내야 한다는 엄포까지 놨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여야 원내대표단이 인사청문회 일정을 합의한 상황에서 검찰이 후보자와 관련된 사실로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엄정하게 수사하되 수사기밀과 압수자료 관리 또한 엄정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가) 악용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검찰 수사는 국민들로부터 또 다른 의혹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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