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증' 공방으로 끝난 윤석열 청문회…시력검사 자료 제출키로 하고 산회

[the300](종합)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변호사 알선 의혹 "문제 안돼" 해명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위증' 공방으로 날짜를 넘겨 진행되다 9일 새벽 종료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기 위해 정회했다 날이 밝은 후 속개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의 중재로 일단 산회했다. 대신 윤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이 제출 요구한 병역 관련 시력 굴절도 검사 자료를 이날 오후 6시까지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전날에 이어 이틀에 걸쳐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8일 오전 10시 개의한 청문회가 9일 오전 1시49분에야 끝났다.

이번 인사청문회는 법사위가 8일 자정 무렵 날짜를 바꿔 이어가기로 차수 변경을 선언한 뒤 윤 후보자의 녹취 파일이 공개되면서 국면이 바뀌어 산회가 늦어졌다.

해당 파일은 한 인터넷 매체가 보도한 것으로 윤 후보자가 2012년에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뇌물 수수 의혹 사건에 변호사를 소개했다고 모 기자에게 직접 말한 윤 후보자의 육성이 담겨 있었다. 야당은 이같은 행위가 변호사법 위반인 데다 인사청문회 내내 윤 후보자가 관련 의혹을 묻는 질문에 부인하는 답변을 했던 만큼 위증이라며 해명을 요구했다.

녹취 음성에서 윤 후보자는 친분이 있는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친형인 윤 전 서장이 2012년 비리 의혹 사건에 연루되자 대검 중수부 후배 출신인 이남석 변호사에게 "네가 윤 전 서장을 만나보라"고 말했다. 녹취에서 윤 후보자는 이 변호사에게 "이 양반(윤 전 서장)이 다른 데서 걸려 온 전화면 안 받을 수 있으니 이 변호사에게 문자를 넣어주라고 그랬다"고 말했다.

다만 녹취 속 윤 후보자는 윤 전 서장이 동생에게 상황을 얘기한 후 이 변호사 대신 최종적으로 박모 변호사를 변호사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자는 전날 인사청문회에서는 이 변호사에게 윤 전 서장에게 연락하라고 전한 적 있지 않느냐고 묻는 주광덕 한국당 의원 질문에 "그런 사실 없다"고 말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 변호사가 국세청에 윤 전 서장 변호인 신분을 밝히고 각종 문서를 주고 받았다는 기록을 근거로 윤 후보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야당 의원들은 윤 후보자가 변호사법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사법 제37조에 따르면 재판이나 수사 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이 직무상 관련 있는 법률 사건을 특정 변호사에게 소개·알선하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36조에도 재판기관이나 수사기관의 소속 공무원은 자기가 근무하는 기관에서 취급 중인 법률 사건이나 법률 사무의 수임에 관해 당사자나 그 밖의 관계인을 특정한 변호사나 그 사무 직원에게 소개·알선·유인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이 변호사가 변호사로 선임되지는 않았지만 윤 후보자가 다 코치해주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주광덕 의원도 "윤 후보자가 형사 사건 선임계를 제출했는지 안했는지 확인 못했을 수도 있지만 객관적 사실이 있기 때문에 후보자 답변이 상당히 부적절하다. 사과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원내대표)도 "윤 후보자가 하루 종일 윤우진 사건과 무관한 듯이 말했는데 청문위원으로서 하루 종일 우롱당한 느낌"이라며 "변명할수록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국민들이 싫어하는건 정직하지 못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여당 의원들은 당혹감을 보였다. 여당 법사위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오해 소지가 충분히 있지 않았느냐"며 "소개시켜준 것이라 볼 수도 있으니까 야당에 사과하라"고 윤 후보자에게 말했다.

윤 후보자는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7년 전 정확히 기억이 안 나기 때문에 저렇게 말했을 수 있지만 선임되도록 한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윤 후보자는 또 "처벌되느냐 마느냐를 떠나서 공직자가 부적절했다는 건 '어느 변호사한테 물어 좀 봐라' 이런 것이 아니라 사건을 알선하고 선임시키고 하는 것이 문제"라며 "제가 7년 전 저 당시에도 몇 달 전 얘기인데 기자들이 자꾸 소개하지 않았냐는 문자가 오니까 윤대진에게 불똥이 없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에 얘기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기자들에게 설명한 내용이 실제 사실관계와 다를 수 있다는 이야기도 했다.

윤 후보자는 이어 "저 녹음 파일을 부정하진 않는다, 앞선 기사와 같은 내용"이라며 "다만 제가 도덕적으로 문제 제기 할 만한 사건 선임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오해 있다면 명확히 말씀 못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윤 후보자는 이어 "이 사람(윤우진)이 죽고싶다는 얘기까지 하니까 (이 변호사에게 만나보라 했던 것이고)… 저에게 남아있는 것은 사건 선임시킨적 없고 사건 개입한적 없다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관련된 공방이 이어지자 야당 의원들은 윤 후보자가 이날 제출하지 않으려 했던 자료들에 대해서도 제출을 요구했다. 야당 의원들은 윤 후보자가 병역 면제를 받은 '부동시'(양쪽 눈의 굴절도 차이가 큰 증상)를 검증하려 양안 굴절도 검사 자료를 요구했다.

윤 후보자는 "이날 안으로 공신력 있는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 오겠다. 그러면 부동시가 지금도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은 9일 오후 6시까지로 제출 기한을 정했다.

다만 윤 후보자는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등이 요구한 부인 등의 비공개 재산 신고 자료는 전례가 없다며 제출에 동의하지 않았다. 채 의원과 한국당 의원들이 "전례가 없지 않다"고 항의하며 본인 재산 내역이라도 내라고 했지만 윤 후보자는 확답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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