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고용주 조사 의무화 된다

[the300]'직장 내 괴롭힘' 정의·조치조항 신설한 근로기준법 법사위 통과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여상규 위원장이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으로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했을 때 사용자에게 피해 근로자를 보호해야 할 법적 의무가 생긴다. 관련 개정안들이 오는 27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를 거치면 법이 최종 발효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6일 국회 본청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근로기준법 일부개정안 대안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일부개정안 대안을 의결했다. 이 법안들은 올해 마지막으로 열릴 본회의에서 의결을 거치면 최종 통과된다.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안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을 법적으로 정의하고 금지했다는 특징이 있다. 제6장의2에 '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 조항들을 신설했다.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현상이 법적 용어가 된 셈이다.

개정안은 '직장 내 괴롭힘'을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나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라고 정의했다. 일례로 고용주나 직장 동료가 다른 동료 근로자에게 욕설이나 폭행을 가하거나 할 일을 뺏는 행위 등이 여기에 해당될 수 있다.

개정안은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해서는 안 된다"고 금지했다. 직장 내 괴롭힘이 생기면 누구든지 이를 고용주에게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직장 내 괴롭힘을 인지한 사용자는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했다.

또 피해 근로자 또는 피해를 '주장하는' 근로자 보호를 위해 조사 중은 물론 피해 사실이 확인된 후 사용자가 근무 장소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조치를 반드시 취하도록 하되 피해 근로자가 원치 않는 조치는 하지 못하게 했다. 피해자에게 불이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조치도 금지했다.

아울러 피해 사실이 확인되면 사용자가 피해자 의견을 반영해 가해자를 지체 없이 징계하고 가해자의 근무 장소를 변경하도록 했다.

개정안은 10명 이상을 상시 고용하는 사용자가 고용노동부에 신고하도록 돼 있는 취업규칙에도 직장 내 괴롭힘 예방조치와 발생시 조치 등을 명시해 신고하도록 했다.

직장 내 괴롭힘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보상하도록 한 근거 규정도 생긴다. 이날 법사위에서 의결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은 업무상 재해 인정 기준에 '근로기준법에 따른 직장 내 괴롭힘, 고객의 폭언 등으로 인한 업무상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돼 발생한 질병'을 새로 추가했다.

이날 법사위를 통과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에는 해고 30일 전 예고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를 일용 근로자·기간제 근로자 등 근로자 유형별로 규정했던 부분을 삭제하고 '근로자의 연속 근로 기간이 3개월 미만일 경우' 등으로 바꿨다. 현행법에도 있는 △천재·사변, 그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게 불가능한 경우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지장과 손해를 끼친 경우 등의 예외 경우는 바뀌지 않았다.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안에서는 직장 부속 기숙사에 대한 설치·운영 기준과 유지 관리 의무도 좀 더 명확히 했다. 대통령령으로 정해야 할 기준이 모호했던 현행법을 바꿔 △기숙사 구조·설비 △설치 장소 △주거 환경 조성 △면적 △근로자의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를 위해 필요한 사항 등으로 구체화했다. 또 사용자에게 기숙사에 사는 근로자의 건강 유지와 사생활 보호 의무를 부여하는 조항도 신설했다.

법사위는 이 조항을 적용하도록 명확히 규정하는 내용의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도 이날 함께 의결했다. 외국인 근로자에게 기숙사를 제공하게 될 경우 이 근로기준법 개정안 조항을 따르도록 명시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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