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도 안 붙은 '종부세·EITC' 폭탄…겉핥기 끝 소소위로 이관

[the300]조세소위 세법개정안 심사 마무리…소소위에서도 쉽지 않아 '지도부 합의'에 달려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9차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예산과 함께 정기국회의 주 업무 중 하나인 세법개정안 심사를 담당하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가 임무를 마쳤다. 300건이 넘는 세법개정안을 모두 살폈다.

이번 세법전쟁의 뇌관이었던 '종합부동산세'와 '근로장려금'(EITC) 확대는 도화선에 불조차 붙이지 못했다. 첨예한 이견 대립 속에 결국 각 당 간사의원들이 참여하는 소(小)소위원회(소소위)로 넘어갔다. 하지만 소소위에서도 결론이 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조세소위는 3일 오전 종부세법, 부가가치세법, 조세특례제한법, 관세법 등 세법개정안에 대한 추가 논의를 이어갔다. 이 법안들은 이미 국회 본회의에 오른 법안들이다. 지난달 28일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돼 지난 1일 자정을 기해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다.

하지만 조세소위는 "전문성 있는 심의에 나서겠다"며 주말인 지난 2일에도 조세소위와 소소위를 연달아 열며 밤 9시가 넘은 시각까지 심의에 열을 올렸다. 통상적으로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되면 각 당 원내대표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차원에서 논의했지만, 이번에는 전문성을 갖고 논의해 합리적 대안을 마련한다는 것이 김정우 조세소위원장의 설명이다. 언론에 공개되지 않는 예결위 소소위나, 원내대표 합의와 달리 조세소위 논의 과정은 투명하게 공개된다는 것 역시 이유다.

이에 상임위 차원에서는 공식적으로 계류된 법안이 없어 '세법개정안 관련 조세정책 논의의 건'이라는 안건으로 상정하고 법안들을 살피는 등 열의를 보였다.

이틀간의 열띤 심의에도 손에 잡히는 결과는 없었다. 특히 최대 쟁점이던 종부세 개정안은 아무 결론 없이 소소위로 넘어갔다. 정부의 9·13 부동산대책의 핵심이 종부세 개정이다. 정부안을 그대로 담은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은 종부세 최고세율을 3.2%로 올리고, 현재 80%인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2022년까지 100%로 올리는 것이 골자다.

이번 세법개정안에서 대폭 확대한 근로장려세제(EITC) 역시 이날 다양한 의견 개진이 있었지만, 합의점은 찾지 못했다. 지급 10년째인 EITC는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내년부터 지급대상은 2배로, 규모는 3배 이상으로 대폭 확대된다.

여당 의원들은 정부안 지지에 나섰다. 다만 서형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EITC 지급 요건의 불합리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기준금액을 순자산이 아닌 부채까지 모두 포함된 총재산으로 정할 경우 실질적으로 필요한 이들이 누락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EITC의 대폭 확대에 대해 "과속"이라고 지적했다. 추경호 한국당 의원은 "국회 예산정책처 등에서 분석하기로도 우리나라의 EITC 지급률이 낮지 않다"며 "정부안은 나가도 너무 나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EITC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일자리안정자금을 2조8188억원 편성한 것에 대해 지적했다. 김광림 한국당 의원은 "지난 금년도 일자리안정자금을 3조원 편성하며 당시 원내대표들이 축소하기로 각서를 썼다"며 "내년도 일자리안정자금은 EITC로 밀어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근로장려금이 대폭 확대되는 만큼 이와 연계해 일자리안정자금은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정부 측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일자리안정자금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사업주의 부담을 덜기 위한 지원이고, EITC는 근로자를 지원하는 제도인 만큼 직접 관련이 없다는 주장이다.

고형권 기재부 1차관도 "최저임금이 올랐지만, 일자리안정자금의 절대 규모가 줄었다"며 "내년 예산이 올해보다 줄어든 것에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과 오후 내내 EITC 등을 놓고 설전을 벌였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안건을 소소위로 넘겼다. 이날 본회의 직후부터 다시 소소위에서 논의를 할 계획이지만, 답을 찾기는 어렵다는 의견이다. 한 조세소위 관계자는 "여야 의견이 선명하게 갈리는 사안들이라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세법개정안의 최종 향방은 각 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간 합의로 정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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