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수입맥주 4캔 1만원' 사라지나

[the300]주세법 개정안 내년 2월 이전으로 개정 연기…저가 수입맥주 가격↑, 고가 수입맥주 ↓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맥주에 대한 주세체계 개편이 가시화했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여야가 한 목소리를 냈다. 정부도 방향성에는 동의한 상태다. 다만 변화 등을 고려해 내년 2월 이전으로 법 개정은 연기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조세소위)는 30일 세법개정안 심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주세법 일부개정안을 심의했다. 개정안은 맥주에 대한 주세 체계를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하고 세율을 1리터당 835원으로 하는게 골자다. 국산맥주와 수입맥주 간 과세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주세는 '종가세' 체계다. 주류에 대해서는 주종별로 5∼72%의 세율이 적용되고 있다. 맥주의 경우 주세 72%에 교육세(21.6%)을 합하면 93.6%의 세금이 붙는다. 과세표준액 역시 제조원가에 판매관리비, 이윤을 포함한 금액이다.

반면 수입주류는 수입회사가 신고한 수입가격에, 이에 비례한 관세(0~30%)를 붙인 금액을 과세표준액으로 하고 여기에 주세(72%) 등이 붙는다. 수입사가 현지 판매가격과 상관없이 수입가격을 낮게 신고하면 세금을 덜 내고 파격적인 할인 판매가 가능하다.

하지만 맥주에 대해 종량세로 전환하게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과 주류 업계에 따르면, 종량제로 바꾸면 1692원인 국산 맥주 500밀리리터(mL) 한 캔의 출고 가격이 1481원으로 낮아진다. 반면 수입가격 560원짜리 미국산 맥주의 출고 가격은 이전 1192원에서 1223원으로 오른다. 이 경우 500mL 한 캔에 1000원 초반대에 팔리는 저가 수입 맥주는 종전보다 출고 가격이 크게 오른다. 반대로 고가 수입맥주의 경우엔 가격 인하의 여지가 있다.

기재위 전문위원실의 검토보고 역시 "맥주에 대한 세수를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종가세를 종량세로 전환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고가 맥주는 세부담이 감소하고 저가맥주는 세부담이 증가하게 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편의점 할인상품, 이른바 '4캔 1만원' 맥주를 소비하는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따라 정부는 맥주제조·수입업체, 맥주소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정부는 "내년 2월 국회에서 (주세법 개정 심의를)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개정안에는 맥주의 다양화·고급화를 촉진시킨다는 복안도 담겨져 있다.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맛없는 국산맥주가 수입맥주보다 세금을 더 내는 문제가 있다"며 "종량세로 바꾼다 해도 맥주가 대폭 하락하지 않고 수입 맥주와 같은 가격을 해줘야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종구 한국당 의원 역시 "우리나라 맥주 맛의 질을 향상시키고, 국민들의 구미에 맞출지에 대한 업계의 대책 마련이 있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종량세 전환에 힘을 실었다.

맥주에 대한 특혜 문제를 지적한 의원도 있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하려면 다 해야지 특정 주류만 하면 특혜 시비가 생긴다"며 "세계적 추세가 종량세이지만, 할 거면 같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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