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비정하게', 김용진 '눈물나게'…돌봄서비스 뭐길래?

[the300]국회, 시설 입소 한부모 양육공백 지원 '아이돌봄 서비스' 예산 61억 원안서 17억 감액 편성 전망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25일 오전 광주시청 3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광주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18.10.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복지시설에 입소해 학업이나 직업을 유지하느라 아이 양육에 어려움을 겪는 한부모에 대한 돌봄서비스 국가지원 예산이 내년에 44억원 가량 신규 편성될 전망이다.

27일 국회에 따르면 당초 정부는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61억3800만원을 신규 순증 편성했으나 국회 예성가족위원회 예비심사에서 17억1900만원 감액됐다. 이어 내년도 예산안을 최종심사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에서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전액 감액 의견을 내 한때 국가지원이 완전히 무산될 상황까지 처했었다.

그러나 한국당이 상임위 결론에 수긍해 약 44억원 규모의 지원 예산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송 의원의 감액 주장에 대한 여론의 거센 역풍이 불면서 이같은 예산안이 무난히 국회를 통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예산소위 심사 과정에서 김용진 기획재정부 차관이 눈물을 흘리며 지키려고 했던 이 예산은 한부모가족 복지시설 아이돌봄 서비스 사업 예산이다. 양육공백을 겪는 시설입소 한부모에게 돌봄서비스를 제공해 한부모가족의 자립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서비스는 그동안 한부모가족 복지시설에서 집단적으로 아동을 돌봐야 할 때 시설의 장이 요청하면 파견 방식으로 운영됐다. 이용 비용 전액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시설운영비로 부담한다. 그러나 지자체 재정 상태에 따라 충분한 지원이 이뤄지지 못한다는 지적이 적잖았다.

이에 정부는 내년부터 전국 한부모가족 복지시설 125개소 전체에 평균 4900만원씩 전액 국비를 지원하는 것으로 예산안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다. 예산 산출은 아이돌보미 2명, 시급 1만6500원, 200시간을 적용했다.

아이돌봄 지원사업의 아이돌보미가 1명의 아동을 담당하는 것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 반면 한부모가족 복지시설 파견 돌보미의 경우 여러 명의 아동을 담당하는 현실을 반영해 시간당 단가를 아이돌봄 사업의 9650원보다 6850원 많은 1만6500원으로 책정했다.

여가위는 예비심사에서 지원 시설 수를 120개소, 파견 시간을 150시간으로 축소 조정해 17억1900만원의 예산을 줄였다. 상임위 결정은 정부도 이의를 달지 않고 받아들였다.

그러나 지난 25일 예산소위 심사 때 논란이 불거졌다. 송 의원은 "해당 사업이 중요하다는 것은 충분히 동의하지만 국가가 책임지는 것은 곤란하다"며 전액 감액을 요구했다. 그는 "복지시설에 다양한 유형이 있는데 국가가 한번 들어가기 시작하면 다른 유형의 시설에도 계속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김용진 기획재정부 2차관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셔 열린 예산결산특벽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8.11.1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생계와 가사에 시달리는 한부모가 양육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송 의원을 계속 설득하던 김 차관은 끝내 눈물을 터뜨렸다. 기재부 직원들이 한부모가족 복지시설을 찾았을 때 아이들이 대부분 고아원으로 가는 불행을 목격한 일들을 설명하며 이례적으로 증액 폭을 높일 수밖에 없었다고 호소했다.

이후 여야 의원들이 합세해 '온정'과 '비정'이라는 말까지 나오며 논쟁으로 치달았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이 예산을 깎아서 예산 균형을 이루면 우리가 무엇 때문에 예산을 심사하고 정치를 하는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는 것은 비정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송 의원을 지칭한 것이 아니라 일반론이라고 했지만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송 의원이 따뜻한 마음이 없고 비정하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송 의원도 "비정하다는 것은 취소하라", "비정하다고 표현하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표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예산소위 심사에서는 '보류' 결정이 났지만 한국당과 안상수 소위원장 등은 여가위의 17억원 감액안을 사실상 수용했다. 정부도 상임위 안에 이견이 없는 만큼 이같은 규모에서 결론이 날 전망이다.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지도 못했지만 송 의원은 이후 여론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송 의원의 블로그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시민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정의당은 송 의원을 향해 '그 따위로 정치하지 말라'는 논평까지 냈다.

그러자 결국 송 의원은 27일 입장문을 내 "상처받은 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는 "예산을 삭감하자고 한 것이 한부모 가정의 어려운 사정을 외면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사회의 모든 아픔을 나랏돈으로 해결할 수는 없기 때문에 국비 예산 편성에 신중을 기하자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예산소위에서 '비정'과 '온정'의 주인공으로 대립했던 송 의원과 김 차관은 기획재정부에서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송 의원이 행정고시 29회로 김 차관보다 고시 1년 선배다. 김 차관보다 앞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기재부 2차관을 지냈다. 그러나 나이는 김 차관이 두살 많다. 송 의원은 서울대 법대, 김 차관은 성균관대 교육학과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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