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소위 與 '3대 약점'에 목소리 커진 野

[the300]세입결손·남북협력기금·단기일자리예산 빌미, '심사 보류 결정'만 잇따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안상수 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지각 출발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예산소위)가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24시간 풀가동 체제'지만 △세입 결손 △남북협력기금 △단기 일자리 예산 등 '3대 쟁점'을 두고 여야가 번번히 충돌,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고 있다. 예산안 처리 법정기일(12월2일)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야당 의원들은 각 부처 예산 조정 때마다 3대 쟁점을 지렛대로 정부 예산의 감액을 요구하고 있다. 여당 의원들과 정부가 명쾌한 해명이나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정부여당의 원안 관철에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3대 쟁점이 사실상 여당의 '3대 약점'이 된 셈이다.

◇4조원 세입 결손, 野 감액 요구 빌미=예산소위는 심사 첫날인 22일 시작부터 제동이 걸렸다. 야당이 내년도 세입예산의 대규모 결손 사태를 문제삼았다. 정부의 지난해 8월 내년도 예산안 제출 이후 지방재정분 2조9000억원, 유류세 한시 인하 1조1000억원 등 4조원 정도의 세입 결손이 발생했다. 균형재정 원칙에 맞지 않기 때문에 야당이 예산 심사를 할 수 없다고 주장, 몇 차례 파행이 빚어졌다.

정부가 수정예산안을 제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현실에서 야당이 대안을 요구하지만 정부 측은 예산소위가 끝나기 전까지 방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여당 입장에선 야당에 계속 공세 빌미를 내주는 셈이다. 야당 의원들은 "4조원 세수 결손을 막으려면 줄일 수 있는 예산은 대폭 줄여야 한다"며 "깎자"를 외칠 때가 잦다.

◇남북협력기금 비공개 예산 6500억원=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야당이 집요하게 물고늘어졌던 부분이 남북협력기금의 비공개 예산이다. 정부가 편성한 내년도 기금 규모는 약 1조원이지만 이중 65%가 구체적인 내용이 의원들에게도 공개되지 않는다. 이에 야당은 '깜깜이 예산'이라며 줄기차게 공개를 요구해 왔다.

예산소위에서는 야당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설명'을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정부와 여당은 이를 거부했다. 이에 통일부의 내년도 예산안 심의가 통째로 보류되는 등 파행이 빚어졌다.

통일부 예산은 야당 의원들이 일일히 문제삼았다. 대국민소통 활성화 사업 예산 23억8100만원 중 정책홍보비 예산이 상임위에서 3억원 증액됐지만 예산소위에서 야당 의원들은 반대로 3억원 감액을 요구했다. 통일부는 남북관계 변화를 동영상 등을 통해 홍보해야 해 예산 소요가 커졌다고 했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은 "반드시 깎겠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여당도 군색한 단기일자리 예산=공무원 증원 등 정부의 재정 지원 일자리 예산을 감액하겠다고 별렀던 야당은 예산소위에서 실제로 각 부처의 일자리 예산을 저인망식으로 파고들었다.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일자리를 늘리는 것 자체는 찬성하지만 세금으로 늘리는 한시적 일자리 사업은 예산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예산 심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코이카 해외봉사단 예산의 감액을 요구했다. 해외봉사단 인원 744명이 늘어 예산이 245억원 편성됐는데 대부분 1~2년 파견으로 사실상 일자리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반면 외교부는 청년일자리 대책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송언석 한국당 의원은 "봉사단이 일자리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정부의 안이한 인식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당 의원들도 반론이 쉽지 않았다. 오히려 '보류'에 동의하는 의견도 나왔다.

이처럼 쟁점마다 보류 결정이 잦아지다보니 촉박한 시한에 몰린 의원들 스스로 예산소위의 부적절한 관례로 비판받는 '소소위'로 가자는 제안을 했다. "어차피 합의가 안될테니 소소위로 가자"는 것이었다. 예산소위 내 별도 소위인 소소위는 교섭단체 간사 3명만 참여해 비공개로 예산을 주고받고, 회의록도 남기지 않아 '밀실 회의'와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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