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스코어보드-예결위]혈세낭비 막는 칼잡이는 누구?

[the300][런치리포트]①예결위 예산심사 전체회의 매트릭스 분석…채이배·박영선·김종대 등 활약

국회는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인 예산안 심사를 위해 연말 대부분의 일정과 힘을 집중한다. 각 상임위원회마다 전체회의와 소위원회를 통해 소관 부처와 기관들의 예산을 심사하는 것은 물론 50명의 여야 의원들이 투입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해 심도 깊게 예산을 분석하고 조정한다.

예결위는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총 6차례의 전체회의를 열어 470조5000억원에 달하는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했다. 종합정책질의를 비롯해 경제부처와 비경제부처로 나눠 부별심사도 진행했다. 거의 매일 자정을 넘겨 회의를 계속할 만큼 예결의원들의 열의가 넘쳤다. 

여당 의원이지만 정부 부처의 살림살이를 냉정히 뜯어보는 이들도 있었고 혈세가 허투루 쓰이지 않게 매서운 눈으로 예산이 흐르는 ‘돈맥’ 곳곳을 짚어내는 야당 의원들도 적잖았다. 그러나 예산 심사와 관계 없는 정쟁에 가까운 공방이나 지역구 예산을 호소하는 일은 올해도 예결위 회의장에서 되풀이 됐다. 예결위 예산심사 과정에서 보인 여야 의원들이 활약상과 오점들을 함께 짚어봤다.

◇채이배·박영선, ‘예결위 무용론’ 속 활약=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예결위원들의 예산심사 전 과정을 모니터링해 예산정책에 대한 심층적 이해력과 대안적인 정책 제안능력을 기준으로 진행한 매트릭스 분석에서 종합평가지수 9.1점(10점 만점)을 얻으며 가장 큰 활약도를 보였다. 

채 의원은 이번 예산심사에서 ‘깜깜이’로 편성되고 운영되는 성향이 강한 정보 관련 예산에 대해 투명성 확보를 강조하는 한편 정부의 낭비성사업 지출구조조정 정책을 꼼꼼히 점검했다. 또 아동수당 지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급대상자 선별비용 등 불필요한 행정비용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정부에 당부하는 등 예산심사 본연적 역할에 가장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매트릭스 분석 평가지수 8.8점을 얻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차 산업혁명 대비 예산을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미래지향적인 예산심사 태도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박 의원은 특히 최근 문제가 심화된 미세먼지를 해결하는 대안이 될 수 있는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관련 예산을 증액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수소경제는 물론 4차 산업혁명 관련 사업을 각 정부 부처가 유기적으로 협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같은 당 제윤경 의원은 아동보호시설과 같은 복지전달체계 시설의 예산을 자세히 분석해 정부에 보완점을 제시했다. 복지재정이 비효율적으로 집행되는 일이 없기를 당부하는 등 야당 의원보다 더 매섭게 정부에 행정 개선을 요구했다.

여당 의원들 중에는 벤처기업 활성화 예산 정책을 언급한 김현권 의원, 노인 치매 지원대책 등 사회서비스 예산 강화를 설득력 있게 제안한 정춘숙 의원들이 예산정책의 심층적 이해도와 합리적 대안제시 능력을 보였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선 정부의 일자리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한 김승희 의원, 미세먼지 문제를 다양한 분야와 관점에서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정부로부터 대책 개선의 약속을 받아낸 성일종 의원의 활약이 돋보였다. 김한표 의원은 남북협력기금 비공개 부분 문제를 가장 앞서 제기하면서 야당의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큰몫을 했다.

이밖에 공무원 증원 비용 추계 문제를 날카롭게 파고든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 정부에 규제개혁과 R&D(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통해 혁신성장 정책을 성공시키라고 조언한 정인화 민주평화당 의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전용기나 휴식처 등 관련 예산을 정부나 여당이 거론하기 곤란하다면 자신에게 말하라고 해 눈길을 끌었다. 

◇예결위는 지역구 예산 신청 시간?=이번 예산심사의 대부분은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차지했다. 야당 의원들이 ‘공격’하고 여당 의원들이 ‘엄호’하는 것이 지배적인 현상이었다. 자연스레 예산심사와 동떨어진 발언들이 적잖았다. 특히 바로 전까지 부처 장관들에게 고압적이었다가 갑자기 ‘염치불구’ 자신의 지역구 예산을 호소하는 장면은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송언석 의원은 한국당이 자랑하는 경제전문가로서 다양한 경제지표를 참고자료로 제시하며 정부를 매섭게 몰아붙이다가 느닷없이 자신의 지역구 이야기를 꺼냈다. “지역구 의원으로서 지역 이야기를 말씀을 안 드릴 수가 없다. 오늘 이 시간 밖에 기회가 없다”며 솔직히 털어놨다. 

경북 김천이 지역구인 송 의원은 김천-문경 철도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관료 선배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부탁했다. 김 부총리가 “송 의원님이 기재부 예산실 계실 때 기준으로 좀 봐 달라”며 사실상 거부하자 “그건 적절한 답변이 아니다”라고 했다.

울산 북구가 지역구인 이상헌 민주당 의원은 소속 상임위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이어 예결위에서도 문체부에 지역구 관광단지 개발을 요청했다. 그는 “지난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울산 강동동 등 전국 관광단지의 조속한 개발 필요성을 말했는데 그 이후 벌써 두 달이 넘게 지났는데 지금까지 문체부는 어떤 노력을 했냐”고 따져물었다. 또 국토교통부에는 지역구 광역전철 연장운행 필요성을 강조했다. 손병석 국토부 차관이 이용 수요가 적어 현 단계에서 바로 연장운행을 결정하기에는 어렵다고 하자 “인구가 상당히 팽창하는 지역”이라며 “연장운행 준비를 해야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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