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스코어보드-행안위(종합)]채용비리 공방 속 숨은 보석들

[the300][2018 국감]⑫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종합평가


제1야당 자유한국당이 쏘아올린 서울교통공사 등 공공기관 채용비리 의혹은 이번 국정감사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파급력은 확실했다. 하지만 해당 문제가 처음 제기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선 오히려 정쟁거리의 시발점이었다. 채용비리 전과 후는 판이하게 달랐다.

국감 첫날이었던 10일 행정안전부 국감에선 다채로운 정책제안과 현안중심의 '알찬' 질의가 이어졌다. 특히 고양시 저유소 화재사건을 통해 미흡한 안전관리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여야 가릴 것 없이 합리적인 근거로 피감기관을 압박했다.

뒤이어 진행된 경찰청·소방청·중앙선관위 국감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11일 경찰청 국감에선 경찰의 음란물 수사기법의 '맹점'을 짚는 참신한 질의를 펼친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눈길을 끌었다. 권 의원이 밝힌 웹하드업체의 교묘한 꼼수는 충격적이었다. 업체들은 수사기관인 경찰과 방통위 등 정부당국의 IP(인터넷주소)를 사전에 인지해왔음이 드러났다. 이들이 사이트에 접속하는 경우 전혀 문제 없는 페이지를 바꿔 보이는 '이중페이지' 기법이 이날 국감장에서 지적됐다.

필요하다면 호통도 이어졌다. 16일 선관위·인혁처에 대한 국감에선 유명무실한 퇴직공직자 취업제한제에 대해 비판이 집중됐다.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은 "퇴직공직자들이 가장 업무와 밀접한 연관성 있다고 하는 게 공직유관단체"라며 "퇴직 전 직업에 대해선 전문성이 있다는 이유로 승인을 다 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퇴직이후 유관단체에서 공무원보다 더 높은 연금을 주고 있는데,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대망의 18일 서울시 국감. 작심한 듯 처음 서울교통공사 문제를 지적한 유민봉 한국당 의원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채용비리 문제는 공사의 손을 떠났다"며 분위기를 잡고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을 향해 압박질의를 펼쳤다. 채용비리 의혹 때문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현 정부의 핵심기조가 무너져선 안된다는 민주당은 방어에 전념했다. 이번 계기로 전체 공공기관을 전수조사하고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까지 실시해야 한다는 야당의 강공이 펼쳐졌다.

순조롭게 국감이 이어지더니 느닷없이 한국당 지도부가 서울시청을 기습방문했다. 채용비리 규탄 기자회견이 목적이었다. 순식간에 국감장은 정쟁의 장으로 돌변했고 금새 여야 의원들의 목소리는 커져만 갔다. 때문에 애초 계획된 시간을 훌쩍 넘긴 채 뒤이어 예정된 서울지방경찰청 국감을 별 소득없이 마쳤다.

이러한 분위기는 경기·경남 등 지방감사 내내 반복이었다. 수사가 진행중인 사건에 대한 노골적인 질문과 자극적인 질의들로 분위기는 항상 예민했다. 지켜보는 이들도 지쳐만 갔다. 그 때문인지 국감 마지막 날인 29일엔 미처 하지 못한 질의들이 쏟아져 자정이 가까운 시간까지 국감을 진행했다.


 
  • 법안
  • 팩트체크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