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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 회계비리' 이슈는 이번 국정감사를 주도했다. 국회 교육위원회를 비롯해 14개 상임위원회 국감을 통틀어 최대 이슈였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국감의 주인공이었다. 국감 처음부터 끝까지 이슈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 끌어갔다. 교육위 국감 첫날인 지난 11일 박 의원은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로 포문을 열었다. 국감의 마지막인 종합감사가 열린 29일에는 박 의원은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추가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 공개하면서 추가타를 날렸다.

같은당 김해영‧박경미 의원도 정책 질의에 앞장섰다. 두 의원은 교육계 내 교직원 비리‧비위부터 안전문제 등 현장의 목소리까지 반영한 주제들을 국감장에서 쏟아냈다. 또한 국감 시작부터 끝까지 한번도 자리를 떠나지 않는 성실한 모습이 빛났다.

김해영 의원은 어린이 통학버스, 소아암환자 학교 폐교 문제, 대학 논문 미성년자 공저자 의혹 등 다채로운 주제를 다루고 문제점을 진단했다. 이밖에도 미세먼지와 관련해 유치원과 초중고교 내에 공기정화설치가 미흡한 점, 학생부 전형 자기소개서 대필 문제, 고액 수학여행 등 문제를 다뤘다.

박경미 의원은 학교 건물의 지반침하 등 안전 문제를 지적하며 공영감리를 제안했다. 검정고시 출신의 대학 입시 차별 문제, 해외로 떠난 학생들의 학자금 대출 미상환 문제, 대학병원 내 사고‧성추행‧갑질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발굴했다.

야당에서는 김현아‧전희경 의원이 돋보였다. 김 의원은 대학 기숙사 건설이 난항을 겪는 문제를 다루며 교육문제에 본인의 전문 분야인 부동산을 연계했다. 정부가 나서서 학생들에게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해주고 청년주거안정지원법을 제안하는 등 대안을 제시했다. 이밖에도 국립대학교 건물 부실 내진성능평가, 학교 석면 제거사업이 더딘 점을 다루는 등 안전문제를 지적했다.

전 의원은 정부 견제라는 일관된 기조를 유지했다. 그러나 반대를 위한 반대에 그치지 않았다. 정부가 변명하기 어려운 뼈아픈 점을 짚었다는 평가다. 태풍경보가 발효된 상태에서 전국교직원노조 상경집회에 참석한 지역 교육감들을 비판하거나 피감기관장들을 향해 '캠코더(캠프출신·코드인사·더불어민주당) 인사'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쉬웠던 점도 있었다. 국감 마지막날 처음으로 파행을 겪었다. 야당이 제기한 유 부총리 경력 부풀리기 의혹이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논란으로 번져서다. 야당이 "유 부총리에 이어 홍 원내대표도 우석대 겸임강사 경력을 부풀렸다"고 문제제기했고, 여당은 "이는 허위사실"이라고 응수했다. 이 때문에 차수를 변경해 다음날까지 국감을 진행했다.

무엇보다 '반쪽 국감'으로 전락한 이유가 있었다. 한국당의 '유은혜 패싱'을 이어갔다. 한국당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상대로 국감 첫날은 물론 마지막 종합감사 때도 질의하지 않았다. 장관을 인정하고 싶지 않더라도 '패싱'으로 일관한 점은 아쉬웠다. 장관을 옆에 두고 대답하는 박춘란 차관은 불분명하고 유보적인 입장을 주로 취할 수밖에 없었다. 유 장관은 긴장된 표정으로 말없이 앉아있는 시간이 길었다.

이찬열 교육위원장은 교육위 소속 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불편하고 이해하기 힘든 게 있었겠지만 다음 전체회의 때는 장관한테도 질문해주기를 위원장 명예를 걸고 부탁드리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