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예산 무단 이·전용하고도 '떳떳'한 법원

[the300]가족 동반 연수 지적에도 "실제 힐링목적 연수가 있을 수 있어서…"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 의원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뉴스1

대법원이 대법원장 공관 리모델링 과정에서 법원 예산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도 위법 사항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것이 드러났다. 법원이 직원 연수 예산을 가족 동반의 외유성 연수로 집행했다는 지적에도 법원행정처는 "실제 힐링 목적 연수가 있어서 그랬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법원이 대법원장 공관 리모델링에 예산을 불법적으로 이·전용해 국회 예산 심의권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채 의원은 "2016년 10월 대법원장 공관 리모델링 사업에 국회에서 10억원 예산이 확정됐다"며 "실제 입찰 공고는 20억원으로 내고 16억6000만원에 공사 계약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그는 "대법원에 6억6000만원을 더 쓴 것은 어디서 왔느냐고 질의했더니 예산을 이용(移用)·전용(轉用)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며 "법원이 예산 이·전용 개념도 제대로 못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 의원은 또 "국가재정법에 의하면 예산 전용은 기획재정부 승인을 얻어야 하고 예산 이용도 국회 승인을 얻어야 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래 목적도 내부 공사라고 국회에 보고됐는데 실제는 공관 외관에 고급 석재를 붙이고 창호를 붙이는 외관 공사를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법원은 부서 자체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하는데 법 위반이라는 사항을 자체 인지하지도 못하고 수긍도 안 한고 있는 것"이라며 "그동안 대법원이 얼마나 지금까지 예산을 써오며 개념없이 썼는가 우려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최재형 감사원장도 "문제점이 있다면 감사원이 감사할 사안"이라고 했다.

채 의원은 "감사원은 예전에도 대법원 예산의 불법 이·전용을 지적했다"며 "대법원 내부에 감사를 관장하는 부서가 없어 내부 통제 시스템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도록 회계 전문가들을 뽑아 자체 감사 능력을 갖추라"고 법원에 제안했다.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38년 된 대법원장 공관을 리모델링하려던 것"이라며 "법원도 (내부 통제 능력을) 갖추려 하고 있고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법원 구성원 연수 예산이 가족 동반 연수 등으로 낭비된다는 문제도 이날 지적됐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지난해와 올해 놀러가는 식의 직원 연수를 갔다. 연수도 아니고 여행이다"라며 "지난해 11월30일에는 일본 교토로 가족동반 연수를 떠났다"고 강조했다.

백 의원은 "서울중앙지법 국감에서 법원이 7억6000만원을 직원 연수로 쓴다는 문제제기가 있었고 감사원에서도 2014~2016년 감사 후 잘못된 집행을 지적했다"며 "집행 기준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졌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처장은 "개선하고 있다"며 "가족 동반 연수는 가족을 빼고 가면 인원이 부족할 수 있다"며 "실제 힐링 목적의 연수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원행정처장이 '그럴 수도 있다'는 태도로 하면 예산 집행이 제대로 되겠느냐"는 질타에 "문제있는 부분을 정확히 파악하고 개선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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