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작년보다 더 뜨겁게…기재위 국감 달군 '다스·MB'(종합)

[the300]국세청장, MB 과세·고발 첫 언급…제도개선 끌어낸 질의도 눈길

한승희 국세청장이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대한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 국정감사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 그리고 법원이 이 전 대통령을 실소유자라고 지목한 다스가 화제였다. 특히 여당 의원들은 국세청이 다스 차명주식에 증여세를 부과하고 이 전 대통령을 조세포탈범으로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승희 국세청장은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원론적 답변이지만 국세청이 이 전 대통령과 관련해 과세·고발 가능성을 언급한 건 처음이다. 

◇올해도 또 "다스는 누구 것?"=지난해 국감에선 '다스는 누구 것이냐'는 질의에 확답을 피했던 한 청장은 "법원 1심 선고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 소유"라고 답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7부는 지난 5일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실소유자라고 판시했다.

김정우 민주당 의원은 다스 최대주주인 이상은씨(이 전 대통령 형)에 대해 증여세를 매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씨가 보유한 다스 주식은 이 전 대통령이 증여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 

한 청장은 "세법상 증여 요건에 해당하는지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법정 다툼이 대법원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법적으로 과세가 가능한 지 내부적으로 따져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씨에 대한 증여세 과세가 확정되면 과세금액은 증여 시점을 기준으로 산출될 가능성이 크다. 증여 시점은 다스가 설립된 1987년이다.

한 청장은 이 전 대통령을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 전 대통령에게 제기된 31억원의 다스 법인세 조세포탈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에 대해 포탈금액을 5억원 미만이라고 판단했다. 특가법 대신 조세범처벌법을 적용 받는 사안이라 공소기각 결정을 했다. 조세범처벌에 수반돼야 하는 국세청 고발이 없었기 때문이다.

◇'국감의 정석' 질문들=국세청으로부터 제도 개선 답변을 끌어낸 질의도 있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초고소득자, 초대기업의 실효세율이 각종 조세 감면 혜택을 받아 가장 강력한 세율을 적용받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에 따르면 소득세를 가장 많이 내는 최상위 500명의 실효세율은 31.1%로 상위 501~1만명(31.8%)보다 낮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기준 구독자 10만명을 웃도는 유투브 채널이 1275개인데 유투버에 대한 과세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에 한 청장은 각각 "제도 검토 사항으로 건의할 사안은 (기획재정부에) 건의하겠다", "유투버 513명에게 납세 안내 신고를 했는데 자진신고 하지 않으면 세무조사할 수밖에 없다고 강력 시그널을 보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답했다.

◇'납세자의 시선에서'=국세청이 납세자 보호를 위해 세무조사 집행을 더욱 공정하게 해야 한다는 의원들의 지적도 쏟아졌다.

엄용수 한국당 의원은 "최근 4년간 조세포탈범에 대해 국세청에서 자체 무혐의로 처리한 부분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국세청이 납세자 길들이기용으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고 지적했다. 구간별, 외형별로 살펴보면 외형이 적을수록, 법인보다는 개인의 무혐의 처리비율이 높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엄 의원은 "조세범처벌법에 따른 조사 자체가 힘 없는 사람을 길들이는데 쓰인다는 비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 국세청장은 "겸허한 자세로 개선해나가겠다"며 "조세범칙 조사는 범칙심의위원회를 거치도록 되어 있다"고 밝혔다.

심기준 민주당 의원은 정기 세무조사 대상 선정에 국세청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심 의원은 "조사국이 대상자들을 선정해서 (본청에) 올리는데, 어떻게 선정했는지 객관적인 기준을 알 수 없다"며 "선정 업무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저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은 "세무조사도 문제지만 세무조사를 넘나드는 현장확인과 사후확인 세무조사나 다름없다"며 "여러 검증 제도에 대해 납세자 권리를 보호하겠다고 했는데 제대로 실천했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한 국세청장은 "신고내용 확인을 위한 현장확인은 지침사항을 위배하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다. 포괄적 자료 요구도 제한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세무조사를 위한 현장확인이나 사후확인은 세무조사에 의한 것이고 (납세자가) 대답할 의무가 있다면 명목이 어떠할지라도 세무조사로 본다고 하고 있다"며 "현장확인 출장증을 들고 나가면 납세자 입장에선 당연히 답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만큼 현장확인을 이런 식으로 나가면 안된다"고 언성을 높였다.

한 국세청장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어 국세행정개혁TF에서도 건의됐었다. 올해 7월부터는 (현장확인에 대한) 사무처리규정을 개정했다"고 해명했다.

비슷한 맥락으로 '성실신고 안내문'과 관련한 이종구 한국당 의원의 시정 요구도 있었다. 이 의원은 "국세청이 차세대 국세행정시스템의 빅데이터를 가지고 납세자들을 쪼아대고 있다"며 "국세청의 납세안내문을 보면 '주사업장 신고소득률이 평균소득률 대비 80% 미만'이라거나 '사업과 무관 비용을 경비처리하지 말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안내문의 뜻은 경비 제대로 들여보겠으니 제대로 신고하라고 하는 것인데 이건 위협이고 협박"이라며 "우위를 바탕으로 납세자를 압박하는 것이 선진세정이 아니"라고 질타했다. 안내문을 받은 납세자가 세무조사를 받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세무사와 상담하는 비용 역시 엄청나게 들어간다는 점도 지적했다.

◇살벌한 국감장에 핀 웃음꽃=온갖 질타와 추궁이 이어지는 국감장에서 박수가 터져나오고 칭찬이 이어지는 훈훈한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임성애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관(6급)을 참고인으로 불러 증언대에 세웠다. 7년간의 추적으로 악질적인 역외탈세 혐의를 적발하고 추징한 공로를 칭찬하기 위해서였다. 조 의원은 증언대에서 긴장한 모습을 보인 임 조사관에게 "칭찬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세웠다. 긴장하지 말라"고 긴장을 풀어줬다.

임 조사관은 "제가 아니라 누구라도 이 자리에 있었으면 그렇게 했을 것"이라며 "좋게 평가해주셔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에 조 의원이 "겸손하기까지 하다"고 재차 칭찬하자 국감장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일부 의원들은 양손을 높이 들며 '물개박수'를 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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