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전세 '희망고문'…"자격 갖춰도 매물없어"

[the300]제출서류 조건 까다로워 집주인·부동산 '찬밥' 취급…"청년전세는 하늘의 별따기"


#서울 소재 한 대학에 다니는 A씨는 얼마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청년전세임대주택 청약에 성공했다. 입주대상자가 직접 주택을 물색해야 하는 제도라 학교 주변 부동산을 죄다 돌아다녔지만 조건에 맞는 매물이 있는 부동산은 단 한 곳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대기번호 20번대를 받았다. 부동산 직거래 애플리케이션에서도 계약 가능한 매물을 3개 밖에 찾을 수 없었다. 그나마 대부분 지은지 오래되고 학교에서 먼 집들이었다.

#새 전셋집을 찾던 대학생 B씨는 부동산에서 ‘LH 청년전세’라는 말을 꺼내다 자주 면박을 당했다. 전세 보증금 7500만원 짜리 방을 겨우 찾아 계약하려 했지만 집주인이 갑자기 계약을 포기했다. LH에 제출해야 할 서류들이 부담이 된다는 이유였다. B씨는 결국 자신이 살던 기존 월세주택을 재계약했다. 

LH 청년전세임대주택은 시세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등 청년들이 전세주택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전세금 지원 한도액은 수도권 1억2000만원, 광역시 9500만원, 기타지역 8500만원이다. 한도액을 초과하더라도 초과분을 입주자가 부담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상자는 임대보증금 100만원(1~2순위)·200만원(3순위)와 연간 1~2%(1~2순위)·2~3%(3순위)의 임대료만 내면 된다. 최초 2년 계약을 할 수 있고, 2년 단위로 두 번의 재계약이 가능하다. 

그러나 입주 매물을 대상자가 직접 찾아야 하는데 실제 매물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대학가 특성상 전세보다는 월세 매물이 많다. 서울의 경우 1억2000만원의 지원한도액으로는 양질의 원룸 전세를 구하기 어렵다. 서울 외곽에서도 1억원 안팎의 전세집을 알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지원 한도액을 넘길 경우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도 청년들에게는 적잖은 부담이다.

이로 인해 입주 계약까지 성공하는 경우는 입주대상자로 선정된 이들 중 절반 수준에 그친다. 이후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관련 자료에 따르면 계약률은 2014년 58.3%, 2015년 55.0%, 2016년 46.6%, 2017년 50.0%로 지속 하락했다. 

임대인들에게 요구되는 까다로운 조건도 매물 부족 현상 요인으로 지적된다. 서류 준비가 까다롭고 집주인 설득이 어려워 LH 청년전세를 아예 취급하지 않겠다는 부동산이 적잖은 실정이다.

우선 대상 주택의 부채비율은 90% 이하여야 한다. LH가 권리분석 과정을 통해 이를 검증한다. 대상 주택의 월세나 보증금 현황도 정확히 기재해 제출해야 하는데 임대인 입장에선 소득 정보가 노출된다는 점에서 꺼릴 수밖에 없다.

LH와 국토교통부는 이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제출 서류 중 하나였던 ‘선순위 임차보증금 확인서’의 경우 2016년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로 대체했다. 또 8년 이상 장기계약을 맺는 집주인에겐 집 수리비를 최대 800만원까지 지원하는 당근책도 제시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선 여전히 선순위 임차보증금 확인서를 요구하고 있는데다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를 통해서도 불법건축 여부 등이 드러나 집주인에게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는 실정이다.

이 의원은 “그동안 정부의 주거정책에서 소외돼 온 1인 청년가구의 특수한 주거 수요를 반영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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