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영 헌법재판관 후보 "사법농단 수사영장 기각, 비난 어렵다"

[the300]與 추천 헌법재판관 후보 국회 인사청문회…자녀 위장전입 질타에 "妻가 한 것, 송구스러워"

김기영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수사 영장이 대부분 기각되는 데 대해 여당에서 추천한 김기영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0일 이를 비난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국회 본청에서 실시한 인사청문회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사건에 관해 말씀드리기 부적절하다"며 "통계(영장 발부율)이 낮다고 일방적으로 비난할 수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법농단 수사 관련 영장 208건 가운데 90%가 기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그런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법관은 개개 사건에 관해 기록을 열심히 보고 자기가 판단한 바에 따라 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후보자는 사법농단 사태에서 헌법재판소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묻는 질의에도 "헌법재판소는 법원과 기본적으로 독립된 기관들"이라며 "이 사건들이 헌재로 오기 전까지 특별히 어떻게 할 수 없다"고도 말했다.

김 후보자는 사법농단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파견 판사가 헌재의 평의 내용을 대법원에 지속적으로 보고한 문제에 대해서도 "평의 내용을 유출한 사건이 이례적인 것인지 상시적으로 있던 것인지에 대해 우선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일반 판사들 사이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바람직한지 여부에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대법원 차원에서 어떤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판사의 헌재 파견 제도에 대해서도 그는 "반드시 문제가 있다고 해서는 안 된다, 단적으로 이야기하긴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헌재에 파견된 법관들이 연구를 위해 필요한지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가장 좋은 재판을 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기본 전제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의 자녀 위장전입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문재인정부의 7대 인사 부적격 기준에 위장전입이 포함되는 만큼 이에 대한 야권의 공세가 거셌다.

청문위원들이 총 4번의 위장 전입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김 후보자는 "제가 몰랐던 부분도 있고 처가 했던 부분"이라며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들의 도덕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 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 일에 몰두하다 보니 가족이나 거주지 전입 신고 문제에 있어 잘 살피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도 밝혔다.

그는 대전지방법원 논산지원 판사 시절인 2001년 서울로 첫번째 위장전입을 시도했다는 문제 제기에 대해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를 입학할 나이가 돼 사립초교에 입학하기 위해 서울에 전입이 돼 있어야 요건이 된다고 해 옮겼다"며 "첫번째 건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뒤이은 두번째 위장전입 문제에 대해서도 "둘째 아이의 사립학교 추첨을 위해서였다"며 "사립학교에 보내는 것은 부부가 상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두 아이 모두 입학생 추첨에서 떨어져 주소지를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의 배우자가 모친 회사에 비상근 직원으로 일하며 연 평균 6000만~7000만원을 받아갔다는 의혹도 청문 과정에서 제기됐다. 이에 대해서도 김 후보자는 "국민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 문제 등 인권과 관련된 일부 현안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그는 지난 7월 헌재가 형사 처벌된 양심적 병역 거부자 구제 입법 의무가 국회에 없다고 결정한 데 대해 "헌재가 현명한 판단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체 복무 기준에 대해서도 국회에서 의원들이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위선양을 한 예체능 인사들에 대한 병역 특례 논란에 대해서도 "요즘 방탄소년단(BTS)이 국위선양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그런 부분을 고려해 좋은 방향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동성애와 관련된 입장을 묻는 질의에는 "그 부분은 개인의 성적 지향이기에 의견을 말씀드릴 수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동성혼에 대해선 "현재 헌법이나 법률로도 인정이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찬반 논의를 계속 진행해 좋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낙태죄 폐지 논란에 대해서는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 결정권이 충돌하는 문제로 현재도 논쟁이 있는 것을 안다"며 "논의를 반영해 헌법재판관이 된다면 좋은 결론을 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 난민 문제에 대해서는 그는 "기본적으로 지나친 동정은 안 된다"며 "구체적으로 난민 수용에 어떤 자세를 취할 것인가에 더 다양한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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