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부자 세금 덕에 나라곳간 24조원 남아…예산 낭비는 여전

[the300][내 세금 어디에? 어떻게?]①21일 국회 결산 심사 개시…올해도 20조 세수초과, 내년 예산 편성 숙제

편집자주  |  세금 고지서는 언제 어디서든 나를 찾아오지만 내가 낸 세금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쓰였는지는 알기 어렵다. 국회는 지난 2003년부터 정부 예산의 수입과 지출에 대한 결산 제도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10여 년 간 부실심사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국회 예산결산특위와 예산정책처 등의 분석을 통해 지난해 내가 낸 세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알아봤다.
24조원. 지난해 걷은 세금에서 나라 살림에 쓴 돈을 제한 액수다. 균형재정 관점에서 볼 때 나라곳간에 남은 돈 치고는 엄청난 규모다. 필요하지 않은 세금을 그만큼 더 걷었거나 필요한 곳에 돈을 제대로 못 썼다는 의미다. 

경기가 선방한 덕도 있지만 정부의 세수 추계가 부정확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특히 올해도 20조원 안팎의 세수 초과가 예상된다. 정부의 내년 예산안 편성과 국회 심사를 앞두고 정교함이 요구된다. 

지난해 정부는 일자리를 만들고 복지를 강화하기 위해 이전보다 많은 돈을 썼다. 그러나 고용상황은 개선되지 않았고, 양극화도 심화됐다. 예산 집행 과정에선 부실사업에 쓴 낭비나 예산을 편성하고도 쓰지 않은 불용액도 적잖았다.

◇부자가 채운 나라곳간 = 2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정책처 등에 따르면 2017회계연도 총수입 결산 규모는 430조6000억원으로 2016년보다 28조8000억원 증가했다. 총지출은 전년보다 21조6000억원 증가한 406조6000억원으로 수입이 지출보다 24조원 많았다.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했는데 국세 수입은 추경 대비 14조3000억원이 초과징수된 265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로는 22조8000억원이 늘었다. 경제성장률이 3.1%로 경기가 선방하면서 전반적으로 세금이 잘 걷혔지만 대기업과 고소득자 의존 비중이 높았다. 

법인세는 전년 대비 7조1000억원을 더 걷었다. 부동산 등 자산 시장 호조로 소득세는 6조6000억원, 상속·증여세 1조4000억원이 증가했다. 

◇추경하고도 3.5조 불용=문재인 정부는 국민 세금을 일자리 창출과 복지 분야에 집중해 썼다. 총지출 대비 비중이 가장 큰 분야는 보건·복지·고용 분야로 지출 규모가 131조3000억원, 전체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2.3%에 달했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전년보다 10% 이상 증액해 20조원 가까이 일자리 예산을 썼지만 고용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 청년(15~29세) 고용률 목표를 47.7%로 잡고 예산을 집행했는데 결과는 42.1%에 머물렀다. 전체 고용률(66.6%)에 비해 턱없이 낮다. 

예산 집행의 효율성에 있어서도 문제가 적잖았다. 복지 예산에선 집행의 과오납이 지적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정부가 맞춤형 복지사업 추진 과정에서 69조3000억원의 현금 급여를 집행했는데 부정수급이나 과오납 발생이 여전히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낭비와 불용 사례도 다수 지적됐다. 일례로 통일부는 북한인권재단 운영사업에서 재단이 출범하지도 않았는데 2389㎡ 규모의 사무실 임대차 계약(5년간 42억원)을 맺어 지난해에만 4억원의 임대료와 관리비를 냈다. 텅빈 사무실을 운영하느라 2016~2018년 동안 총 19억7400만원의 경비를 써 국가재정 손실을 초래했다.

◇또 초과세수, 균형재정 예산편성 숙제=극심한 초과 세수나 예산 낭비 등을 막기 위해서는 국회의 결산이 중요하다. 2003년 국회법 개정으로 2002회계연도부터 국회는 결산 심사와 승인을 해왔다.

그러나 그동안 비효율적 심사체계, 심사능력 전문성 결여 등 국회의 결산심사 부실 문제는 꾸준히 지적돼 왔다. 결산은 내년 예산 편성의 출발점이다. 결산안은 이달 말까지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돼야 한다.국회 각 상임위원회는 이날 일제히 결산 심사를 개시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도 곧 종합심사에 들어간다. 

이날 결산 심사에서는 올해도 예상되는 20조원 안팎의 세수 초과 문제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획재정위 결산 회의에서 “세수 초과가 일어났다는 것은 예상 밖으로 경제가 좋아서 더 거뒀다기 보다 애초에 추계를 잘못한 것”이라고 정부를 질타했다. 같은 당 김경협 의원은 “추가 세수가 실질적인 투자로 이어지지 않을 때 악순환이 계속 되는 것”이라며 “추가분 만큼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등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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