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청소년 처벌하면 음주 청소년이 줄어들까

[the300][이주의법안] "고의 신고한 청소년 처벌해야"…"근본 대책 마련해야"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서울 서초구갑)이 발의한 청소년 보호법 개정안을 두고 의견이 갈린다. 업주들의 억울한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의견과 청소년 문제는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주장이 대립한다. 지난해 전국을 달궜던 '소년법' 개정을 둘러싼 논란과 비슷하다.

현행법에서는 청소년이 신분을 속여 주류를 구입·음용해도 아무 처벌을 받지 않는다. 소속 학교의 장 및 친권자에게 사실을 통보하는데 그친다.

반면 판매자는 처벌을 받는다. 현재 만 19세 미만의 미성년자에게 술을 파는 경우 업주는 청소년 보호법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식품위생법에 따라 행정처분도 받는다. 1차 적발 시 영업정지 2개월이지만, 3차에는 영업소 폐쇄다.

술을 산 사람이 청소년인지, 또 식당에서 청소년이 술을 마시는지를 확인할 의무는 업주에게 있다. 이 때문에 부모나 직장 동료와 함께 온 19세 미만 청소년이 어른 허락을 받아 술을 마셔도 책임은 업주가 져야 한다.

적발되는 업체 대부분이 영세 자영업자들이다. 이노근 전 새누리당 의원이 2015년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5년 10월까지 적발된 청소년 주류 판매 업소 1531개소 가운데 72.8%가 일반음식점이다. 편의점·수퍼가 25.7%, 단란주점이나 유흥업소 등은 1% 미만이다.

2개월의 영업정지는 자영업자에게 치명적이다. 이와관련 지난 1월 한 자영업자는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청소년 때문에 장사하기가 너무 힘들다"며 "신분증 검사를 엄하게 해도 몰래 청소년이 합석해 술을 마시고 나간 뒤 신고하면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청원글 내용처럼 법의 허점을 악용하는 청소년들도 많다. 한국외식업중앙회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미성년자에게 주류를 판매했다가 적발된 3339개의 업소 중 청소년들이 고의로 신고한 경우가 78.4%에 달했다.

이에 청소년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라도 처벌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술을 구매한 청소년들은 학교 내·외의 봉사, 심리치료 및 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특별교육 이수 등을 받는다.

국회 안팎에서는 반대하는 의견도 많다. 청소년은 보호의 대상이라는 원칙에 입각, 통제와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청소년 인권 전문가인 김광민 변호사(부천시청소년법률지원센터 소장)는 규제와 통제가 청소년 계도에 진정한 도움이 있는지를 짚어봐야 한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역사적으로 한국 사회의 청소년 문제는 규제와 통제 일변도였다"면서 "하지만 문제가 항상 악화하기만 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청소년은 물론 우리 사회에도 긍정적 측면이 없는 만큼 관점을 바꿔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 처벌이 '고의 신고'를 줄일 수 있지만 청소년 음주를 막는 근본 대책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한 국회 보좌관은 "개정안이 통과돼도 고의 신고만 줄어들 뿐, 청소년의 음주는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정교한 신분확인 절차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법안을 심사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관계자 역시 "봉사, 심리치료 등 낮은 수준의 처벌이라고 하더라도 청소년들의 미래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며 "청소년기의 일탈을 문제삼아 낙인 찍는 것이 사회가 가야 할 방향은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또 "오히려 고의로 청소년이 신고한 업장에 대해 영업정지 처분을 경감하는 등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자영업자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누군가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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