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라인 정의용-'복심' 윤건영…미·북 대화 접점 찾을까

[the300](종합)文대통령, 대북특사단 5-6일 파견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은 정의용(사진 왼쪽) 국가안보실장과 서훈(사진 오른쪽) 국정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등을 포함한 대북 특사단 5명을 파견키로 했다고 청와대 윤영찬 홍보수석이 4일 오후 밝혔다. 또, 대북 특사단은 5일 1박 2일 일정으로 파견키로 했다. 2018.03.04. photo@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에 처음 도전한 2012년, 11월 어느 인터뷰에서 “윤건영씨가 왜 배석하면 안 되느냐”고 반문했다. 당시 안철수 무소속 후보측과 치열한 단일화 협상중이었다. 안 후보 측은 윤건영 보좌관이 협상장을 지키자 그가 협상단이 아니라고 반발했다. 문 대통령은 관련 질문에 “(걸림돌이 된다면) 빼면 되지만, 배석해선 안될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했다. 윤 보좌관에 대한 신임을 드러내는 일화로 각인됐다.

4일 발표된 대북특별사절단에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포함됐다. 비서관급으로, 실무진을 제외하면 직급이 가장 낮지만 문 대통령의 지근거리 복심이란 점에서 가장 주목된다. 윤 실장은 국민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2003년부터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했다. 2007~2008년 정무기획비서관을 지냈는데 이때 윤 실장에게 임명장을 준 사람이 당시 비서실장이던 문 대통령이다.

2012년 문 대통령이 총선출마로 정치를 시작하자 그를 보좌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7년째 의원 보좌관, 당대표 특보, 대선캠프 상황부실장 등을 맡아 문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다. 문 대통령이 출근 후 처음 갖는 티타임 회의에도 참여한다. 이른바 실세로 힘이 쏠릴 법하지만 윤 실장은 특유의 겸손으로 몸을 낮춘다. 대중에 자신을 드러내는 법도 없다.

그는 특사단에 포함돼 문 대통령 핵심 측근임을 재확인했다. 윤 실장의 평소 업무 스타일로 봐선 평양에서도 충실한 기록자이자 증언자로, 방북 상황을 가감없이 문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특명’을 받았을 거란 관측도 있다. 윤 실장을 제외한 면면은 당연한 결과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단장 격)으로,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 실장 등 4명의 단원과 5명의 별도 실무진 등 10명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수석으로 한 대북특별사절단을 평양으로 파견한다고 4일 청와대가 밝혔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왼쪽부터)을 수석으로 한 대북특별사절단은 서훈 국정원장과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을 단원으로 실무진 5명이 포함됐다. (뉴스1DB/윤건영 페이스북) 2018.3.4/뉴스1

정 실장, 서 원장은 각각 장관급이다. 청와대는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특사로 방남한 데 답방하는 의미라고 규정했다. 김 부부장은 이른바 백두혈통(김일성 후손)으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최측근이다. 그에 걸맞은 중량감을 고려한 것이다.

둘째 실무적 의미다. 정 실장은 현 정부 외교라인에서 미국과 가장 긴밀히 소통해왔다. 북한 뿐 아니라 미국도 설득할 수 있는 인물이다. 서 원장은 북한통이다. 국정원 대북담당 3차장이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막후에서 뛰었다. 정 실장, 서 원장은 문 대통령이 각각 방남한 김여정 특사,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났을 때도 배석했다.

국정원에선 서 원장 외 대북 업무를 하는 김상균 2차장이 함께 간다. 통일부는 조명균 장관 대신 천 차관이 포함됐다. 외교부가 빠져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 실장은 북미, 또 한미관계에 핵심 역할을 해왔고 서 원장은 오랫동안 남북 대화를 주도해온 전문가”라며 “통일부에선 남북대화 경험이 많은 천 차관이 포함돼 (장관 부재가) 보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윤 실장은 상황 관리와 정 실장 보좌 측면에서 포함했다”고 말했다.

특사단은 ‘핵동결 입구 - 비핵화 출구’라는 대북 해법의 출발점에 섰다. 이를 위해 북·미 관계에 전환점을 가져와야 한다. 한쪽엔 특사단 운신의 폭이 좁을 거란 비관론이 있다. 미국이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비핵화를 내세우고, 북한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다른 쪽엔 조심스런 기대감도 있다. 북한이 대화의 ‘판’을 깨지 않으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 최고위급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들어보는 게 이번 방북의 목표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일단 탐색적 의미로 규정한 셈이다. 지나친 기대감을 경계하는 뜻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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