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남북행사 '밀었다 당겼다'... 北 속내는···

[the300]"올림픽 이후 남북관계 주도권, 북미관계 유리한 흐름 위한 포석"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지난 28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제공) / 사진 = 뉴스1


북한이 다음달 4일 금강산에서 진행키로 했던 남북 합동문화공연을 취소하겠다고 우리측에 통보하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합의한 남북 공동행사가 차질을 빚고 있다.


북한은 지난 29일 발송한 통지문에서 남측 언론이 자신들의 경축행사인 건군절(인민국 창건 기념일)에 시비를 걸어 행사를 취소한다고 알려왔다.


지난 19일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의 방남 일정을 하루 늦추면서는 아무런 사유를 달지 않았지만 문화공연 취소와 관련해선 자신들의 입장을 명확하게 전달한 것이다.


우리 정부는 30일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공연 취소 방침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데 대한 우리 입장을 전통문을 통해 발송할 예정이다. 공연 전까지 시일이 얼마 남지 않았고 북측이 취소 사유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 만큼 문화공연이 성사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관심은 북측의 이 같은 행보에 어떠한 의도가 있는지와 북한 예술단의 남측 공연 등 다른 행사들은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여부다.  


남북은 31일 마식령스키장에서 1박2일 남북공동훈련을 갖기로 했고 북측 예술단은 다음달 8일과 11일에 강릉아트센터와 서울국립극장에서 공연을 한다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합동공연을 제외한 나머지 행사들은 예정대로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당국자는 "현재로선 스키훈련과 관련해 북한이 별다른 통지가 없으며 (우리 정부는) 남북간 합의사항을 예정대로 이행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남측 선발대는 지난 23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마식령스키장과 주변 시설을 점검했다. 북한 예술단의 남측 공연도 일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북한이 사안별로 각기 다른 태로를 취하는 것은 평창올림픽 이후 남북관계에서 주도권을 잡고 체제유지에 절대적 영향력을 끼치는 대미관계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번 합동공연 취소는 북측 주장대로 우리측 언론 보도에 대한 불만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을 것"이라면서 "순항하는 남북관계에 '브레이크'를 걸면서 올림픽 이후 북미관계에서 유리한 흐름을 만들기 위한 의도도 담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미 국방부는 지난 25일(현지시간) 평창 동계올림픽 직후 한미군사훈련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케네스 맥켄지 미 합참 본부장은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한미군사훈련을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중단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훈련을) 중단하지 않았으며 올림픽 기간과 겹치지 않도록 일정을 조정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는 평창올림픽보다 건군절이 더 중요한 행사"라면서 "문화공연 취소는 남측 일부 언론의 건군절 보도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평창올림픽 이후 남북관계에 대한 기싸움의 성격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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