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세종병원 천장에는 왜 스프링클러가 없었을까?

[the300] 현행 '소방시설법' 상 11층 이상·연면적 5000㎡ 이상 건물에만 의무 설치

26일 오전 7시 32분쯤 대형 화재가 발생한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 병원 전체가 불에 타지 않았지만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화재 당시 내부에서 창문을 통해 비상탈출할 때 사용된 구조대가 걸려 있다. /사진=뉴스1

응급실에서 시작된 화재로 4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남 밀양의 세종병원 천장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현행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근린생활시설은 연면적이 5000㎡ 이상이거나, 수용인원이 500명 이상일 때만 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5층짜리에 연면적 1489㎡ 규모인 세종병원은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다. 소방 관계자 역시 "세종병원은 건축면적에 따르면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세종병원 송병철 이사장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건물 면적상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 아니"라며 "소방점검을 꾸준히 받았다"고 주장했다. 연면적 5000㎡가 되지 않는 중·소형 병원들은 여전히 화재 위험에 노출된 셈이다.

그렇다면 의료시설 중 스프링클러 설치가 필수인 곳은 어디일까. 의료시설 중 규모와 관계없이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된 시설은 요양병원 뿐이다. 이 역시 2014년 5월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 이후 개정됐다. 

보건복지부는 2014년 5월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로 2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모든 요양병원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했다. 

2014년 7월 발표된 '요양병원 안전관리 방안'은 요양병원의 경우 면적에 상관없이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 하고 있다. 신규 요양병원은 물론 기존 요양병원에도 적용됐다. 기존 요양병원은 비용 부담 등으로 올해 6월까지 유예기간을 줬다.

이날 화재가 난 세종병원과 이웃한 세종요양병원 역시 유예기간에 맞춰 스프링클러 설치 작업이 진행중이었다. 소방 관계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한 관계자는 "현행 소방시설법으로는 제2의 밀양 참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관련 법안 개정에 대해 상임위 차원에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 기준 소방본부는 사망자 수가 39명, 경찰은 4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불과 4시간 전 6명이었던 사망자 수는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부상자는 131명으로 집계됐는데 이중 긴급환자가 10명, 응급이 8명, 비응급이 131명이었다.


 
  • 법안
  • 팩트체크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