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도 못말리는(?) '사짜의 전쟁'

[the300][런치리포트-사짜의 전쟁②]10년 묵은 세무사-변호사 자격 전쟁…국회서 기재위 vs 법사위 '대리전'

해당 기사는 2017-11-29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런치리포트 매거진 보기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 앞에 변호사들이 떼지어 찾아왔다. 이날 법사위 법안심사제2소위원회에서 논의하는 세무사법 개정안 때문이다.


이날 안건 세무사법 개정안은 결국 부결됐다. 내용은 매우 단순하다. 세무사 자격을 법으로 명시한 현행 세무사법 제3조 중 제3항 ‘변호사의 자격이 있는 자’를 삭제하는 내용이다. 만일 이 조항이 삭제되면 세무사 자격은 기획재정부장관이 실시하는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자만 가질 수 있게 된다.


세무사법 제3조3항 때문에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면 자동으로 세무사 자격을 동시에 갖게 된다. 변호사들은 이 조항에 근거해 기장 등 세무 대리 업무부터 조세와 세법 관련 소송 사건까지 전부 맡을 수 있다. 세무업계에서는 세무대리 시장을 변호사들과 나눠 가져야 하는 만큼 반발이 심한 조항이다.


이 개정안은 10년째 국회에 계류돼 있다. 변호사 출신이면서 국세청 과세적부심사위원 경력이 있는 4선의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대 국회 시절인 2007년 처음 발의한 이후 매 회기마다 재발의하고 있다. 개정안은 매번 임기 동안 법사위 이상 넘어가지 못하고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 의원은 법안 제안설명에서 “합리적 이유 없이 변호사자격 취득자에게 부당한 특혜를 주는 것”이라며 “세무 분야 전문성을 높이고 소비자들에게 고품질의 세무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변협은 모순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날 김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법안심사2소위에 출석, 세무사법에서 제3조3항을 삭제할 경우 같은 법 제20조, 제22조 등과의 충돌이 일어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무사법 제20조에서는 변호사는 세무사 외에 세무대리 업무를 할 수 있는 예외로 규정하고 있다. 제22조는 세무사 자격이 없으며 세무대리를 할 경우 처벌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즉 제3조3항만 없앴을 경우 제20조에서 변호사를 세무대리 업무를 할 수 있는 경우로 규정한 만큼 처벌 대상이 되는 모순이 생긴다는 주장이다.


세무사와 변호사의 대결 못지 않게 기획재정위원회와 법사위의 대리전이란 시각도 있다. 10년 동안 계류됐던 법안에 대해 세무사법 소관 상임위인 기재위가 본회의 부의를 요청하자 변호사 출신 의원들로 구성된 법사위에서 제동을 거는 모양새 때문이다.


서범석 대한변협 대변인은 머니투데이 the300과의 통화에서 “국회가 세무사법 개정안 소위 심사를 생략하고 본회의에 상정하려는 것은 특정 단체의 입김이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세무사 자격과 관련된 법 개정은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2011년 세무사 출신 백재현 당시 민주통합당 의원(현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공인회계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 자격 부여를 폐지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는 결국 국회를 통과해 공인회계사 업계와 세무업계의 국회 대리전에서 세무업계가 승리한 것이라는 평가를 낳기도 했다.


세무사법 개정안에 대한 이번 국회 논의를 계기로 또 다른 묵은 역할 논쟁인 변호사-변리사간 갈등에도 다시 관심이 쏠린다. 변리사법에 비슷한 근거법이 있어서다. 변리사법 제3조 2항도 현행 세무사법 제3조2항처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면 자동으로 변리사 자격을 가질 수 있도록 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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