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널뛰는데..손놓은 소관부처

[the300]책임 떠넘기며 투기 방치..무조건 규제 어려워 與 신중검토

임종철 디자이너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버블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소액투자자들이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 위험은 물론 사기 피해도 우려된다. 하지만 관계당국은 별다른 규제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 걱정을 키운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가상화폐 관련 규제를 보유하고 있는 부처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비트코인 투자 과정을 검증하는 부처는 사실상 없다. 비트코인 가격은 영국 기준으로 이날 오후 3시(한국시간) 9988달러를 기록, 1만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동일 시간 한국 가격은 1148만원이다. 전날 처음 1000만원을 넘기고도 고공 비행 중이다. 올 들어 가격 상승률이 850%에 이른다.

 

비트코인은 실체가 없는 가상화폐다. 가격 급등과 함께 거품이 순식간에 꺼지면서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만약 급락이 현실화된다면 국내 투자자들의 피해가 상당할 수밖에 없다. 전세계 비트코인 거래량에서 원화 비율이 약 10%에 이르기 때문이다. 일본 엔화(59%), 미국 달러(24%)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비트코인은 주식과 달리 24시간 거래되는 만큼 사실당 투기세력이 매력을 느낄만 한 모든 요소를 갖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이를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27일 서울 여의도 코인원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한 시민이 시세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많은 관심과 함께 과열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2017.11.2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정이 이런데 관계당국은 관리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는 아직 가상화폐 자체가 제도적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는 만큼 투자자가 개별적으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역시 전자상거래법으로 비트코인을 규제하는데 소극적이다. 기본적으로 투기성 투자이므로 공정위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며 한발 물러서 있다.

 

금융당국과 규제당국이 관리 책임을 놓고 뭇매를 맞는 가운데 과기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상화폐 거래소의 보안 문제에 대해 관리감독해야 하는 의무가 과기부 소관인 정보통신망법에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과기부는 정보통신망법상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거래를 전면적으로 불법으로 규정하지 않으면 규제에 나서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거래소들이 불법 규정 여부를 떠나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영업행위를 하고 있는 만큼 기본적으로 법 상 근거에 맞는 영업을 하는지를 소관 부처가 최소한의 확인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도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과기부와 방통위는 최근 가상화폐거래소에 대한 합동 점검을 실시했다. 사실상 규제의 예비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8일 국무회의에서 "가상 통화가 투기화되고 있다"고 발언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규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국내서 규제한다 해도 해외 사이트에서 얼마든지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금의 해외 쏠림만 불러올 수 있다는 거다. 여당이 고민하고 있는 지점도 이와 맞닿아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무조건적인 규제보다는 거래소를 제도권화하고 차차 관리범위를 넓혀가는 방식이 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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