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수사 '불똥'에 앞당겨진 '검경 수사권 조정'…검찰 압박용?

[the300]국회 법사위, 검경 수사권 조정안 29일 심사 착수…'보여주기식' 그칠 것 전망도

금태섭 국회 법사위 1소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1소위원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이날 법사위 1소위에서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등에 대해 논의한다. 2017.11.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드디어 국회 논의 테이블에 오른다. 당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가 마무리된 후 후속 과제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근 검찰 사정 칼날이 여야 정치권으로 향하면서 검찰 권력에 대한 견제 목소리가 커진 탓에 검경 수사권 조정의 타임 테이블이 당겨지는 분위기다.

27일 국회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는 29일 법안심사제1소위를 열어 검경 수사권 조정에 관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심사에 들어간다. 우선 법사위 여당 간사인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을 두고 검경 수사권 조정에 관한 쟁점 정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금태섭 의원이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범죄에 대한 직접적인 수사는 경찰에 부여하되 경찰에 대한 검찰의 수사지휘권은 유지해 경찰의 권한 남용을 견제하는 내용이다. 또 경찰비리 등 경찰이 수사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사건이나 단기적에 집중적인 역량이 투입돼야 할 경우 예외적으로 검찰이 직접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하나 관할 고등검사장의 승인을 얻어야만 수사 개시를 할 수 있게 했다.

'금태섭안(案)'은 검찰이 독점한 수사권·기소권을 분리하는 데 핵심인 검찰의 수사지휘권 폐지에는 이르지 않고 있지만 검찰의 수사권 행사에 견제 장치를 둔다는 점에서 검찰 권력 남용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또 경찰의 수사권 독점을 야기할 수 있는 급진적인 수사권 조정에 부정적인 목소리가 적지 않아 현실적인 측면에서도 타협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 논의의 필요성은 국정감사 등 정치권에서 꾸준히 제기된 문제다. 그동안 검찰 개혁의 초점이 공수처 설치에 맞춰지면서 자칫 수사권 조정이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검찰 권력의 분산 측면에서 공수처가 또다른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이 될 수 있다는 반박이 나오는 반면 검경 수사권 조정이 검찰 개혁을 위한 핵심 과제라는 시각도 강하다.

여기에 최근 검찰을 둘러싼 정치권 간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부분 때문에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가 탄력받는 분위기다. 검찰이 문재인정부 청와대 인사를 겨누는가 하면 국가정보원 특별활동비 상납 비리 수사를 여야 정치권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검찰 개혁 압박 카드를 늘리는 차원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검찰이 청와대나 여권의 통제 범위에서 벗어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 역시 공수처 설치는 물론 검경 수사권 조정까지 꺼내들어 검찰에 경고 신호를 보내려 한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법사위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도 가능한 모든 카드를 올려놓겠다는 뜻이 있는 것 같다"며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에 관한 기류를 전했다.

그러나 검경 수사권 조정이 국회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보일 수 있을 지에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이미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한 공수처 설치 법안조차 전혀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검경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는 검경 수사권 조정까지 더해지면 혼선만 늘어난다는 우려가 나온다. 따라서 검경 수사권 조정이 여야 정치권의 '보여주기식' 논의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특히 최근 자유한국당이 공수처 설치 논의에 앞서 검경 수사권 조정을 전제 조건을 내걸어 공수처 설치를 저지하려는 노림수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법사위 소속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당은 공수처는 결사반대, 검경수사권조정은 찬성"이라며 "둘 다 검찰 개혁 과제인데 왜 후자만 하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쉬운 것을 마다하고 어려운 것을 우선하자는 것은 여러 노림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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