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역할 바뀐 국감, 주인공은 "나야 나"

[the300][런치리포트]2017년 국정감사 결산(하)

[국감스코어보드-정무위(종합)]여야 역할 바뀐 정무위



적어도 2017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여야가 맞바뀌었다는 말에 반박하기 어려울 듯 하다. 전열을 가다듬은 여당은 야성을 뽐내듯 피감기관을 몰아쳤다. 반면 야당의 공세는 기대에 못 미쳤다. 여야 충돌이 사실상 사라진 상황에서 정무위 국감은 문재인정부를 비판하는 야당의 피켓 소동이 벌어진 30여분을 제외하고는 단 한 차례의 파행 없이 국감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박선숙 국민의당 의원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은 더(the)300 자체 스코어보드 평가는 물론 여야 보좌진과 피감기관에서 뽑은 정무위 국감의 가장 빛난 별이었다. 민주당 제윤경, 국민의당 채이배, 김관영,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 등도 국감 내 성실한 자료준비와 국감 태도, 예리한 질의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특유의 한 방이 없었다는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시종 날카로운 질의와 촌철살인의 유머로 국감 분위기를 주도했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의 패기와 깊이가 조화된 질의와 김선동 한국당 의원의 내공도 인상적이었다. 복잡한 당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감에 나선 유의동 바른정당 의원의 질의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김해영 민주당 의원도 패기로 국감장을 채웠다. 김성원 한국당 의원은 야당 다운 예리한 견제능력을 과시했다.

이학영 민주당 의원은 이전 정부 실정에 대해 공세로 일관한 민주당의 전열을 다듬으며 현장 지휘관 역할을 충실히 했다. 김용태 바른정당 의원도 특유의 감성으로 인상적 활약을 펼쳤다.

이진복 정무위원장은 파행이 없는 국감의 일등 공신이었다. 위기때마다 조율을 유도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노련한 정치력을 발휘했다. 증인으로 나온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 겸 GIO(글로벌투자책임자)는 구글 등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과의 대결에 대한 비장미를 뽐냈다. 김상조 위원장은 명실상부 국감장의 감초였다. 때로는 사과로 때로는 전문성으로 유려하게 첫 국감을 넘겼다.

 
[국감 스코어보드-교문위(종합)]'프레임' 싸움 속 정책대안 제시한 의원은 누구?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김병욱(더), 박경미(더), 안민석(더), 전재수(더), 손혜원(더), 조승래(더), 노웅래(더), 유은혜(더), 곽상도(자), 나경원(자), 전희경(자), 이은재(자), 염동열(자), 이장우(자), 조훈현(자), 유성엽(국), 송기석(국), 장정숙(국), 이동섭(국), 김상곤(피감기관), 도종환(피감기관), 조희연(피감기관)

*국감 총평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 1야당인'신적폐'와 '구적폐' 프레임싸움이 주를 이뤘다. 민주당은 '블랙리스트' 등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잘못 행해진 국정운영에 대해 지적했고 한국당은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한 적폐청산은 또 다른 적폐를 낳는다며 맞섰다.

지난 12일 세종시 교육부 청사에서 열린 교육부 국정감사는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최대 이슈였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 등 여당 의원들은 전날 국정 역사교과서 진상조사위원회 발표를 토대로 "2015년 역사교과서 국정화 의견수렴 당시 마감 전날 찬성 의견이 무더기로 접수됐다"며 "온라인을 통한 또 다른 '차떼기 여론조작'"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가 국정화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공개했다.

민주당이 기세를 잡아가는 가운데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은 교육부가 최근 부총리 직속으로 설치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의 편향성 등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며 맞섰다. 또 역사교과서 국정화 여론조사 과정에서 '반대'표도 조작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국정화에 대한 여론조사 설문지 원본에 대한 열람을 요구하며 맞선 한국당의 방어는 나름의 성공을 거뒀지만, 국감은 결국 '파행'했다.

다음날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는 전반적으로 의욕에 비해 성과는 크게 나지 않은 국감이었다. 블랙리스트 관련 공방도 재탕수준에 머물렀다. 이러한 가운데에서도 새로운 팩트를 발굴하려는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빛났다. '조윤선 화장실'로 언론을 장식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국회의 견제 기능을 강조하며 국립극장 리모델링 사업과 관련 적폐를 지적한 장정숙 국민의당 의원 등이 돋보였다.

이어진 산하기관 국감에서는 일감 몰아주기, 인증부실 등 문화·체육·예술계에 뿌리내린 유착 관계를 파헤치며 나름의 정책국감으로 흘렀다. 청각장애인 올림픽인 데플림픽 출전선수들에게 주목한 박경미 민주당 의원, '셀프과제'수행을 지적한 이은재 의원, 콘텐츠진흥원과 업체, 교수 간의 유착 의혹을 제기한 김세연 바른정당 의원 등이 두루두루 활약했다.

교육청을 상대로 한 국감에서는 감사 하루 전날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신뢰도가 떨어지는 보도자료를 발표하며 한국당 의원들이 기세를 잡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신뢰도가 떨어지는 자료를 토대로 방어에 나선 '눈물겨운'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양당의 공방 속에서 초중고교의 실내 미세먼지 실태, 석면 문제 등 정책감사를 수행한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돋보일 수밖에 없었다.

문체부 종합감사에서도 한국당이 판정승을 거뒀다. 문체부의 적폐청산 진상조사위원회의 법적 근거와 활동 범위를 따져 묻는 한국당 의원들의 ‘맹공’에 피감기관인 문체부에서 제대로 된 ‘해명’도 ‘변명’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이 불참한 가운데 1·2차관은 야당의원들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되풀이되는 질문에도 끝까지 답을 내놓지 못한 피감기관의 무성의함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했다. 


[국감 스코어보드-외통위(종합)]외교·통일 '위기'속 꽃핀 정책국감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는 현재 외교안보가 어느 때보다 위기국면인 가운데 도리어 화끈한 '한방' 없이 다방면에 대한 꼼꼼한 정책질의로 채워졌다.

외교부와 통일부 국감 모두 여당은 적폐 심판을, 야당은 현 정부의 무능 심판에 방점을 찍는 특징을 보였다. 여당의 주요 질의 분야는 박근혜 정부 시절 미르재단의 외교사안 개입, 개성공단 폐쇄 경위 등이었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적폐 심판'에 가장 두각을 나타냈다. 2014년 제9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을 진행하면서 현금지원을 늘릴 수 있도록 사실상 '이면 합의'를 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밝힌 '통일대박' 표현이 국정농단 사태를 주도한 최순실의 작품일 수 있다는 근거자료를 제시하고, 개성공단 중단 지시의 청와대 개입 의혹 등을 파고들었다.

같은 당 이인영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외교부가 코리아에이드에 미르재단이 참여하고 있다는 내용을 편집·삭제한 내부문건을 국회에 제출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밝혀내, 윤병세 전 장관의 위증 의혹을 추후 위원회에서 논의하도록 하는 성과를 낳았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 3월 발생한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사고를 주도적으로 파헤쳐 참고인까지 국감장에 불러냈다. 이 사고에서의 정부 대응이 세월호 참사와 다르지 않다는 문제의식을 제기,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 모두를 비판했다.

정양석 바른정당 의원은 어느 쪽에 치우침 없는 외교·통일부 정책 다방면에 대한 날카롭고 유의미한 문제제기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현재 외교부와 통일부가 직면한 위기와 내부사정을 가장 냉철히 파악하고 있단 인상을 심어줬다. '외교부 패싱'이 거론될 정도로 힘을 잃은 외교부 조직 문제와 관련해 해외 국감 등에서 보고 들은 생생한 목소리를 토대로 합리적 지적과 대안 제시를 서슴지 않았으며, 남북협력기금의 문제점을 지적했을 뿐 아니라 직접 개정안을 발의하는 행동력을 발휘했다.

다선의 파워도 돋보였다. 박병석 민주당 의원은 '5선'이 무색할 정도로 끈질긴 이슈 파이팅과 성실하고 겸손한 질의 태도로 타의 모범이 됐다. 박주선 국민의당 의원 역시 '4선'으로서 드물게 방대한 국감 자료 분석과 양 장관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날카로운 질의를 보였다. '6선'의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외교협상의 현안과 대책을 연구한 자료집을 발간해 직접 강 장관에게 건네는 열정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같은 당 원혜영(5선)·문희상(6선) 의원 역시 열의 넘치는 국감 태도를 보였다.

공수가 바뀐 첫 국감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야당 본색'을 드러냈다. 유기준 한국당 의원은 훌륭한 국감 자료준비와 성실한 출석률을 겸비한 거의 유일한 한국당 모범 외통위원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같은 당 원유철·윤상현 의원은 비록 출석률은 다소 떨어지지만 좌우 정쟁에 함몰되지 않는 균형있고 유의미한 정책질의로 좋은 점수를 얻었다.

이번에 외통위에서 첫 국감을 치른 이수혁 민주당 의원은 외교부 출신으로 종종 날카로운 분석도 제기했으나 일부 균형감각을 잃은 듯한 질의도 나와 아쉬움을 남겼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와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은 본인의 질의만 하고 자리를 떴으며, 그마저도 질의서를 숙지하지 못하고 줄줄 읽는 수준에 그쳤다. 서청원 한국당 의원은 첫날 외교부 국감날 외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한편 이번 외통위 국감에선 거의 매번 막판에 회의진행 이견 등을 이유로 여야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소동이 빚어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야당 의원을 꾸짖는 듯한 추미애 대표의 발언이 감정싸움으로 번지는가 하면, 심재권 위원장 발언의 공정성을 놓고 시비가 붙고, 저녁식사 정회시간을 놓고 장시간 대립하는 등 회의진행 전반에 문제가 드러났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간사로서 낮은 출석률을 보여 일부 회의 파행에 책임론이 제기됐다. 홍문종·이주영 한국당 의원은 가장 늦게까지 남아 질의를 이어갔음에도 거의 매번 막판 고성 파행을 주도해 아쉬움을 남겼다. 심재권 위원장(민주당)은 야당 입장에서 불공정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일부 발언과 다소 매끄럽지 못한 회의진행의 책임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외교난제와 남북관계 경색 속에서 이번 국감 데뷔전을 치른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원론적 답변을 벗어나는 명쾌한 답변을 하지 못하며 한계를 드러냈다.


[국감 스코어보드-국방위(종합)]與, 사이버사 댓글공작 정조준 '엄지척' VS 野, 전술핵 강조 속 후반부 흥진호로 '쫑'?


국방위원회 국방부 국정감사. 스코어보드 대상자: 이철희(민주) 김종대(정) 김학용(자) 우상호(민) 김중로(국) 김진표(민) 서영교(민) 김병기(민) 경대수(자) 이종걸(민) 정진석(자) 진영(민) 김동철(국) 이정현(무) 백승주(자) 이종명(자) 김영우(바, 위원장) 송영무(국방부 장관)

*국감 총평

올해 국방위원회 국방부 및 합동참모본부, 육·해·공군과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는 전술핵 재배치, 핵추진잠수함 도입 등 민감한 현안 문제부터 성폭력, 동성애, 지휘관 갑질 등 다양한 이슈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국감 기간 내내 의원실에서 꽤 양질의 자료가 쏟아지기도 했지만 막상 국감 현장에서는 이슈화가 안된 것이 많았다. 의원실 보좌관과 비서관, 비서들이 고생해 모아논 자료들이 의원들의 공부 부족으로 제대로 국감 현장 질의로 이어지지 못한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실제 올해 국방위는 화력이 없는 밍밍한 국감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정책대결도 그렇다고 화끈한 정쟁도 없는 말 그대로 '술에 술 탄 듯 물에 물 탄 듯'한 국감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히 10년만에 여야의 공수가 바뀐 입장에서 국감장에서 보여줄 여야 간 공방의 기대도 '기대로' 그쳤다. 야당은 과거 여당의 틀을 못 벗은 듯 공세의 날카로움도 없었고, 국감 준비도 부실해 보였다. 전 정권의 문제에 대한 보호막도 이번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질책도 선명하게 지적하지 못했다. 그냥 말싸움 거는 수준에서 그쳤다는 점에서 창피스러울 정도다. 여당도 선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10년 야당을 거친 야성은 드러냈지만 현재 야당의 맥없음에 발맞추는 듯 여당의 화력도 잠잠했다.

그 와중에 유독 돋보인 것은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공작 사건의 실체를 하나하나 벗기는 중심에 이 의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본 국감 시작전부터 군 문건을 공개하면서 사이버사의 댓글공작과 그 연장선상에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의 연결고리를 파헤쳤다.

이 의원은 사이버사 댓글공작에 김관진 전 장관이 직접 교육하고 지시했다는 문건을 공개하는 것은 물론, 국정원이 예산을 지원한 부분, 사이버사에서 청와대에 국방망을 통해 정기적으로 현황을 보고한 것들에 대한 실체를 공개했다. 결국 사이버사 댓글공작이 김관진 전 장관과 MB정부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전 정권에 대한 조사를 불가피한 상황으로 만든 공도 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의 경우 국방부 장관 정책보좌관 출신의 국방전문가임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지난해 첫 국감에 이어 이번 국감에서도 명확한 개념정리와 전문가적인 시각으로 보는 무기체제가 한반도 상황에 적합한가를 조목조목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한 동료의원은 김 의원을 모시고 강의를 받아야 한다는 말을 했을 정도니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을 듯 하다. 김 의원은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하는 야당을 향해 전술핵 재배치에서 전술핵이 과연 무엇인가를 핵의 파괴력을 가지고 개념을 파고 들며 들여오는 핵은 결국 핵무기 자체라는 결론을 내려 전술핵 재배치 논란을 마무리했다. 또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에 대해서도 군령, 군정인지 헷갈리고 있는 우리 군사지휘체계의 모순점을 지적하며 전작권 반환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주장하기도 했다. 

야당에서는 그나마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이 전작권 조기 전환 '시기상조', 핵추진잠수함 추진 등 당론과 맥락을 함께 하면서도 자기만의 독특한 이슈를 던지는데 성공했다. 일례로 성군기 기강 해이에 대한 사례를 열거하며 군대 내 성폭행, 성추행 등의 심각성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이같이 인권 및 무기체계의 문제점까지 다양한 이슈로 군 당국자를 곤혹스럽게 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국감에서는 전술핵 재배치와 핵추진 잠수함 추진 등을 두도 여야 간 입장차를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야당에서는 한미동맹 차원고 북한 위협대비 차원에서 전술핵 재배치와 핵추진 잠수함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여당은 핵도미노 현상의 우려 등으로 전술핵 재배치는 무리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후반부 가서는 흥진호 나포 사건이 이슈가 되면서 국방부 종합감사에서도 시종일관 야당은 흥진호 나포 사건과 관련한 질타를 이어갔다. 해군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어선 소관이 해경이고, 나포 문제가 통일부 사안에 가깝다는 점에서 야당 국방위 위원들이 국방위와 큰 연관성이 없는 '흥진호'로 정부 질타용으로 '몰아붙이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종합 국감에서는 야당의 '흥진호 나포 사건' 질의가 주를 이뤘다는 점이 끝내 아쉽다.


[국감 스코어보드-행안위(종합)]공무원으로 시작해 공무원으로 끝


문재인정부 첫 국정감사에서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은 '공무원'으로 시작해 '공무원'으로 끝났다. 문재인정부가 대선 기간부터 공약으로 공공일자리 81만개 창출을 통한 일자리 문제 해결을 내세운 가운데 공공 일자리 만들기의 핵심 부처 행안부를 감사하는 만큼 예견된 그림이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늘리기로 한 국민 생활 안전 서비스를 위해 소방·경찰 등 현장 인력을 강화하기로 한 만큼 경찰청과 소방청까지 주요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는 행안위는 문재인정부 공무원 정책의 핵심 토론장이었다.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공무원 일자리 증원에 대책이 없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여당은 이를 방어하기 위해 반박 논리를 제기하는 비슷비슷한 논쟁이 거의 매번 감사마다 이어졌다.


그 와중에도 눈에 띄는 문제제기로 피감기관을 끄덕이게 만든 위원도 있었다.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12일 행안부 국감부터 인사혁신처(10월20일), 공무원연금공단(10월26일) 감사, 지난달 31일 종합감사 등 여러 차례에 걸쳐 무분별한 공무원 증원의 문제점을 시리즈로 '강연'했다. 특히 인혁처와 공무원연금을 상대로는 제대로 된 공무원 연금 추계가 나와야 재정과 연금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종합감사 때도 준비가 되고 있는지 꼼꼼히 챙겼다.


그는 종합감사 때는 "공무원 무조건 늘리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며 공무원 연공 서열과 보수 체계 등을 우선 전반적으로 손봐야 무리 없이 증원이 가능하다는 점을 세밀하게 점검했다. 행정학 교수 출신인 유 의원의 지적에 역시 인사행정학자 출신인 김판석 인혁처장조차 "밖에서 들으니 (부처) 공무원들이 '명강의를 촬영해야 한다'고 하고 있더라"고 전하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공무원 증원 문제 외에도 알짜 자료와 증인들을 준비해 온 의원들의 노력도 돋보였다. 특히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원들로부터는 '소수 정예'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용호 국민의당 의원은 비위 공무원의 허술한 소청 심사 문제(10월20일 인혁처 국감)와 만능 도끼 등 소방 장비 구매 예산 관리의 미흡함(10월16일 소방청 국감) 등 각 피감기관의 내부 문제를 들춰내 각 기관장으로부터 시정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내는 성과를 올렸다.


같은 당의 권은희 의원은 경찰 수사관 출신다운 면모로 현 공무원 조직 내부 비위를 많이 들춰냈다. 이후의 시정·징계 조치가 실제 이뤄져야 더 건설적이겠지만 10월16일 소방청 국감에서는 소방청 간부 본인에게 충청 폭우 때 골프를 치러 갔다는 사실을 시인하도록 해 밝혀냈다.


황영철 바른정당 의원은 10월20일 인혁처 국감 때 노량진 고시촌을 돌며 공시생(공무원시험 준비생)들의 고충을 설문조사해 인혁처에 전달하는 성의도 보였다. 그는 이밖에도 "시간선택제 공무원들이 정작 시간 선택을 못 한다"는 따끔한 지적을 해 주목을 받았다.


여당에서는 진선미 간사와 이재정 의원 등 여성 의원들의 참신함이 돋보였다. 진 의원이 10월13일 경찰청 국감에서 이철성 경찰청장의 몰카(불법 소형 몰래카메라)를 찍어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이들에게 경각심을 준 일은 올해 국감 최고의 장면이 아닐까 한다. 이 의원 역시 김부겸 행안부 장관의 주민등록번호를 맞추는 방법을 일일이 준비하는 등 준비성과 참신함이 돋보였다.


'안전'을 다루는 행안위인 만큼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는 곳들을 짚어내는 의원들도 눈에 띄었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나 같은 당의 소병훈 의원 등이 대표적이었다.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도 자유한국당이 주장하는 안보라는 프레임 하에서 국가 경보 체계나 대피시설 문제 등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지적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일부 의원들은 다만 정치 공방으로 이어지거나 다소 성의 없는 모습들로 아쉬움을 남겼다. 이들은 대체로 현장에서 긴 시간 자주 자리를 비우는 등 태도도 '불량'했다.



[국감 스코어보드-농해수위(종합)]한미FTA 재협상 대책은? '농촌사랑' 드러난 국감



올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 등의 국정감사는 여야 의원들이 '농촌사랑'을 뽐내는 장이 연출됐다. 쌀값 하락과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 반려견 안전문제 등이 화두에 올랐다.

한미FTA 개정협상이 가장 '핫한' 이슈였다. 아무래도 농축수산품이 주요 협상 대상으로 예상되기 때문. 여야 의원들은 개정 방안이 농가에 미칠 피해를 우려했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정부가 협상 내용을 숨겼다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공수가 바뀌어서일까. 지난해와 달리 올해엔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정부에 대한 비판을 피하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셀프 디스'가 될 수 있는 상황에도 짚고 갈 것은 짚고 넘어가자는 분위기였다.

'적폐청산'은 농해수위에도 주요 키워드 중 하나였다. 자유한국당 측에선 적폐를 특정 당에 한정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적폐로 규정한 민주당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살충제 계란과 외래 붉은불개미 등 '공공의적'이 있어서인지 여야 의원간 대립은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다른 상임위에 비해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다만 수협 등을 대상으로 한 26일 국감은 의미없이 지나갔다. 업무보고 시간만 한시간 넘게 소요됐다. 한시간 정도 지나니 점심시간. 그 뒤론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돌아오지 않았다.

오후 국정감사는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의원들의 독무대였다. 3차·4차까지 원없이 질문했다. 하지만 반대편 한국당 소속 위원 자리는 텅 비어있었다. 한국당 의원들의 '국감 보이콧' 탓에 국감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것이다.

이만희·김태흠·홍문표·안상수·권석창 의원은 이날 단 한번도 질의하지 않고 국감을 마쳤다.

20일 농협중앙회 국감에선 농해수위 위원들의 '농촌 사랑'이 제대로 느껴졌다. 농협은 이날 '권력기관', '갑' 등 '악역'으로 규정됐다.

농협의 '갑질'과 비리를 지적하는데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오히려 여당 의원들의 공격이 더 거세게 느껴졌다.

박완주 민주당 의원은 한 가지 이슈를 끝까지 물고늘어지는 집착(?)으로 피감기관을 괴롭혔다. 2000억원 규모 불법대출 의혹을 제기한 것. 사건 관련 증인들도 소환해 농협을 옥죘다. 여당이라고 피감기관을 감싸는 일은 없었다.

같은 당 김현권 의원도 농협의 경각심을 깨울만한 문제제기로 주목받았다. 조합들의 자본을 모아 운용되는 농협상호금융에서 5% 수익률을 내겠다던 김병원 농협 회장을 난처하게 했다. 실제 수익률이 2.8%대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완영 자유한국당 의원은 '농민의 아들'을 자처했다. 김종회 국민의당 의원에게서도 농업인들을 위하는 진정성이 느껴졌다. 이들은 농협이 자기 배만 불리지 말고 농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감 스코어보드-복지위(종합)]'문재인 케어'에도 차분하게 유지된 정책국감



올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국민연금공단·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국정감사는 보기 드문 정책국감의 장이 됐다. 자유한국당의 국감 보이콧으로 충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본질의에서는 여야 모두 차분함을 유지했다. '문재인 케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살충제 계란 등 충돌 가능성이 높은 이슈가 많았음을 고려하면 더 돋보이는 결과다.

올해 복지위 국감의 최고 이슈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케어'의 당위성과 재정여력이 충분함을 강조했고, 야당은 정부 발표의 숨겨진 빈틈을 찾아 공격했다.

그럼에도 문재인 케어를 둘러싼 공방이 갈등으로까지 격화되진 않았다. 여야 의원들 모두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필요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각론에서의 차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이었으나 보장성 강화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문재인 케어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발언은 대부분 "보장성 강화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이라는 말로 시작했다. 여당 의원들도 "보장성 강화는 전 정부에서부터 추진하던 정책이다"로 말문을 열었다.

성과도 있었다.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은 성상철 국민건강보험 이사장으로부터 "연평균 3.2%의 보험료 인상으로는 부족하다"는 발언을 이끌어냈고 김명연 한국당 의원은 20조원에 이르는 건보 적립금 중 4조7000억여원이 실제로는 부채라는 사실을 밝혔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현 정부의 계획이 완벽하진 않지만 3.2%의 보험료 인상과 정부보조금 지급, 건보 재정 합리화를 통해 충분히 감당 가능하다고 방어했다.

'비급여의 급여화'가 갖는 문제점을 꼬집은 의원도 있었다. 박인숙 바른정당 의원은 최신 의료기술이 대부분 비급여의 형태로 제공되는데 비급여를 일괄적으로 급여화하면 새로운 의료기술 개발의욕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식약처 국감은 흡사 먹거리 X파일의 축소판이라고 할 정도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식품과 의약품, 기타 생필품에 대한 경고가 줄을 이었다. 특히 살충제 계란 파동, 생리대 유해물질 논란 등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전혜숙 민주당 의원은 빵 제조공정에서 사용되는 압축공기의 오염가능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윤종필 한국당 의원은 '무알콜 맥주' 유통실태를 꼬집었다. 박인숙 바른정당 의원은 '약침' 관리사각지대, 권미혁 민주당 의원은 학교급식소 관리 실태를 제기했다. 하나 같이 정책 사각지대를 들여다본 주옥같은 질문이었다.

생리대 유해물질 논란과 관련해서는 해당 문제를 제기한 여성환경연대가 유한킴벌리와 유착관계에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생리대를 생산하는 5개사 10개 제품 모두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는데 '깨끗한 나라'의 릴리안 생리대만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춰졌다는 것이다. 유착관계를 밝혀내는 것은 중요한 문제지만 생리대 유해물질이라는 본질을 비켜갔다는 점은 아쉬웠다.

아동학대 실태와 경찰의 부실수사를 수면위에 드러내며 큰 울림을 준 질의도 있었다. 인재근 민주당 의원은 학대 피해아동 부모를 참고인으로 신청, 보는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몇 마디 질의보다 큰 울림을 줬다.

주어진 시간이 지났음에도 인 의원은 동료 의원들의 동의 속에 질의를 이어갔다. "가슴이 먹먹한 상황을 목격했다"(김승희 의원) "내내 마음의 짐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윤소하 의원)는 발언이 이어지기도 했다.

양승조 복지위원장은 능숙한 진행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칼 같은 진행을 보여줬지만 융통성도 있었다. 아동학대 피해 부모들이 증언할 때는 의원간 질의순서를 바꿔 충분한 증언을 하면서도 지나치게 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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