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스코어보드-행안위(종합)]공무원으로 시작해 공무원으로 끝

[the300][런치리포트-2017년 국정감사 결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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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첫 국정감사에서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은 '공무원'으로 시작해 '공무원'으로 끝났다. 문재인정부가 대선 기간부터 공약으로 공공일자리 81만개 창출을 통한 일자리 문제 해결을 내세운 가운데 공공 일자리 만들기의 핵심 부처 행안부를 감사하는 만큼 예견된 그림이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늘리기로 한 국민 생활 안전 서비스를 위해 소방·경찰 등 현장 인력을 강화하기로 한 만큼 경찰청과 소방청까지 주요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는 행안위는 문재인정부 공무원 정책의 핵심 토론장이었다.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공무원 일자리 증원에 대책이 없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여당은 이를 방어하기 위해 반박 논리를 제기하는 비슷비슷한 논쟁이 거의 매번 감사마다 이어졌다.


그 와중에도 눈에 띄는 문제제기로 피감기관을 끄덕이게 만든 위원도 있었다.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12일 행안부 국감부터 인사혁신처(10월20일), 공무원연금공단(10월26일) 감사, 지난달 31일 종합감사 등 여러 차례에 걸쳐 무분별한 공무원 증원의 문제점을 시리즈로 '강연'했다. 특히 인혁처와 공무원연금을 상대로는 제대로 된 공무원 연금 추계가 나와야 재정과 연금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종합감사 때도 준비가 되고 있는지 꼼꼼히 챙겼다.


그는 종합감사 때는 "공무원 무조건 늘리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며 공무원 연공 서열과 보수 체계 등을 우선 전반적으로 손봐야 무리 없이 증원이 가능하다는 점을 세밀하게 점검했다. 행정학 교수 출신인 유 의원의 지적에 역시 인사행정학자 출신인 김판석 인혁처장조차 "밖에서 들으니 (부처) 공무원들이 '명강의를 촬영해야 한다'고 하고 있더라"고 전하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공무원 증원 문제 외에도 알짜 자료와 증인들을 준비해 온 의원들의 노력도 돋보였다. 특히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원들로부터는 '소수 정예'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용호 국민의당 의원은 비위 공무원의 허술한 소청 심사 문제(10월20일 인혁처 국감)와 만능 도끼 등 소방 장비 구매 예산 관리의 미흡함(10월16일 소방청 국감) 등 각 피감기관의 내부 문제를 들춰내 각 기관장으로부터 시정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내는 성과를 올렸다.


같은 당의 권은희 의원은 경찰 수사관 출신다운 면모로 현 공무원 조직 내부 비위를 많이 들춰냈다. 이후의 시정·징계 조치가 실제 이뤄져야 더 건설적이겠지만 10월16일 소방청 국감에서는 소방청 간부 본인에게 충청 폭우 때 골프를 치러 갔다는 사실을 시인하도록 해 밝혀냈다.


황영철 바른정당 의원은 10월20일 인혁처 국감 때 노량진 고시촌을 돌며 공시생(공무원시험 준비생)들의 고충을 설문조사해 인혁처에 전달하는 성의도 보였다. 그는 이밖에도 "시간선택제 공무원들이 정작 시간 선택을 못 한다"는 따끔한 지적을 해 주목을 받았다.


여당에서는 진선미 간사와 이재정 의원 등 여성 의원들의 참신함이 돋보였다. 진 의원이 10월13일 경찰청 국감에서 이철성 경찰청장의 몰카(불법 소형 몰래카메라)를 찍어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이들에게 경각심을 준 일은 올해 국감 최고의 장면이 아닐까 한다. 이 의원 역시 김부겸 행안부 장관의 주민등록번호를 맞추는 방법을 일일이 준비하는 등 준비성과 참신함이 돋보였다.


'안전'을 다루는 행안위인 만큼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는 곳들을 짚어내는 의원들도 눈에 띄었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나 같은 당의 소병훈 의원 등이 대표적이었다.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도 자유한국당이 주장하는 안보라는 프레임 하에서 국가 경보 체계나 대피시설 문제 등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지적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일부 의원들은 다만 정치 공방으로 이어지거나 다소 성의 없는 모습들로 아쉬움을 남겼다. 이들은 대체로 현장에서 긴 시간 자주 자리를 비우는 등 태도도 '불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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