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스코어보드-외통위(종합)]외교·통일 '위기'속 꽃핀 정책국감

[the300][런치리포트-2017년 국정감사 결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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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는 현재 외교안보가 어느 때보다 위기국면인 가운데 도리어 화끈한 '한방' 없이 다방면에 대한 꼼꼼한 정책질의로 채워졌다.

외교부와 통일부 국감 모두 여당은 적폐 심판을, 야당은 현 정부의 무능 심판에 방점을 찍는 특징을 보였다. 여당의 주요 질의 분야는 박근혜 정부 시절 미르재단의 외교사안 개입, 개성공단 폐쇄 경위 등이었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적폐 심판'에 가장 두각을 나타냈다. 2014년 제9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을 진행하면서 현금지원을 늘릴 수 있도록 사실상 '이면 합의'를 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밝힌 '통일대박' 표현이 국정농단 사태를 주도한 최순실의 작품일 수 있다는 근거자료를 제시하고, 개성공단 중단 지시의 청와대 개입 의혹 등을 파고들었다.

같은 당 이인영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외교부가 코리아에이드에 미르재단이 참여하고 있다는 내용을 편집·삭제한 내부문건을 국회에 제출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밝혀내, 윤병세 전 장관의 위증 의혹을 추후 위원회에서 논의하도록 하는 성과를 낳았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 3월 발생한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사고를 주도적으로 파헤쳐 참고인까지 국감장에 불러냈다. 이 사고에서의 정부 대응이 세월호 참사와 다르지 않다는 문제의식을 제기,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 모두를 비판했다.

정양석 바른정당 의원은 어느 쪽에 치우침 없는 외교·통일부 정책 다방면에 대한 날카롭고 유의미한 문제제기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현재 외교부와 통일부가 직면한 위기와 내부사정을 가장 냉철히 파악하고 있단 인상을 심어줬다. '외교부 패싱'이 거론될 정도로 힘을 잃은 외교부 조직 문제와 관련해 해외 국감 등에서 보고 들은 생생한 목소리를 토대로 합리적 지적과 대안 제시를 서슴지 않았으며, 남북협력기금의 문제점을 지적했을 뿐 아니라 직접 개정안을 발의하는 행동력을 발휘했다.

다선의 파워도 돋보였다. 박병석 민주당 의원은 '5선'이 무색할 정도로 끈질긴 이슈 파이팅과 성실하고 겸손한 질의 태도로 타의 모범이 됐다. 박주선 국민의당 의원 역시 '4선'으로서 드물게 방대한 국감 자료 분석과 양 장관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날카로운 질의를 보였다. '6선'의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외교협상의 현안과 대책을 연구한 자료집을 발간해 직접 강 장관에게 건네는 열정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같은 당 원혜영(5선)·문희상(6선) 의원 역시 열의 넘치는 국감 태도를 보였다.

공수가 바뀐 첫 국감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야당 본색'을 드러냈다. 유기준 한국당 의원은 훌륭한 국감 자료준비와 성실한 출석률을 겸비한 거의 유일한 한국당 모범 외통위원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같은 당 원유철·윤상현 의원은 비록 출석률은 다소 떨어지지만 좌우 정쟁에 함몰되지 않는 균형있고 유의미한 정책질의로 좋은 점수를 얻었다.

이번에 외통위에서 첫 국감을 치른 이수혁 민주당 의원은 외교부 출신으로 종종 날카로운 분석도 제기했으나 일부 균형감각을 잃은 듯한 질의도 나와 아쉬움을 남겼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와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은 본인의 질의만 하고 자리를 떴으며, 그마저도 질의서를 숙지하지 못하고 줄줄 읽는 수준에 그쳤다. 서청원 한국당 의원은 첫날 외교부 국감날 외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한편 이번 외통위 국감에선 거의 매번 막판에 회의진행 이견 등을 이유로 여야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소동이 빚어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야당 의원을 꾸짖는 듯한 추미애 대표의 발언이 감정싸움으로 번지는가 하면, 심재권 위원장 발언의 공정성을 놓고 시비가 붙고, 저녁식사 정회시간을 놓고 장시간 대립하는 등 회의진행 전반에 문제가 드러났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간사로서 낮은 출석률을 보여 일부 회의 파행에 책임론이 제기됐다. 홍문종·이주영 한국당 의원은 가장 늦게까지 남아 질의를 이어갔음에도 거의 매번 막판 고성 파행을 주도해 아쉬움을 남겼다. 심재권 위원장(민주당)은 야당 입장에서 불공정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일부 발언과 다소 매끄럽지 못한 회의진행의 책임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외교난제와 남북관계 경색 속에서 이번 국감 데뷔전을 치른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원론적 답변을 벗어나는 명쾌한 답변을 하지 못하며 한계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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