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35년간 경제 관료로 일했다. 1981년 사무관(행시 25회)으로 공직을 시작했을때 우리나라 1인당 GDP(국내총생산)는 1870달러였다. 밤낮 없이 일만 했다. 국가경제 성장을 위한 아이디어를 위해 15시간 마라톤 회의도 했다. 각종 경제 지표 화살표가 위로 향하는 걸 눈으로 확인하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 동료 경제 관료들과 함께 수없이 많은 밤을 새고 일한 결과 대한민국은 지금 1인당 GDP 2만9115달러를 자랑하는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 됐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한국당 간사)이 회상하는 관료 시절 얘기다.

추 의원은 정통 관료 출신 정치인이다. 지난해 4월 20대 총선때 국회에 입성한 정치 신인임에도, 곧바로 기재위 간사 자리를 꿰찮다. 여야할 것없이 모두가 인정하는 경제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추 의원은 국가성장 계획을 짜는 경제기획원(EPB) 출신이다. 경제정책국에서 오래 근무해 거시경제에 대한 예측 능력이 뛰어나다. 세계은행 파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공사참사관 등을 거치면서 폭넓은 식견을 갖췄다는 평가도 받는다. 관료시절 현장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업무 스타일로 정평이 났었다. 그가 승진하면 항상 최연소 승진이었다. 후배들 사이에선 덕장(德將)의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내·외 소통에도 적극적이었다.

추 의원은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실과 정책기획수석비서관실 등에서 일하며 국정 최 일선에서 정책을 다룬 경험이 많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시절엔 은행제도과장, 금융정책과장 등을 역임했다.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 국장, 금융위 부위원장을 거쳐 2013년 기획재정부 1차관을 지냈다. 이후 지난해 1월까지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을 맡았다. 관료들의 꿈인 차관급을 2번이나 했고, 장관으로 공직 생활을 마감했다.

기재위 소속 여당 의원들과 기획재정부 후배들이 가장 경계하는 정치인이 추경호다. 경제 문제에 대해선 모르는 게 없기 때문이다. 법안 처리할 때 그의 진면목이 나타난다. 조세소위가 열리면 더불어민주당에선 추 의원의 입을 주목한다. 경제관료 출신이 없는 여당 기재위로선 디테일하게 접근하면 당해낼 수가 없다. 그는 이달 19일 열리는 기재부 국정감사에서도 문재인 정부 저격수로 등판한다.

추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지금 얼마나 이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이번 국감에서 하나하나 증명해 보이겠다”며 “정쟁이 아닌 정책으로 승부하는 국감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