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군불때는 與, '핀셋 증세' 한번 더…여론 향배 '관건'

[the300]민주당 지도부, 보유세 강화 시사…"보유세도 필요하면 사용"

/사진=뉴스1

여당이 부동산 보유세 강화 관련 발언을 쏟아내며 군불을 지피고 있다. 지난 7월 초대기업·초고소득자 증세 때처럼 당이 먼저 운을 띄운 후, 청와대와 정부에 공을 넘기는 모양새다. 소득세 인상과 마찬가지로 '핀셋 증세'를 구상중이다. 초대기업‧초고소득자에 이어 초과다 보유자를 대상으로 한 ‘초3종 세트’다.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7일 "당에선 보유세 인상에 대해 큰 부담감이 없다"며 "지난 초대기업·초고득자 증세와 마찬가지로 핀셋 증세의 구간 정하기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내에서는 보유세 인상에 대한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민주당 지도부 인사들은 보유세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들을 내놓고 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필요하다면 투기 과열지구를 추가 지정하는 것은 물론 과다보유자에 대한 추가 조치 등 주머니 속에 가진 것(규제)을 다 꺼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과다보유자에 대한 추가 조치'라는 말의 해석에 따라 보유세 인상을 시사했다고도 비춰질 수 있는 부분이다.

 

국회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문제가 생기면 어떤 카드라도 쓰겠다"며 "보유세도 필요하면 사용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 보유세 강화를 공식적으로 논의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부동산이 부를 증식하는 수단이 돼선 안된다"며 "정책 목표를 분명히 하고 수단을 맞춰서 쓰는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지난 4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부동산 과다 보유자에 대한 면밀한 조사로 징세를 강화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초 과다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보유세 도입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보유세를 직접 언급했다.

 

기획재정부가 부동산 보유세를 검토 중이라는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전일 CPBC 라디오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기획재정부에서도 (부동산 보유세 관련)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떤 방식으로 하는게 좋을지는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반면 조세정책을 담당하는 기재부는 여당의 발언에 당황하는 모습이다. 특히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입장을 곤혹스럽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총리는 평소 부동상 보유세에 신중한 입장이었다.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이유다.


추 대표 연설 하루 있었던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지금 단계에서 보유세 문제는 신중해야 한다"고 발언키도 했다. 추 대표의 연설이 김 부통리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김 부총리로서는 소득세와 법인세 인상과정에서 불거진 '김동연 패싱'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관건은 부동산 시장의 반응이다. 정부가 내놓은 8.2 부동산대책과 9.5 부동산대책의 효과에 따라 보유세 강화 필요성에 대한 여론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여당인 민주당도 노무현 정부 당시 종합부동산세로 지지율이 급락했던 과거가 있는만큼,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를 보인다면 보유세 강화라는 카드를 다시 주머니에 넣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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