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선임해도 변호받긴 어렵다? 검찰개혁법, 檢도 국회도 시큰둥

[the300][상임위동향]형사소송법 개정안, "신중 검토"에 막혀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오전 광주 지방법원 6층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광주지방법원, 대전지방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16.10.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피의자 신문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강화하는 골자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주무부처와 여야 의원들의 반대가 커 진통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국회 법제사법위의 회의록을 분석한 결과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출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2건은 법무부의 반대와 법원의 소극적 태도, 일부 법조 출신 국회의원들이 부정적으로 나오면서 제동이 걸렸다.

22일 국회에 따르면 법제사법위는 지난 11월28일 법안1소위를 열고 형사소송법 2건을 심사했다. 크게 피의자신문시 변호인 참여권을 강화하고,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 인정요건을 까다롭게 하는 두 가지이다. 지금은 검사 신문조서가 특별한 논리적 이유 없이 경찰이 작성한 신문조서보다 증거능력상 우위에 있다는 이유다.

세부 개정사항으로는 △신문일시를 변호인에 사전통지 △신문내용 기록 허용 △신문중 피의자-변호인 접견과 교류 허용 △피내사자나 참고인에게도 피의자 변호인 참여권 규정 준용 △피의자 진술내용 녹음 의무화 등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피의자 입장에선 신문 도중 변호인 도움을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받을 수 있고, 진술을 녹음하면 불리한 증거가 쓰이는 것에 대항할 수 있다. 금 의원이 검사 출신임에도 오래전부터 주장해 온 내용이다.

법무부는 모든 사안에 조목조목 반대했다. 이창재 법무부차관은 "변호인 참여권은 수사 필요성이라는 공익과 비교, 일정한 경우 제한할 수 있는 상대적 권리"라고 말했다. 검사의 신문조서 증거능력 인정요건 강화는 실체적 진실 발견이 곤란해질 수 있다며 "그야말로 신중한 검토"를 요구했다. 법무부는 이밖에 피의자 신문일시를 변호인에게 사전통지하거나 신문중 변호인과 교류,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것은 현행법으로도 가능한 일이니 굳이 법에 명시할 실익이 없다고 주장했다.
권성동 법사위원장과 김진태 새누리당 간사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6.12.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임종현 법원행정처 차장은 변호인 참여권 강화, 검사 신문조서 증거능력 요건 강화 모두 그 취지에 동의한다면서도 "입법정책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며, 즉 선택의 문제라고 유보적 입장을 냈다. 현재 경찰 신문조서 증거능력이 검사측 조서보다 약한 배경에는 "일제 식민지 시대 고문경찰관에 의한 인권유린 사례에 대한 아픈 역사적 경험에서 비롯된 걸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주무부처 외 여야 의원들도 소극적이었다. 검찰 출신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검사 피의자신문조서 증거능력 인정요건 강화는 정말 반대"라며 "경찰이 고문하고 나쁜 짓 많이 한다고 그래서 그런 장치를 만들었는데 이제 검사도 그렇게 할지 모르니까 (과거로) 돌아가자는 얘기냐"고 말했다.

판사 출신인 박범계 소위원장(민주당)도 "변호인 참여권 강화는 기존 안(현행법)이나 개정안이나 큰 차이가 있겠느냐"며 "3항 (변호인의 신문내용 기록 허용은) 수사 강제력 또 진실규명 첫 단계에서 필요성 등 좀 소극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결국 법안소위의 법률가 출신 의원 대부분이 개정안보다는 법원과 검찰쪽 손을 들어주면서 논의는 제자리 걸음을 했다. 소위원회는 두 개정안을 계속 논의하기로 하고 통과를 보류했다. 금 의원 측은 "반대를 확인했지만 원안 통과가 필요하다고 보고, 계속 설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논쟁엔 검찰개혁 방법에 대한 입장차도 깔려 있는 걸로 분석된다. 피의자 신문시 변호인이 조력을 줄 수 있는 이른바 변호인 참여권은 2007년 우리나라 법에 도입됐다. 그러나 여태 정착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변호인 참여권 보장이 바람직한 변론 제도라고 볼 때, 이런 현실은 음성적인 전화변론이나 전관예우가 성행하는 한 이유도 된다. 

개정안은 이런 점을 고치면 수사관행 등 검찰이 지닌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다고 본다. 금태섭 의원은 2006년 현직검사 신분으로 한 일간신문에 '수사 제대로 받는 법'을 연재, 파문이 일기도 했다. 국회의원이 되고나서 자신의 1호 법안으로 그와 같은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냈다.

이와 별개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설치, 견제받지 않는 검찰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 진경준 검사 사건 등 검찰 고위직의 일탈·비리가 이어지자 그 해법으로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박범계 의원이 주도해 공수처 설치법을 제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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