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앞으로 1~2년이 북한의 핵야욕을 꺾을 수 있느냐 없느냐를 좌우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내년부터 2년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을 수임할 카자흐스탄이 더욱 강력한 대북제재와 압박에 적극 협력해달라"며 이 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와 우려를 철저히 무시하고 핵과 미사일 개발에 광적으로 집착하고 있다"며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지 않으면 어떠한 미래도 없다는 점을 북한 정권이 분명히 깨닫도록 하기 위해선 국제사회가 유엔 안보리 결의를 더욱 철저히 이행하는 동시에 개별 국가 차원에서도 가능한 제재와 외교적 조치를 통해 강도 높은 압박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은 그동안 북핵 문제에 대해 한국을 일관되게 지지해 왔고 100% 대한민국의 편"이라며 "북한에게 핵을 허용할 경우 전세계가 위험에 빠질 것인 만큼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을 수임하는 동안 북한 비핵화를 전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양 정상은 한·EAEU(유라시아경제연합) FTA(자유무역협정) 협상 조기 개시를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은 '대한민국-카자흐스탄 공화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심화에 관한 공동선언'에 서명했다. 공동선언엔 △전략적 동반자 관계 지속 강화 △교역·투자 협력 확대 △경제협력 기반 다변화 △지역 및 국제무대 협력 지속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EAEU는 지난해 1월 카자흐스탄과 러시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키르키즈스탄 등 5개국이 참여해 결성한 '관세동맹'이다. CIS(독립국가연합) 내 최대 경제통합체인 EAEU는 총 인구 1억8000만명에 총 GDP는 약 1조6000억달러(약 1700조원)로 전세계 GDP의 2.15%를 차지한다. 미국, 중국, EU(유럽연합) 등 이미 우리나라와 FTA를 맺고 있는 나라들의 전세계 GDP 비중은 77%에 달한다. 따라서 EAEU와도 FTA가 체결될 경우 우리나라의 대외 경제영토는 전세계 GDP의 80%에 육박할 전망이다.

카자흐스탄은 오는 12월 열릴 EAEU 최고이사회(정상급 회의체)의 올해 의장국으로서 앞으로 한·EAEU FTA 추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전날 서울에서 제2차 한·EAEU 정부 간 비공식 협의를 가졌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두 대통령은 △한·카자흐스탄 간 전략적 동반자관계 지속 강화 △교역·투자, 에너지·자원, 인프라, 보건·의료 등 실질 경제협력 확대 △북핵·북한 문제를 비롯한 지역 및 국제무대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한편 양국은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교역∙투자, 금융, 인프라∙물류, 보건∙의료 분야를 중심으로 총 10건의 경제 관련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MOU에 따라 우리 기업들은 카자흐스탄 건설∙인프라 민관협력사업(PPP·Public Private Partnership)에 주요 파트너로 참여하게 된다. 이에 따라 카자흐스탄의 교통·물류 분야 전반에 걸쳐 우리 기업들의 참여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다.

또 양국은 저급석탄에 대한 건식선별기술 활용을 위한 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석탄 매장량 세계 8위인 카자흐스탄에 물을 사용하지 않고도 석탄에서 다량의 이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건식선별기술을 접목할 경우 카자흐스탄 석탄산업의 경제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양측은 그린빌리지(에너지신산업), 위생매립장 등 폐기물관리 관련 협력사업도 본격 추진키로 했다. 우리나라의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한 '디지털헬스케어'(원격의료) 시스템 구축과 '방사선암치료시스템' 공동개발도 추진된다. 양국은 장관급 경제공동위원회에서 이 같은 후속조치들을 협의키로 했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최대 자원부국으로, 1991년 독립 이후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하고 중앙아시아 비핵지대화 설립을 주도하는 등 비핵화에 앞장서 오며 북핵 문제에 있어서도 우리나라와 적극 공조하고 있다. 9~11일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국빈방문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그동안 5차례 방한한 바 있으며 박 대통령과도 5차례 만난 적이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은 내년 양국 수교 25주년 및 고려인 정주 80주년을 맞아 양국 간 우의 및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더욱 심화·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