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내년 예산안 분석결과에 따르면 국방예산은 전년대비 4% 증가한 40조 3347억원(전력운영비 28조 1757억원, 방위력개선비 12조 1590억원)이다.

그러나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최근 계속되고 있는 북핵·미사일 도발에 대비를 고려한 예산이 빠졌다는 점에서 향후 방위력 개선 차원에서 예산 증액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북핵·미사일 도발 대응 차원...軍 '3축'체계 조기 전력화 위한 예산 증액 필요성 대두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날 당정협의에서 북한의 핵실험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력화가 임박한 시점에서 방위력 증강에 힘을 모아야 한다며 국방전력증강 차원에서 국방 예산이 증가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에따라 국방예산이 당초 계획 대비 연간 2000~3000억운 가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국방 예산 증액은 2020년대 중반까지 확보하기로 했던 이른바 3대 핵 미사일 방어시스템(킬체인, KAMD, KMPR)을 2020년대 초반까지 앞당기기 위한 것이다.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당정협의 후 브리핑에서 "정부가 9월 2일 예산안에 최근 북한의 SLBM 발사, 5차 핵실험 등 위협적인 도발 상황을 반영하지 못했다"며 "국회 예산심의과정에서 전체 재정 규모 등을 고려해 국방부에서 요청하는 금액을 최대한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당국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3축 체계' 조기 도입과 관련 "(예정보다) 2∼3년 앞당긴다고 생각하면 된다"면서 "앞으로 예산심의 간에 집행규모 등 논의를 통해 구현이 가능하도록 기재부, 국회와 같이 논의하며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軍 내 에어컨 설치해도...전기료 없어 못 튼다?

이번 국방위 예산안 심사에서는 군 당국이 야심차게 계획한 전 병영생활관의 에어컨 설치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회예산정책처의 국방위 예산안 분석결과에 따르면 국방부는 내년부터 전 병영생활관에 에어컨 3만 709대를 보급하기 위해 399억 2100만원을, 또 에어컨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하기 위해 50억원의 전기료를 추가로 편성했다.

그러나 예정처는 전기료 50억원 추가편성에도 불구하고 전기료 부족으로 인해 장병들의 실질적인 에어컨 사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국방부가 편성한 내년 예산중 전기료 예산액은 2488억 6500만원지만 이 액수는 최근 3년간 국방부가 지불한 평균 전기료에도 못 미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국방부가 지불한 전기료는 2013년 2527억 8700만원, 2014년 2543억 9900만원이며 지난해는 2933억 7700만원이었다.

◇중고도정찰용무인항공기·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II 사업 재검토

내년도 방사청이 편성한 신규사업 중 '중고도 정찰용 무인항공기'(MUAV; 총사업비 3026억원) 사업과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II'(총사업비 1292억원) 사업에 대해서 예정처는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 두 사업은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으로 사업타당성조사 대상에 해당하지만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사업타당성조사는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II'의 경우 올해 12월, 'MUAV'는 2017년 8월에 종료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예정처는 "무기체계 획득 사업은 장기간에 걸쳐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므로 충분한 사전 준비 없이 예산을 반영한 후 사업이 지체되면 해당 무기체계의 전력화 지연으로 인해 전력 공백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규사업 예산 편성 시 사업추진 여건 및 선행절차 소요기간을 고려하여 현실적인 추진일정을 설정하고, 선행연구, 사업타당성조사, 사업추진기본전략 수립 등 선행절차 및 사전준비를 철저히 수행해야 한다"며 시정을 요구 했다. 

이 밖에도 예정처는 한·미 공동투자를 통해 총 7262억 79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우리측이 약 3478억원을 분담할 것으로 추정되는 '항공우주작전본부' 신축 사업 예산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분석을 내놨다.

이 본부 신축사업에 대해 2016년 9월 현재 미측과의 협의 지연으로 실시설계도 착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2017년도 예산안에 대한 조정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예정처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