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300]'패스트트랙'까지 거론되는 가습기특위, 진짜 필요한건?

[the300]野, 與 압박용으로 거론 시작…"여야 합의가 더 빠른 문제 해결"

우원식 국회 가습기살균제 특위 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마지막 회의를 마치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2016.10.4/뉴스1
여야 이견이 큰 가습기살균제 특별위원회(이하 가습기특위) 재구성 여부와 관련해 최근 해당 상임위(환경노동위원회)에서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대상 안건)' 추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피해자 가족들과 야당은 한 달 가량의 가습기특위 재구성을 요구하는 반면, 여당은 특위 활동이 종료된 만큼 앞으로는 담당 상임위인 환노위에 전담 소위원회를 만들어 피해자구제 및 재발방지 관련 입법 활동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으로 맞서고 있다.

가습기특위 재구성의 패스트트랙 추진 가능성은 지난 11일 특위 위원장을 지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기하면서 수면 위로 부상했다.

같은 날 박완주 더민주 원내수석부대표도 기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운영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환노위에서의 패스트트랙 가능성을 언급했다. 우원식 의원 개인만이 아닌 당 차원에서의 대안으로 가습기특위 재구성 패스트트랙 전략이 고려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패스트트랙은 각 상임위에서 재적 5분의 3이 찬성하는 안건은 상임위 계류기간 330일 후 본회의에 자동 상정되도록 한 제도다. 16명의 정원 중 야당 의원만 10명을 차지하는 환노위에서 가습기특위 재구성을 위해 패스트트랙을 시행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상황.

야당이 가습기살균제에 대해 패스트트랙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온 건 피해자와 가족들의 거듭되는 요청에도 불구하고 특위 재구성에 소극적인 새누리당을 설득하기 위한 압박용인 셈이다.

그러나 환노위에서의 패스트트랙 추진이 충분히 가능함에도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이진 않는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정치권 분위기다.

여당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야당에 의한 환노위 패스트트랙 추진이 시도되면 정국은 급랭할 수밖에 없고 여야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부담을 상임위원들은 물론이고 야당 지도부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가습기특위는 그동안 특별한 정쟁 없이 여야 합의에 의해 성실히 운영됐다. 이와 같은 분위기가 상실되면 특위가 재구성된다고 해도 그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박완주 더민주 원내수석부대표도 11일 여러 상임위에서의 패스트트랙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가습기살균제 문제의 경우는 대화와 타협을 해야 한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구나 가습기특위 재구성을 위한 패스트트랙이 상임위를 통과하면 본회의에 자동 상정되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330일이다. 지난 2011년 질병관리본부가 가습기살균제와 원인불명 폐손상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이후 5년을 기다린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1년을 더 기다려 달라고 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한 야당 관계자는 "이제 겨우 검찰 수사가 진행중이고 국회에서의 관련 청문회가 마무리 된 것 아니겠느냐"며 "피해자와 가족들을 위해선 패스트트랙이라는 어려운 절차를 밟기보다 여야 지도부 간 공감대가 형성돼 합의에 이르는 게 훨씬 빠른 문제 해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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