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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90) 할머니가 2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증언하고 있다. 왼쪽은 이상덕 현 싱가포르 대사(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당시 외교부 동북아국장) /사진=뉴스1

김 할머니는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을 통해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부가 위안부 합의 결과 지급키로 한 1억원을 수령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우리나라 대통령이 1억원 받고 할머니들 팔아먹은 것밖에 더 되나"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여러분들도 자식을 키우고 있지만 내 딸, 형제들이 일본 정부에 끌려가 많은 국민들이 몇 년 동안 일본이 패망할 때까지 끌려다녔다"며 "우리가 위로금 받으려고 싸우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나라 남녀 없이 수많은 국민들이 일본군에 희생당했는데도 일본에서는 한마디의 사죄도 없다. 위로금 1000억원을 줘도 못받는다"며 "일본 정부가 나서서 할머니들 앞에 잘못했다, 우리들이 한 짓이니까 용서해달라 명예 회복해주고 법적으로 배상해주면 우리도 들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린 같은 여성으로서 (대통령이) 원만히 해결해줄 줄 알았다. 그런데 한마디 우리한테 말도 없이 자기네들끼리 속닥속닥해서 타결했다. 25년 동안 쌓은 탑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릴 수 있나. 대통령이 그랬다고 부하 장관이란 분들까지, 자기 자식들이 끌려갔어도 그러겠나"라고 성토했다.

김 할머니는 "할머니들 중에 (위로금을) 받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집안에 찾아가서 가족들 보고 할머니들 얼마 안 있음 죽을 사람이니까 받고 협조 좀 해주시오 하는데, 그 돈 받는 가족들도 할머니 팔아먹는 것밖에 안 되는 것"이라며 "25년간 국민들과 여성단체들 힘으로 싸웠는데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재단 만든단 것은 대통령이 잘못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밑에 있는 사람들도 대통령 시킨다고 심부름 하는 것 자체가 이나라의 나라의 녹을 먹을 자격이 없다. 동네 반장도 제대로 못할 사람들이 일을 저지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할머니는 "25년이란 세월 동안 싸우고 있다. 국민들 힘으로 여성단체 보호 아래서 소녀상도 국민의 손으로 한푼 한푼 모아서 앞으로의 후손들이 자라나면 역사로 남기기 위해 소녀상 세웠다"며 "피땀 흘려서 해놨는데 이제 일본서 사죄만 받으면 되는데 기다리고 있는데 여성 대통령이 됐으니까 어떻게든 마무리 지어달라고 부탁한 것이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일이 있어도 일본 정부가, 아베 총리가 나서서 법적으로 사죄하고 배상하기 전엔 합의할 수 없다"며 "돈 받은 것도 정부가 잘못했고 차라리 정부가 손 떼줬으면 좋겠다. 절대 우린 합의 못한다. 우리 국민들이 가만 안있는다. 전국에서, 외국에서 다 벼르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김 할머니는 이날 여당의 불참으로 이례적으로 10분 이상 진행된 긴 증언을 통해 자신이 만 14세 때 아무 것도 모르고 위안소에 끌려가 22세에 고향으로 돌아오기까지의 일들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내가 만 14살에 아무 것도 모르는 농민의 딸로 일본 군복을 만들어야 하니까 가야 한다고, 거역하면 전재산을 압수해버리고 조선에서 추방시킨다고 해서 공장 가는데 죽기야 하겠나 하고 따라갔다"며 "19년간 일본군이 이동할 때마다 짐짝처럼 끌고 다니면서 맘대로 저질러놓고 싱가포르에서 패망하자 맘대로 가라고 해서 배 타고 집에 가니 22살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이 한을 어떻게 풀 수 있나 하고 있었는데 끌려간 사람들은 신고하라고 해서 한 풀고 죽겠구나 했다. 이후 25년간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