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관련성 있어도 안팔리면 그만" 유명무실 주식 백지신탁

[the300][런치리포트-허점투성이 공직자 재산신고③]"자산관리공사 매입등 제도개선 필요"

해당 기사는 2016-08-02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런치리포트 매거진 보기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진경준 검사장 등 고위공직자의 부정축재 의혹이 불거지면서 막강한 권한을 가진 국회의원들의 보유주식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입법활동 및 행정부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회의원이 직무연관성 있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사적 이익을 추구할 유혹에 쉽게 빠져들기 때문이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의원 본인과 배우자, 직계존비속이 보유한 주식 총액이 직무관련성이 있으면서 3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매각 또는 백지신탁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사실상 대주주인 일부 의원들은 관련 상임위를 배제하고 선택지를 구성한다. 안랩 지분을 보유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19대에서 의원직을 박탈당한 노회찬 의원의 지역구에서 당선되면서 노 의원의 상임위인 정무위원회 대신 트레이드를 통해 보건복지위원회로 간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변칙을 통해서 사적 이익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도로 예산을 요구하면서 가족 회사에 이익을 주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18대 국회에서 A의원은 직무관련성이 낮은 행정안전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교통사고 유발지역이라는 이유를 들어 남편 소유의 공장 앞에 도로 공사비로 7억원의 특별교부금을 요구하기도 했다.

소송을 통해 시간을 벌면서 직무관련 상임위 활동을 유지하기도 한다.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19대 의원시절 정무위에서 활동하면서 산하 금융기관을 상대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자신의 회사에 자금을 대도록 압력을 행사해 논란이 됐다.

설령 백지신탁을 선택한다해도 '직무관련성'의 고리가 완전하게 끊기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매각이 이뤄지지 않는 장외주식을 백지신탁하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신탁사나 자산운용사 등 수탁기관은 백지신탁된 주식을 계약일로부터 60일 내에 처분하도록 돼 있다. 해당 기간 내 처분이 어려운 경우 관할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30일 이내 기간연장을 할 수 있다. 연장횟수에 제한이 없다보니 매각이 안된 상태로 계속 매각 시한만 연장시킬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백지신탁한 주식을 보유한 채 상임위 활동이 계속된다. '안팔리는 것을 어쩌겠느냐'는 논리지만 대부분 비공개 기업인데다 '안팔릴 주식만 내놓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머니투데이 조사에서 백지신탁을 요청한 7명 의원 주식은 1주도 매각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수탁기관에서 매각이 안될 경우 자산관리공사 등이 매입하는 방식으로 이해충돌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제안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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