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법사위원들과 (추가로) 의논을 해야하지만 자문기구나 협의체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선 이견을 달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회는 합의제 기관으로 범정부협의체에 국회가 참여하는 것은 성격상이나 기능상으로 적절치 않다"며 "국회는 정파적일 뿐 아니라 의원 개개인의 입장이 다 달라서 대표성이 있는 의견이 나올 수 없으므로 법사위 차원이든, 다른 관련 상임위를 포함하든 (자체적인) 협의체 구성을 국회의장 등하고 의논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그러면서 정부가 단일한 입장을 표명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집행력을 갖고 있는 정부 가운데 법무부나 교육부 등 (각 부처)에 따라 입장이 다르다"며 "'범 집행부'에서 단일한 입장이 빨리 나올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당장 로스쿨 교수님들께서 어떤 이유든 간에 (변호사시험) 출제 거부를 철회하신 것은 잘하신 결단"이라며 "학생, 후배 여러분께도 수업에 참여할 것을 강하게 권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1월 4일로 예정된 변시를 연기, 조정하는 문제와 검찰실무시험 재시험을 치르는 문제는 주된 부처가 법무부인만큼 오늘 오후 중으로 법무부와 논의해보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이상민 법사위원장을 비롯해 오수근 법학전문대학원 협의회 이사장, 이철희 로스쿨학생협의회 회장, 김정욱 한국법조인협회 회장, 각 로스쿨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오수근 이사장은 "범정부협의체에서 이 문제를 합리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지금으로선 최소한의 방책이라고 저희 원장들이 생각하고 있다"며 "사시폐지 관련 여론몰이식으로 (논의가) 이뤄져서 범정부협의체가 구성되면 거기서 충분히 사실에 대해 검증하면서 합리적인 근거에 따라 결론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철희 학생협의회 회장은 "범정부협의체의 아젠다는 사시존치나 사시·로스쿨 병행 아니라 법조인양성제도의 개선"이라며 "법무부가 지난 여론조사처럼 또다시 졸속여론조사를 갖고 와서 임한다면 협의과정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학생들의 가난을 증명하라며 악의적인 비판을 일삼은 대한변협, 서울변협 등이 협의체에 포함되면 그 어떤 학생도 협의체를 신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욱 한국법조인협회 회장은 "예정된 시험 일자가 보름밖에 안남았는데 지금 상황에서 그대로 학교를 돌아가서 변시를 응시하라는 것은 법무부로 인한 파행에 문제제기한 사람들이 모두 피해를 떠안게 되는 결과를 만든다"며 "예전에 의사 국시나 약시도 연기 사유가 있었듯이 변시를 적어도 한 달은 연기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법무부에 강하게 요청해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