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손자증여'로 못걷은 세금 3년간 2388억…"편법 절세 전락"

[the300][2015 국감]재산많을수록 30% 가산세 물어도 '세대생략증여'가 이익



최근 3년간 할아버지가 아버지를 건너뛰고 손자에게 바로 재산을 증여 또는 상속하는 '세대생략증여'로 증여된 재산이 2조4500억원을 넘어섰다. 같은기간 이 제도를 통해 1만명이 넘는사람들이 최소 2388억원의 상속·증여세를 아꼈다. '세대생략증여'가 대재산가의 합법적인 절세 창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관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세대생략증여'를 통해 증여한 이는 4581명으로, 이들이 증여한 재산은 9097억원에 달한다. 2013년 4389명, 8328억원에서 각각 4.4%, 9.2%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방식으로 최근 3년간 1만2890명이 2조4514억원의 재산을 손자에게 물려줬다. 이들로부터 걷은 세금은 1354억원으로 집계됐다.

현행 세법에서는 조세형평성을 이유로 한 세대를 건너뛰고 상속·증여를 할 경우 30%의 가산세를 매기고 있다. 할아버지가 아버지에게 상속·증여를 하고 아버지가 다시 손자에게 상속·증여를 할 경우 세금을 두번 내야하지만, 바로 손자에게 상속·증여를 할 경우 세금을 한 번만 내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행 30%인 할증과세율을 적용해도 세금을 더 내는 게 아니라 오히려 대폭 할인된 세금을 납부하게 된다는 게 김 의원의 분석이다.

김 의원 측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세대생략증여로 재산을 이전한 이들이 합법적으로 덜 낸 세금은 최소 892억원이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세대생략증여를 통해 줄어든 세수가 최소 2388억원에 달한다는 결과도 나왔다.

세대생략증여를 통해 재산이 이전되는 경우가 늘어나면 국가가 걷는 상증세 수입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손자가 미성년일 경우 이들의 재산을 실질적으로 부모가 관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세법상 맹점이 공공연하게 자산가의 '절세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 측이 1억원부터 100억원까지 시뮬레이션을 통해 세대생략증여 제도를 검증해본 결과 1억원의 할아버지 재산이 손자에게 바로 상속·증여될 경우 가산세를 포함해 내는 세금은 1300만원이다. 반면 아버지을 거쳐 상속·증여될 경우에는 아버지에게 이전될 때 1000만원, 아버지로부터 손자에게 이전될 때 다시 900만원의 세금이 매겨진다. 세대를 거칠 때보다 최소 600만원의 세금을 덜 내도 된다.

5억원인 경우 4500만원, 10억원 8800만원, 30억원 3억1200만원, 100억원 8억9000만원 등 이전되는 재산규모가 고액일수록 아낄 수 있는 세금도 늘었다. 세대를 거칠때보다 할증과세를 더 내는게 훨씬 이익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세대생략증여'를 통해 재산을 이전된 재산이 30억원 이상인 이는 67명으로, 2013년 50명보다 34% 증가했다. 이들이 증여한 재산만 지난해 1313억원이다. 

김 의원은 "이만한 절세창구가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번 회기에 반드시 세대생략할증률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세대생략 할증세율을 현행 30%에서 50%까지 올리자는 내용을 담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조세법안심사소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정부와 최소 40%까지 올리는 것으로 합의점을 이뤘으나 예산부수법안 논란을 거치면서 없었던 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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