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미래연구원, 중립성·실효성 의구심 해소할까

[the300](상보)국회 공청회, 필요성엔 공감…유승민 "신중 논의"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국회미래연구원법 제정에 관한 공청회에서 진술인으로 참석한 권기헌 성균관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규연 중앙일보 논설위원, 변미리 서울연구원 센터장, 김동환 중앙대 교수, 권 교수. 2015.3.24/뉴스1

국가적 중장기 과제를 행정부와 별도로 독립연구할 입법부 싱크탱크 '국회미래연구원' 설립 방안이 여야의 공감을 얻었지만 정치 중립성과 연구 실효성을 보장할 수 있느냐는 숙제를 재확인했다.

24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국회미래연구원법 제정 공청회에선 여야는 물론 전문가들도 연구원의 설립 필요성에 공감했다. 저출산·고령화, 조세와 복지재정, 기후변화 등 굵직한 이슈를 5년단임 정권교체에 구애받지 않고 연구할 기관이 설립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단 구체적 운영방안과 전망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면서 여야가 4월 국회에 조속히 법안을 통과시키기보다는 신중한 검토에 무게를 실을 전망이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국회 출연 민간기관으로 설립할 미래연구원은 일단 30여명의 연구원으로 구성한다. 통일, 복지 등 여야가 합의한 국가과제에 대해 국내 학자들을 모아 분야별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는 국회 운영위원회에 보고해 여야가 정책결정에 참고토록 한다는 것이다. 미국 의회가 세운 우드로윌슨센터, 핀란드 국가혁신기금(SITRA) 등이 모델이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국회의 정책역량 제고 등 정책 인프라 강화를 목표로 적극 추진해왔다.

하지만 이날 공청회에선 연구원 운영의 핵심 관건인 정치적 중립성과 실효성 확보 방안에 우려가 여전했다. 특히 '중립성'이 선언적으로는 가능하더라도 여야 첨예한 대치 사이에서 얼마나 실현 가능한지를 여야가 공통 지적했다. 연구원이 9명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각각 △제1교섭단체(여당) 추천 4인 △제2교섭단체 추천 4인 △국회의장 추천 1인으로 정한 것이 중립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이지만 무소속 국회의장도 출신은 당대의 여당이란 점에서 이사회 운영부터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춰야 하고 정파간 이해충돌을 방지해야 한다는 데 이견 없을 것"이라며 "과연 그것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또 "연구원을 여야가 추천한다면 제3의 낙하산 집합소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고 했다. 같은 당 전정희 의원은 초기 인력을 최소화하고 외부의 전문가로 연구팀을 짠다는 계획에 "그렇게 해선 기존 연구와 다를 것이 없다"며 "우수한 연구원을 뽑아서 옆도 돌아보지 않고 연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연 새누리당 의원은 중립성을 확보해도 그 결과를 과연 여야가 수용할 수 있겠느냐는 수용성 문제를 지적했다. 김 의원은 "(연구결과가) 기존 당의 방향과 다를 때 정당은 충격을 받고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민현주 의원도 "교섭단체 합의에 의해서만 연구주제를 선정할 수 있다면 영원히 연구를 못하는 주제가 있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여야를 종합하면 미래연이 최근 첨예한 쟁점인 공무원연금개혁을 연구한다 해도 여야에 각각 관련 있는 이사회 멤버나 연구원들이 과연 단일한 안을 도출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또 지금처럼 여야가 대치한다면 어느 쪽도 연구원의 결론을 흔쾌히 수용하기 어렵다는 우려다.

국회운영위원장인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정말 미래를 위한 연구를 할 건지 여야가 자리 갈라먹기로 끝날 건지 국회미래연의 정체성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운영위에서 앞으로 충분히 신중하게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처음부터 강한 집행력을 갖추고 연구의 권위도 세우자면 법안이 설정한 첫해 경비 60억원보다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이에 박형준 국회사무총장은 "거버넌스를 갖추는데 노력했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법안심사 과정에서 보완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박 총장은 그러면서 "행정부가 정보 우위에서 정책을 결정하고 국회는 가부만 결정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며 연구원 설립 필요성을 강조했다.

진술인으로 출석한 권기헌 성균관대 교수(한국정책학회장)는 연구결과의 여야 수용성에 대해 "미래연구원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걸로 보진 않는다"며 "여야 쌍방향 인터랙션(상호작용)을 가질 수 있게 되면 난제들에 대해 지적 합의를 진일보시킬 토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환 중앙대 교수도 "집행력까지 담보하자면 장애가 너무 많으니 최소한의 법안으로 우선 출범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선 "35명 연구원 중 절반은 정당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으로 하는 정관을 만들거나 원장과 정치적 균형을 맞출 부원장을 뽑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밖에 진술인으로는 변미리 서울연구원 미래연구센터장, 이규연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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