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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수능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학입시개혁, 수험생이 던지는 돌직구 간담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15.1.19/사진=뉴스1

"고3은 공장 같다. 단순 문제풀이에 기계화된 모습이었다."(정주은양·서강대)

"자기소개서를 쓰기 위해 꿈을 바꿔야 한다. 주객전도 아닌가."(김혜정양·예비 고3)

"현행 입시의 가장 큰 문제는 과도하게 스트레스 받으면서 진로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류종우군·대학 입학생)

우리나라에서 대학 입시를 겪고 있거나 겪었던 고등학생과 대학생 30여명이 19일 국회에 모여 한국 교육 현실에 대해 돌직구를 던졌다. 각기 다른 고등학교를 다니고 졸업했지만 이들은 "수능이, 교육이 이래서는 안된다"에 공감했다.

야당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이 주축으로 구성된 새정치민주연합 수능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안민석)는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대학입시개혁, 수험생이 던지는 돌직구 간담회'를 열고 수험생들이 말하는 입시·교육 문제를 청취했다.

안민석 위원장은 "2015학년도를 비롯한 수능 오류를 두고 국회와 정부가 대책을 만들며 호들갑을 떨었지만 정작 수험생들이 어떻게 생각했는지 기회를 준 적 없다"며 "학생들이 돌직구를 던지면 그것을 받아 수능개혁과 대학입시 방향을 만들겠다"고 간담회 취지를 밝혔다.

자유발언으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학생들은 제각기 자신들이 겪었던 입시 문제를 비롯해 개인의 교육 철학을 공유했다.

정주은양(서강대 1학년)은 자신이 겪었던 수능 입시 준비를 '공장'이라고 표현했다. 정양은 "고3 때는 익숙한 패턴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식이었다"며 "단순한 문제풀이가 교육이 아닐 텐데 기계화됐던 모습에서 슬펐다"고 말했다.

정양은 "공부 자체는 즐거워야 하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인데 학교나 공교육을 보면 입시에 나오니 외워야 한다는 식"이라며 "(공부는) 입시만이 아니라 인생 전체인만큼 학생들을 대하는 선생님들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대엽군(중앙대 1학년)은 여전히 남아있는 '우열반'과 '성적 줄세우기' 문화를 꼬집었다. 이군은 매 모의고사 성적을 공개하고 그를 통해 우열반을 만들었던 모교의 이야기를 하면서 "우열반 체제에서 낙심하고 자신감을 잃은 경우를 봤다"며 "자기개발과 인성개발은 이뤄지기 힘들었다"고 꼬집었다.

이군은 특히 입시를 위한 공부였지만 정작 대학에서 필요한 '발표'와 '글쓰기' 능력은 배워본 적 없었다고 지적하며 "학문에 대해 열정을 잃어버리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예비 고3인 연승주양(청주 대성고)은 성적 비관 등으로 일어나는 자살 사고 등을 언급한 뒤 "부모님이 성적을 위해 돈을 들였는데 난 이런 성적표를 가지고 집에 가져가야 하나 생각했었다"며 "이런 성적표를 가지고 갈 바에는 들어가기 싫다는 생각에 가출과 자살이 조금 생각났었다. 결국은 점수뿐인데"라고 말했다.

또 다른 예비 고3인 김경서양(서울 일반고)은 고등학교 생활을 "참 많이 팍팍하다"고 일갈했다. 김양은 "교과(내신)와 비교과, 수능 최저 등급 등을 충족시켜야 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내신도 준비해야 하고, 틈틈이 스펙도 쌓아야 하고, 수능도 공부해야 한다"며 "쉴 틈이 없는 게 가장 힘든 고충"이라고 말했다.

김양은 또 '일관성' 없는 교육 정책에 대해서도 돌직구를 날렸다. 그는 "하루는 대학 입시를 위해 어떤 공부를 해야 하고 정책이 무엇인지 선생님께 물었지만 선생님은 '오늘 내일 다르고, 아무도 예측 못하니 넌 모두 준비해야 한다'고 답했다"며 "대한민국의 교육을 이끄는 리더를 보면 모두 미국에서 교육학을 전공했을 뿐 교사직을 경험한 사람들이 없어 현장을 모른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 수능대책특위는 이날 간담회 이후 1월말 제 2차 전문가 간담회와 2월 국민대토론회 및 전국 순회 교육만민공동회를 진행한 후 3월 중순 '수능개선 및 대학입시개혁안'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능대책특위는 현 수능 출제와 검토 시스템 개선안을 비롯해 대학입시 개혁을 위한 단기·중장기 개선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수능대책특위는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학교교육 변화(공교육 정상화 기여) △입시 경쟁과 사교육비 고통 완화 △대학교육 적격자 선발 기여 등 3가지를 대학입시개혁안의 기본 원칙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