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기사는 2015-01-05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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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보호에 관한 법,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 근로자에 관한 법은 많습니다. 이 법들은 근로자의 근무시간, 임금, 휴가 등 근로자들의 일상생활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은 잘 갖춰져 있지만 근로자들의 삶은 팍팍하기만 합니다. 법과 동떨어진 현실이 우리를 그렇게 만들고 있는 것이지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은 1) 근로자 관련 법과 현실의 괴리를 확인하고 2) 원인을 추적하고 3)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연재기간 동안 임금, 근로시간, 휴가, 정년 같은 직장인 이야기에서부터 알바생, 인턴, 비정규직, 파견근로자 등 다양한 근로 현실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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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근로복지공단 |
노조가 없는 A병원은 직원 복지 보다는 '수익이 먼저'라는 원칙하에 육아휴직을 팀장의 재량권에 맡기고 있다. 권씨는 "팀원 중에 임신하고 계속 직장다니는 사람이 제가 처음이라 선례를 만들지 않기 위해 팀장이 강하게 나올 것 같다"면서 "처음에는 팀장님하고 싸우기 싫어 출산휴가만 쓰려고 했지만 아이가 점점 자랄수록 단 1년, 아니 6개월만이라도 제가 직접 키워보고 싶다"고 토로했다.
#. PR회사에서 홍보 AE로 일하는 이선영씨(가명·31)는 내일부터 약 1년3개월의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에 들어간다. 출산까지 한 달 정도 시간이 남았지만, 몸도 많이 무겁고 그간 태교와 운동을 하지 못해 어느 정도 '준비 기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 PR회사에서 홍보 AE로 일하는 이선영씨(가명·31)는 내일부터 약 1년3개월의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에 들어간다. 출산까지 한 달 정도 시간이 남았지만, 몸도 많이 무겁고 그간 태교와 운동을 하지 못해 어느 정도 '준비 기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씨가 근무하는 회사에서는 출산휴가 90일과 육아휴직 1년을 쓰는게 '당연한 일'이다. 며칠 전에는 팀원들이 케익까지 준비해 '송별회'도 해줬다. '순산하고 복귀할 때까지 건강 관리 잘 하라'는 애정어린 카드도 함께 받았다. 이씨는 "육아휴직은 법에 명시된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 아니냐"라며 "요즘도 육아휴직 못 쓰게 하는 회사가 있냐"고 반문했다.
'육아휴직'은 대한민국 임산부라면 누구나 쓸 수 있는 법적권리이자 의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회사 눈치를 보느라 쓰지 못하는 여성들이 많다.
'육아휴직'은 대한민국 임산부라면 누구나 쓸 수 있는 법적권리이자 의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회사 눈치를 보느라 쓰지 못하는 여성들이 많다.
심지어 임산부들 사이에서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합쳐 1년3개월을 다 쉬는 사람들은 '성골(신라시대 신분제도 중 하나. 계급이 가장 높음)'로 불리는 반면, 출산휴가만 쓰고 일터에 쫓기듯 나오는 사람들은 '천민'으로 불리기도 한다. 기업들이 회사 사정에 따라 육아휴직 기준을 '천차만별'로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 있으면 뭐해요 안 지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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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있으면 뭐해요 안 지키는데"
'근로기준법 제 74조'를 보면 사용자는 임신 중의 여성에게 출산 전과 출산 후를 통해 90일(한 번에 둘 이상 자녀를 임신한 경우에는 120일)의 출산전후 휴가를 줘야 한다. 출산후 휴가는 45일(한 번에 둘 이상 자녀를 임신한 경우에는 60일) 이상이 되도록 해야 한다.
육아휴직에 대한 규정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1·2항에 엄연히 명시돼 있다. 사업주는 근로자가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입양 자녀 포함)를 양육하기 위해 휴직을 신청하는 경우, 이를 허용하도록 돼 있다. 육아휴직 기간도 '1년 이내'로 쓸 수 있다.
만약 근로자의 육아휴직 신청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사업주가 허용하지 않는다면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또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남녀고용평등법 제37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여나 자리를 뺏길까 싶어 '육아휴직'을 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정부 과학재단 소속 연구소 연구원인 김씨는 "아이를 가졌는데 출산휴가는 가능하지만 육아휴직은 안 된다고 한다"며 "법만 믿고 휴직을 했다간 나중에 어떤 불이익이 올지 두렵다"고 말했다.
지난 9월부터 시행된 '임신기간 근로시간 단축제도' 역시 무용지물이다. 이 제도는 임신 초기 직장여성의 유산 고민을 줄이고, 거동이 불편한 만삭의 임산부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됐다. 근로기준법 제74조 제7항에는 '상시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임신 후 12주 이내 또는 임신 후 36주 이후에 있는 여성근로자가 1일 2시간의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하는 경우, 이를 허용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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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 내고 싶은 아빠들…현실은 '그림의 떡'
육아휴직은 아기를 낳는 엄마뿐만 아니라 아빠들도 신청할 수 있다. 남성들도 여성과 똑같이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의 적용을 받는다.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둔 모든 남녀 근로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특히 최근 TV방송에서 아빠들의 육아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육아에 적극 동참하려는 아빠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2일 서울고용노동청이 발표한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811명(전체 육아휴직자 대비 4.4%)으로 지난해 529명(전체 육아휴직자 대비 3.1%)에 비해 53.3% 증가했다.
하지만 남성 육아휴직은 '아직은 먼 얘기'라는게 대다수 의견이다. 공무원이나 공기업 등 극히 일부 직업만 제외하고 민간 기업에서 육아휴직을 썼다간 소위 '짤린다'는게 아빠들의 공통된 얘기다.
한 대기업 연구원인 예비아빠 정모씨(39)는 그 누구보다 육아휴직을 쓰고 싶은 사람 중 하나다. 직장생활도 10년 가까이 해서 잠시 쉬고 싶은데다 무엇보다 곧 태어날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다.
정씨는 "아내가 1년 정도 아이를 돌보고 회사에 복귀하면 그 다음에는 제가 직접 딸을 돌보고 싶다. 아빠의 당연한 권리 아니냐"면서 "물론 회사에 육아휴직 규정이 있어서 쓸 수야 있겠지만 나중에 돌아오면 제 책상이 아예 없을껄요"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문가들은 육아휴직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인식개선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정부의 강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김숙기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원장은 "저출산에 고령화까지 더해지면 '노동력 부족' 문제가 급부상할 것"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육아휴직 문제를 개선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육아휴직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인식을 개선하려면 정부가 강압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밑에서부터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개선되길 기대하는 건 이미 늦었다고 본다"면서 "예를 들어 육아휴직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거나 남성 육아휴직 비율을 늘리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는 등 강압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TV방송에서 아빠들의 육아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육아에 적극 동참하려는 아빠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2일 서울고용노동청이 발표한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811명(전체 육아휴직자 대비 4.4%)으로 지난해 529명(전체 육아휴직자 대비 3.1%)에 비해 53.3% 증가했다.
하지만 남성 육아휴직은 '아직은 먼 얘기'라는게 대다수 의견이다. 공무원이나 공기업 등 극히 일부 직업만 제외하고 민간 기업에서 육아휴직을 썼다간 소위 '짤린다'는게 아빠들의 공통된 얘기다.
한 대기업 연구원인 예비아빠 정모씨(39)는 그 누구보다 육아휴직을 쓰고 싶은 사람 중 하나다. 직장생활도 10년 가까이 해서 잠시 쉬고 싶은데다 무엇보다 곧 태어날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다.
정씨는 "아내가 1년 정도 아이를 돌보고 회사에 복귀하면 그 다음에는 제가 직접 딸을 돌보고 싶다. 아빠의 당연한 권리 아니냐"면서 "물론 회사에 육아휴직 규정이 있어서 쓸 수야 있겠지만 나중에 돌아오면 제 책상이 아예 없을껄요"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문가들은 육아휴직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인식개선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정부의 강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김숙기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원장은 "저출산에 고령화까지 더해지면 '노동력 부족' 문제가 급부상할 것"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육아휴직 문제를 개선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육아휴직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인식을 개선하려면 정부가 강압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밑에서부터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개선되길 기대하는 건 이미 늦었다고 본다"면서 "예를 들어 육아휴직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거나 남성 육아휴직 비율을 늘리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는 등 강압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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