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구조조정에 '역차별' 호소하는 수도권 대학들

[the300]"수도권에 묶여 규제받고 지방대육성정책에서는 제외"

대학공공성 강화를 위한 전국 대학구조조정 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대학구조조정 반대 및 황우여 장관 면담 요청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뉴스1

정부의 대학구조조정 추진에 수도권 지역 대학들이 '2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수도권 대학 총장들은 정비계획상 수도권에 묶여 강한 규제를 받지만 지방대육성정책에서는 소외됐다고 호소했다.


1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 주재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권역별 대학 격차 해소와 균형발전 토론회'에서는 이 같은 경인지역대학총장협의회의 비판이 이어졌다.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지방대육성법)에 따라 지방대들은 재정적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경기도와 인천 등 수도권 대학들은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수도권'으로 분류돼 지원 대상에서는 제외됐다는 설명이다.


이병량 경기대 교수는 "현행 규정은 수도권 대학이 반드시 재정지원 제한 대학에 걸리도록 설계돼 있다"며 "지방대가 여건이 나빠 지원을 해준다면 수도권대학 중 지방대와 비슷한 여건인 대학들도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현재 경인지역 학생들은 지방대에 비해 20만~30만원 적게 지원을 받는다"며 "결국 대학 구조조정의 대상은 수도권 대학"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대학 정원을 기준으로 할 때 2025년에는 대학 진학 학령 인구에 비해 대학 정원이 약 15만명 정도 초과한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지난 1월 '대학 구조개혁 추진계획'을 세우고 부실대학 정리와 대학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여건에 놓여 있는 지방대학들의 요구가 상당 부분 반영됐지다고 경인지역 대학들은 주장했다.


실제로 재정지원 제한대학 평가지표 논의 과정에서 지방대학에 불리한 '재학생 충원률'의 비중은 축소됐다. 재정지원 제한 하위 15% 대학을 선정하는 방식도 하위 10% 대학은 지방과 수도권 대학 구분없이 선정한 후 나머지 5%는 수도권과 지방을 구분해 각각 선정하도록 변경됐다. 재학생 충원률이 비교적 높고 경쟁력은 서울 지역 대학에 비해 낮은 경인지역 대학들이 역차별을 호소하는 이유다.


이에 따라 경인지역 대학들은 지난 4월 경인지역대학총장협의회를 출범하고 대학 구조조정에 대응하고 있다. 협의회는 경인지역을 수도권에서 분리하는 방안(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이나 지방대와 같은 지표로 평가받는 등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김기언 경기대 총장은 "사실 (정부가 대학 구조조정에 나서지 않고) '시장에 맡겨라'라고 하는 게 제일 편하다"며 "반값등록금 때문에 등록금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게 하면서 재정지원도 받지 못하게 하면 경인지역 사립대는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대학이 재정을 투입하면 살아남을 수 있느냐도 문제"라며 "일정 수준이 안되는 대학에 재정을 투입하면 나중에 자원배분에 엄청난 왜곡이 온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지방대의 경우 지역 경제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특수성 때문에 따로 고려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배성근 교육부 대학지원관은 "소단위 대학과 경인지역 대학은 위상과 역할, 입지가 다르다"며 "지방의 경우 한 개 대학이 잘못되면 지역 경제 1/3이 죽어버린다"고 말했다. 또 "경인지역 대학들 스스로도 정부의 지원 사업 등 재정 확보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종훈 의원은 "교육부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구분을 하지 말고 합리적인 잣대를 갖고 재정지원이나 구조조정을 했어야 한다"며 "교육부가 처음부터 잘못해 놓고 개선 논리를 총장들에게 개발하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경제를 챙기는 것은 국회의원이지 교육부 논리가 아니"라며 "제대로 된 대안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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