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빠서 심의 못했다?"…감사원, '법제처 vs 안행부' 감사

[the300]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

황찬현 감사원장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황찬현 감사원장이 "정말로 안전행정부의 변명대로 (법제처가) 바쁘다는 이유만으로 (매뉴얼 심의를) 몇번씩 거부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법제처 법령 심의와 관련해 정기감사 때 반드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황 원장은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종합국감에서 세월호 참사 발생 당시 법제처의 업무 태만으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운영규정(매뉴얼)이 제때 만들어지지 않아 정부의 초동 대응에 혼선이 빚어졌다는 주장과 관련해 이 같이 말했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감사원이 이와 관련해 법제처 감사를 제대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 원장은 "안행부에서 낸 자료에 그런 부분이 나온다"며 "바쁘다는 이유로 법제처가 심의를 하지 않아서 (매뉴얼을 제때) 못냈다는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훈령은 법제처의 심의 대상인데 매뉴얼은 심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저희가 볼 때는 안행부에서 (법제처의) 심의 없이 만들 수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도 매뉴얼이라도 있었으면 (세월호 참사 때 중대본이) 우왕좌왕하지 않아서 (구조를) 잘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안타까움에서 조치를 취했다"며 "현재 양 기관(법제처와 안행부)의 입장이 다른데 법제처의 법령 심의나 행태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정기감사를 할 때 살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명박정부 때 선령 제한 규칙 개정시 법제처가 법제업무규정에 규정된 부처 협의 기간 10일 규정을 어기고 이틀 만에 끝낸 것과 관련해서도 감사원의 입장을 물었다.

황 원장은 "2008년 권익위와 법제처에서 (문제가) 제기돼서 그 뒤 해수부 주관으로 1년간 의견을 수렴해서 선령이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선박 등 안전관리 실태에 대해서 국회 감사 요구사업이 들어와 있어서 이때 (같이 감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법사위는 지난 24일 법제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세월호 참사 발생 당시 중대본이 우왕좌왕한 것은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다"며 "감사원의 세월호 감사 중간결과 보고서를 보니 매뉴얼이 없어 실무자들은 사고 당일 업무분장도 모른 채 중대본에 참여했고, 해양사고 실무매뉴얼 숙달훈련도 실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법제처가 매뉴얼 심의를 4차례나 반려하고 6개월이 돼서야 졸속심의했다"고 비판했다. 중대본을 관리하는 안전행정부는 지난해 8월부터 중대본 매뉴얼 구성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법제처가 계속 반려해 매뉴얼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2주가 지난 4월29일에서야 만들어졌다.

서 의원이 확보한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14일엔 안행부 담당자가 중대본 매뉴얼을 갖고 법제처에 심의 의뢰를 했지만, 법제처 관계자는 "너무 바빠서 추후 심사"를 하겠다며 같은해 8월29일 반려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제정부 법제처장은 "너무 일방적인 감사라고 보여진다"며 "법제처에서는 법이 바뀌었으면 (안행부는) 법에 맞게끔 훈령을 보내야 하는데 종전에 있는 것(법)을 그대로 가져왔으니까 그렇게(반려)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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