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 법인카드 사용 '제멋대로'

[2014국감]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등 일반주점, 근무시간 중 영화관람…위반 잇따라

정혁수 기자 | 입력 : 2014.10.08 11:35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등 국책 연구기관 종사자들이 기관 법인카드 사용이 금지된 일반주점은 물론 심야시간대에도 법인카드 카드 사용을 남발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및 소관 출연연구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상민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이들 기관들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확인한 결과, 국민정서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비상식적 행태가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국무총리실 산하 기관인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연구회와 23개 소속 국책연구기관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기관 법인카드를 사용하고 있다.

'법인카드 운영지침'을 보면 주점 등 유흥업소, 위생업소, 사행성업종 등에서는 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 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정공휴일 및 토·일요일, 관할 근무지와 무관한 지역, 비정상시간대(밤 11시이후 심야시간대) 등에는 사용이 금지된다.

하지만 연구기관들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보면 이러한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는 기관은 거의 없었다.

국토연구원의 경우 지난 2010년~2014년 일반주점에서 321건, 3851만원을 결제했다. 또 소속 직원들의 잘못된 법인카드 사용을 관리감독해야 할 감사실 직원조차 법인카드를 주점에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은 근무시간 중 법인카드를 사용해 영화관람을 했으며,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경우 지난 2011년~2014년 법인카드로 결제한 택시비만 해도 3억6000여만원에 달했다.

또 사용이 금지된 시간대인 밤 11시 이후에 법인카드를 사용한 기관도 부지기수였다. 사용시간을 위반한 연구기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383건), 한국농촌경제연구원(312건), KDI국제정책대학원대학교(122건) 등 이었다.

김상민 의원은 "투명한 공공기관의 운영이야말로 '비정상의 정상화'를 향한 첫걸음"이라며 "이들 기관에 대한 감독권한이 있는 국무조정실과 경제인문사회연구원은 법인카드의 부적절한 사용 실태에 대해 철저한 감사를 통해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분야별